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미나토 가나에, 『N을 위하여』

너의길을가라 2013. 2. 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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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살인자가 될 수도 있다!


‘궁극의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미나토 가나에의 미스터리 『N을 위하여』. 추리소설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로테스크한 일본 ‘이야미스’ 소설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도쿄의 초고층 호화 맨션에서 벌어진 사건. 회사원 노구치와 그의 아내 나오코가 살해되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있던 네 명의 젊은이로부터 상황을 들은 후 범인 니시자키 마사토를 체포한다. 하지만 10년 후, 당시 현장에 있던 네 사람의 고백을 통해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진실이 드러나는데…. 네 명의 모놀로그 형식으로 하나씩 퍼즐이 맞춰지며 사건의 진상이 입체적으로 떠오른다. 작가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물들 각자의 상처와 욕망을 교묘한 소설적 구성과 장치를 통해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났다. 2005년 제2회 BS-i 신인 각본상 가작에 입선했다. 2007년에는 제35회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단편 '성직자' 로 제29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그 작품을 제1화로 해서 쓴 연작 장편소설 '고백' 으로 2009년에 제6회 서점대상을 수상했고, 2008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의 국내 부분 제1위에 선정되는 쾌거도 이뤘다. 대담하고 충격적인 전개와 독자를 작품 세계로 끌어들이는 필력이 매력적인,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 중 한 명이다.




최근 일본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혹시 <고백>이라는 영화를 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츠 마카코가 출연했던 <고백>은 미나토 가나에의 원작을 기초를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그 충격적인 줄거리 전개와 연출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하나의 사건을 다양한 화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가령 A라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과 관련된 a, b, c, d 라는 인물이 있다면 그들의 모두 화자로 설정해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가는 것이죠. 독자들은 처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는 하나의 사건을 접하게 됩니다. 이를 테면, 우리가 기사를 통해 '몇 월 며칠, 어디에서 Z가 X를 어떤 방식으로 죽였다'와 같이 무미건조하게 접하게 되는 사건들을 입체적으로 파악해간다고 할까요? 소설을 읽어가면서 그 사건 속에 감춰져 있던 수많은 이해관계들과 비밀들을 접하게 되는 것이죠.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 파격적인 설정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섬세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N을 위하여』 역시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이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겁기 때문에 주말에 가볍게 읽을 책으로 추천드리긴 좀 그렇지만.. 흥미가 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1.


행위와 이유는 어떤 경우에도 한 쌍인 것일까.

이미 일어나 버린 일에 대해 뒤늦게 이유를 늘어놓아 봐야 사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동기다, 경위다, 이유다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



2.


이런 얘기를 니시자키 씨에게 털어놓는다면 그는 나를 용서해 줄까. 그러나 분명 그 역시 내게 숨긴 일이 있었을 것이다. 나오코 씨를 위해서였든, 안도를 위해서였든, 아니면 나를 위해서였든. 아무튼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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