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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과 포식성, '최악의 궁합' 본 강형욱의 솔루션은?

너의길을가라 2023. 10. 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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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이상의 반려견을 키우게 된다면 그 ‘조합’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견종이나 성격 등을 봤을 때 서로 '상극'은 아닐지, 행여나 상호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따져봐야 한다. 행복을 위한 선택이 자칫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거기까지 생각하고 반려견을 들이는 보호자들은 드물다. 결과는 강형욱 소환이다.

샤페이 뿌꾸(암컷, 6살)
포메라니안 도치(암컷, 7살)

샤페이는 독특한 외모의 중국 왕실견으로 오래 전에는 투견이었다. 몸통이 짧고 정사각형에 가까운 다부진 모습의 중형견이다. 고집스러워보이지만 보호자에게 깊은 애정을 보인다. 포메라니안은 사모예드와 스피츠의 개량종으로 조그만 체구와 귀여운 걸음걸이, 탐스러운 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짖음이 심하고, 자기 중심적인 견종으로 알려져 있다.

23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 고민견으로 등장한 뿌꾸와 도치는 어떤 연유로 자매 보호자와 함께 살게 된 걸까. 그 사연은 상당히 어이없었다. 먼저, 도치는 2017년 10월경 지인의 부탁으로 잠시 돌보게 됐는데 데려가지 않아 키우게 됐고, (개 농장에 갇혀 있던) 뿌꾸는 2018년 목욕만 시켜달라고 부탁한 지인이 연락두절이 되면서 함께 살게 됐다. 기가 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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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는 지금의 보호자에게 오기 전부터 성대가 끊어져 있었는데, 전 보호자에게 짖음 방지 수술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박세리는 "반려견들이 성대 수술을 어떤 변화를 겪"는지 질문했고, 강형욱은 "소통하는 방식이 하나 사라지는 거니까 아무래도 어려워 하기 마련"이라 대답했다. 짖음이 심하다고 해도 훈련으로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성대 수술을 시키는 건 잔혹한 일이다.

자매 보호자들의 첫 번째 고민은 뿌꾸의 공격성이었다. 공놀이를 하던 뿌꾸는 도치에게 공격성을 보였고, 제작진을 향해 끊임없는 도치를 제어하려 했다. 보호자는 2019년 2월경 뿌꾸가 도치의 겨드랑이를 무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도치의 겨드랑이가 관통되어 피가 솟구쳤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밖에도 코가 작은 물림 사고만 8번이나 될 정도로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한편, 예민한 도치는 외부에서 들리는 온갖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했다. 소독업체의 방문에 초인종이 울리자 도치는 난리법석을 떨었고, 뿌꾸도 덩달아 흥분했다. 이처럼 짖음 문제로 주민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었고, 집 안은 초토화되어 갔다. 두 녀석이 켄넬, 장판 등 물어 뜯을 수 있는 건 모두 물어 뜯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치는 사람에게 입질까지 해서 위험했다.

또 다른 문제는 산책이었다. 뿌꾸는 동물만 보면 주체할 수 없는 공격 본능을 발휘했다. 갑자기 차량 밑으로 돌진하기도 했는데, 고양이를 발견해서 사냥하기 위함이었다. 또, 놀이터에서 작은 강아지에게도 달려들려고 했다. 과거 투견이었던 터라 근육량에 비례하는 공격성을 지니고 있었다. 강형욱은 "포식성이 있을 가능성이 커요."라며 미취학 아동에게도 달려들 수 있음을 경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현관까지 마중(?) 나와 짖는 도치를 보고 곧바로 기선제압에 돌입했다. 펜스를 열어 밖으로 나오게 한 후 블로킹을 시전한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한따까리'한 후 도치는 더 이상 짖지 않았다. 안정된 도치와 달리 뿌꾸는 흥분 상태를 보였는데,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집을 한 바퀴 돌면서 진정시키도록 했다. 다행히 뿌꾸는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강형욱은 뿌꾸가 '가드 어그레션(Guard Aggression)', 즉 보호 공격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족과 보호자를 지키려는 행동을 뜻하는데, 통제당하는 도치를 보고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리라. 반면, 도치의 행동들에 대해서는 "반려견 사회에서는 용인되기 어려워요."라고 설명했다. 상대 반려견이 약하면 지배하고 살 것이고, 규칙이 강한 곳에 간다면 물려 죽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강형욱은 "도치와 뿌꾸는 최악의 조합"이라고 단언했다. 예민한 도치가 가만히 있고 싶은 뿌꾸를 끊임없이 가스라이팅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솔루션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도치와 부꾸의 분리였다. 다행히 도치와 뿌꾸는 각자의 켄넬에 들어가는 것을 잘 수행했는데, 아직까지 40분 정도밖에 있지 못했지만 이는 훈련을 통해 늘려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잠시 후, 낯선 제작진의 등장에 뿌꾸가 짖기 시작하자 통제 훈련이 진행됐다. 강형욱은 규칙이 있는 보호자가 있으면 반려견이 낯선 사람에게 달려들 생각이나 집을 손상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보호자와의 약속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강형욱은 보호자는 반려견들의 인생을 책임져주고 있으므로 통제하고 가르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난 친구예요'라는 말은 '난 책임 지긴 싫어요'와 같은 말이에요." (강형욱)


과연 보호자는 어떤 존재일까. 흔히 '보호자=친구'라고 정의하는 보호자도 있다. 하지만 보호자는 집 안의 대장이자, 보호자이고, 친구이기도 한 존재이다. 보호자는 반려견에게 친구이기만 할 수는 없다. 강형욱은 보호자의 책임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환경이나 여러 여건에서 부족함이 있더라도 보호자가 최선을 다해 길렀다면 그것으로 괜찮다고 위로하기도 했다.

그 말을 들은 보호자는 눈물을 왈칼 쏟았다. 지난 6~7년 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계획했던 입양도 아니었을 테고, 갑작스럽게 맡게 된 강아지들을 다른 곳으로 입양보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도치의 경우에는 전 보호자에 의해 성대가 끊어졌지만, 이를 모르는 사람들은 부정적 시선으로 보호자를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숱하게 상처받았을 것이다.

마음을 추스르고 본격적인 산책 훈련에 돌입했다. 포식성이 있는 뿌꾸는 핀치 칼라를 채운 후 밖으로 나가야 했는데, 헬퍼독으로 참여한 박세리와 그의 반려견 모찌를 발견하자 흥분 상태로 짖어댔다. 무서움 때문이 아니라 사냥이라는 목적이 뚜렷한 짖음이었다. 강형욱은 가능한 한 도시에 살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취학 아동에게도 공격성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뿌꾸는 모찌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슬로우 모션으로 걸어갔는데, 강형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단호하게 확실히 제지할 것을 권유했다. 핀치 칼라를 착용해도 기어코 달려들자, 강형욱이 직접 목줄을 잡고 훈육 방법을 가르쳤다. 반복적인 압박을 통해 공격성을 잠재우는 것이 관건이었다. 다행히도 훈련의 성과는 양호했다. 뿌꾸가 점점 통제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훈련이 끝난 후, 자매 보호자는 반려견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이경규는 그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고, 박세리는 그와 같은 이해를 통해 반려견을 대하는 것이 한층 수월해 질 것이라 응원했다. 강형욱도 지금까지 충분히 잘 키웠으니 조금 만 더 좋아지자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야말로 환장의 조합이었던 도치와 뿌꾸가 앞으로는 사이좋게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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