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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맹견 카네코르소의 공포, 강형욱은 물러서지 않았다

너의길을가라 2021. 6. 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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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코르소'라고 하면 지난 4월 KBS2 <개는 훌륭하다>에 등장했던 '메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당시의 대치 상황이 눈에 훤하다. 탄탄한 근육질의 공격성이 엄청났던 메리는 강형욱 훈련사에게 거침없이 달려들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입마개가 빠지는 바람에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하기도 했다. 생각만으로도 다시 간담이 서늘해진다.

그런데 메리는 고작 1살에 불과했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개는 훌륭하다>에 고민견으로 등장한 카네카르소 '달'이는 7살 수컷이었다. 성견이 된 카네코르소의 피지컬과 위용은 과연 압도적이었다. 마치 보디빌더를 보는 것처럼 온몸이 근육질이었다. 또, 경비견이라는 의미의 이름(카네는 이탈리아어로 개, 코르소는 라틴어로 수호하다는 뜻이다)답게 경비 본능이 상당했다.

"저런 경비견이 있으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든든하겠어요." (장도연)
"그런데 아파트에서는 필요 없잖아요." (강형욱)


달이는 보호자에겐 더할나위 없는 '귀여운 자식'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보호자의 엄마는 달이에게 물려 무려 70바늘을 꿰매야 했다. 골프공을 삼켜 개복 수술을 한 달이의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주려다 봉변을 당한 것이다. 또, 달이는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 돌변했다. 바로 공격 태세를 갖췄다. 때문에 발코니로 옮겨 암막 커튼을 쳐둔 채 키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보호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분양 직후 달이가 어릴 때부터 훈련을 시작했고, 각종 자료를 찾아가며 공부했다. 또, 퇴근하면 집 앞으로 나가 20~30분씩 산책을 했고, 주말에는 외곽으로 나가 2시간 이상 산책을 나갔다. 그래서 일까. 달이는 산책 중 만난 다른 강아지들과도 아무런 문제 없이 어울렸다. 지나가던 개가 심하게 짖어도 반응하지 않았다.

문제는 달이가 앉아 있을 때나 타인이 말없이 다가올 때, 지팡이 같은 물건을 들고 다가올 때였다. 경비견의 본능이 뿜어져 나오는 상황들이었다. 보호자는 갑작스러운 공격은 통제가 조금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조금씩 힘에 부치다는 뜻이었다. 그는 카네코르소 달이를 레트리버처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불가능한 얘기였지만, 그만큼 온순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카네코르소를 키우기에는 괜찮은 보호자인 것 같아요. 문제는 환경인 것 같은데.." (강형욱)


잠시 주저하던 강형욱은 "방법은 통제밖에 없어요."라고 단언했다. 왜냐하면 보호자와 달이가 살고 있는 곳이 한적한 시골이 아니라 도시였기 때문이다. 도시란 어떤 곳인가. '서로 아는 척 말고 피해 주지 말고 그냥 지나갑시다'라는 무언의 약속이 일상화된 공간이다.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살짝 인사나 할까. 그런데 개의 입장에서 도시는 경계해야 할 것 투성이였다.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쉰다고?' 달이는 본능적으로 보호자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늘상 경호 모드로 전환했다. 달이는 도시의 규칙과 어울리지 않았다. 강형욱은 지금 해줄 수 있는 조치는 달이에게 그 역할마저도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평상시 보호자와의 관계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달이의 충성심을 거부해야 했다. 짠한 일이었다.

강형욱과 대면한 달이는 엄청난 경계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보호자가 달이의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해 데리고 이동해 봤지만, 달이는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강형욱을 향해 점프했다. 보호자가 단단히 목줄을 잡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큰일날 뻔한 상황이었다. 강형욱은 달이가 오로지 자신의 얼굴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공격 의사가 명확했다.

적당히 거리를 둔 상태에서 강형욱이 한걸음씩 다가서자 달이는 매섭게 반응했다. 그러다 일부러 뒤를 돌아보자 곧바로 공격 본능을 드러냈다. 상대가 등을 보였다는 건 급습을 하기 최적의 조건이었으니 말이다. 달이의 공격 성향을 파악한 강형욱은 훈련 장소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가정 내에서 훈련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집에서 강한 통제를 하면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널찍한 훈련장에서 교육이 재개됐다. 강형욱은 어느 때보다 긴장한 모습이었다. 대형견 제어용 핀치 칼라를 달이의 목에 이중으로 채우고, 기둥에도 리드줄을 설치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훈련의 목표는 낯선 이가 다가와도 화내지 않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었다. 또, 보호자에게는 달이의 흥분을 제어하는 방법을 전수하기로 했다.

'날 지킬 필요 없어. 지키려고 하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

먼저, 목줄을 통해 경비 본능을 통제하는 훈련이 시작됐다. 강형욱은 달이의 몸은 워낙 탄탄한 근육질로 이뤄져 있어서 있는 힘껏 목줄을 당겨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간절히 느끼고 있는 보호자는 강형욱의 말을 듣고 훨씬 더 단호한 통제에 나섰다. 달이가 주변을 왔다갔다 하는 강형욱을 향해 뛰쳐나가려 하면 목줄을 잡아당겨 제어하는 훈련이 반복됐다.

이어 강형욱은 위험하지 않는 선에서 달이의 공격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강형욱이 코앞까지 접근하자 달이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자세를 취했다. 대치 상태가 제법 이어졌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줄을 놓고 뒤로 빠지라고 지시했다. 홀로 남겨진 달이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극도로 흥분해 강형욱을 향해 달려들어 팔목 등을 마구 공격했다. 하지만 강형욱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보호자가 다른 쪽으로 움직이자 달이의 숨을 더욱 가빠졌다. 이윽고 다시 폭주 상태가 됐다. 공격을 한껏 받아내던 강형욱은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지 포효했다. 예상밖의 반응이었는지 달이도 움찔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달이도 그대로 꼬랑지를 내릴 리 만무했다. 결국 한 주 분량으로는 훈련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 과연 이 훈련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 가지 고심해 봐야 할 부분은 '도시가 충직한 개를 무서운 개로 만든 건 아니었을까.'라는 질문이다. 달이는 분명 충성심 강한 훌륭한 개이다. 보호자를 잘 따르고, 본능대로 경계 능력도 뛰어났다. 아마 시골이나 넓은 주택에서 살았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호자가 도시에서 살기 때문에 '무서운 개'가 됐다. 개와 함께 살고자 하는 보호자라면 '환경'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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