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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견에 끌려가는 47kg 보호자, 강형욱의 극약처방은?

너의길을가라 2023. 11. 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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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스탠더드 푸들 테디(수컷, 2살)였다. 직업이 DJ인 엄마 보호자는 스탠더드 푸들의 매력에 푹 빠져 입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말을 강형욱 훈련사는 "고생하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지만, 테디는 호기심도 많고 애교도 많은 사랑스러운 개였다. 이토록 순해 보이는 테디에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걸까.

의문은 산책을 나가자 곧바로 풀렸다. "집 밖에서는 악마견으로 변"한다는 엄마 보호자의 말처럼, 테디는 밖으로 나가자마자 돌변했다. 위험천만한 줄당김이 계속됐고, 보호자는 전혀 통제하지 못하며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다. 테디의 힘을 감당하지 못한 보호자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몸무게가 47kg밖에 되지 않는 엄마 보호자는 무려 20kg에 달하는 테디에게 무력했다.

"'훈련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게 뒤에 목줄을 잡고 있는 보호자가 너무 불안하네요." (강형욱)


어쩌자고 대형견을 키우려고 한 걸까. 멀리서 개를 발견하고 급발진하는 테디는 위험해 보였다. 초크 체인(목줄을 당기면 구멍이 작아져 목에 압박을 줌으로써 통제하는 도구)을 사용했지만 공격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고양이를 발견한 테디는 다시 돌진했고, 순식간에 입질을 하고 말았다. 허리에 목줄을 묶고 다니고, 업어보기도 했으나 이젠 한계에 봉착한 듯했다.

결국 엄마 보호자는 테디를 차에 태워 이동하는 쪽으로 후퇴했다. 문제는 차 안에서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경계를 하고, 지나가는 개를 향해 짖는다는 것이다. 실외 배변을 하는 테디를 집에 둘 수 없어 함께 출근을 했는데, 보호자가 운영하는 바에서도 테디의 만행은 이어졌다. 짖음 때문에 손님들이 불편해 했고, 손님 등에게 입질을 하기도 했다. 입질 사고가 연달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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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심각하다기보다는 스탠더드 푸들의 성격 같아요." (강형욱)


영상을 차분히 지켜본 강형욱의 예상 외의 진단을 내렸다. 그동안의 스탠더드 푸들 상담 경험에 비춰보면 테디의 문제는 결코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테디의 행동은 스탠더드 푸들의 본능에 가까웠다. 다른 개에게 달려드는 행위는 장난이 심해진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허딩(herding)'을 통해 무리를 모으려는 습성을 보이는 부분은 방치하면 악화될 우려가 있어 제지가 필요했다.

보호자와 테디의 사이는 좋은 것 같지만, 그 관계를 정의하자면 '친구'에 가까웠다. 보호자에게 리더의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테디가 보호자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나쁘게 말하면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산책과 운동 부족을 지적했다. 보호자는 공놀이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형견인 테디에게 그 정도의 활동은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을 터였다.

강형욱은 상담을 통해 보호자와 주변 환경의 문제를 파악했다. 거주 지역이 도심 한복판이라 산책이나 운동을 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엄밀히 말하면 대형견을 키우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강형욱은 이런 환경에서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다행히 테디는 좋은 기질을 타고 난 개였고, 정상 범주 중에서도 상위 축에 들기에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상대견을 향해 짖는 행동도 지금까지는 공격성이 낮아보였다. 다만, 제3자가 봤을 때 위험해 보이기에 적절한 제지가 필요했다. 인사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또, 많은 운동을 통해 개선할 여지가 많았다. 이를 위해서는 보호자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처럼 무력하게 끌려다녀서는 곤란했다.

강형욱은 핀치 칼라 사용을 제안했다. 핀치 칼라는 고통이 수반되는 터라 보호자는 주저했지만,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도구의 도움을 유예하고 싶다면 환경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보호자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핀치 칼라 사용이 불법인 국가(유럽 등)가 존재지만, 그런 곳에서는 반려견 입양 절차가 매우 엄격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강형욱은 당장은 핀치 칼라를 쓰지만 결국엔 쓰지 말자는 게 훈련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목줄을 건네받은 강형욱은 테디의 당김이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살 정도 된 개의 평균적인 줄당김이었다. 다만, 시각적인 자극에 반응성이 높은 스탠더드 푸들에게 아이들, 자동차 등 예측이 어려운 도심 환경은 주의가 필요했다. 보호자가 (증량을 통해) 힘을 키울 필요가 있어 보였다.

테디는 처음에 핀치 칼라 통제에 반응을 보였다. 그런 모습에 보호자는 눈물을 흘렸지만, 지금은 훈련을 위해 조금 냉정해질 때였다. 테디는 다시 걷기 시작했는데, 좀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보호자가 목줄을 잡자, 마음대로 방향을 전환하며 말을 듣지 않았다. 마음이 약한 보호자는 목줄을 제대로 잡아당기지 못했지만, 강형욱의 도움으로 조금씩 적응하는 듯했다.

강형욱은 적절한 칭찬으로 산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심어주라고 조언했다. 당장은 핀치 칼라가 주는 고통 때문에 말을 잘 듣지만, 궁극적으로는 보호자 곁이 좋아 머물도록 만들어야 했다. 뒤이어 테디의 공격성 통제 훈련도 진행됐다. 핵심은 '앉기'였는데,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아 엉덩이를 눌러 앉혀야 했다. 그래도 통제 훈련의 효과 때문에 이전처럼 다른 개를 보고도 달려나가지 않았다.

차 안에서 짖는 문제는 앞선 방송에서와 마찬가지로 켄넬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달리는 차 안에 흥분하는 반려견의 경우에는 시야 차단을 통해 짖음과 공격성을 제어할 수 있다. 엄마 보호자는 지금과 달리 훨씬 더 많은 산책과 운동을 약속했다. 현재 보호자가 처한 환경은 분명 대형견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기에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대형견을 키워도 되는 걸까. 몸무게 47kg의 여성이 20kg의 반려견과 함께 살아도 될까. 많은 고민이 필요한 질문이다. 물론 제대로 된 훈련 과정을 밟아서 자신의 반려견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까지 반려견 입양이 너무도 자유롭고, 공식적인 '인증'을 받는 절차가 전무하다. 따라서 시민들의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강형욱의 솔루션은 본인도 인지하고 있다시피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입양 절차를 만들어 아무나 아무 견종이나 입양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물림 사고가 발생하면 철저한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론 그건 강형욱의 몫은 아니다. 결국 현실적인 타협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그의 답답함이 충분히 이해된다. 이 빈틈을 하루 빨리 채워넣을 논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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