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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솔루션은 없다" 강형욱이 그렇게 말한 까닭은?

너의길을가라 2023. 11. 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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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알래스칸 맬러뮤트 한강(수컷, 5살)이었다. 작은형 보호자와 한강이의 인연은 흥미롭게도 군대에서 시작됐다. 작은형 보호자는 약 1년 6개월의 복무 기간 동안 보호자 역할을 수행했다. 전역과 함께 찾아온 이별은 둘에게 가혹했는데, 작은형 보호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면회자로 부대를 방문해 한강이를 산책시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한강이가 보호소에 들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작은형 보호자는 서둘러 찾아갔다. 한강이의 눈에는 상처가 생겨 있었고, 잇몸에는 피가 나 있는 상태였다. 흰색이었던 털은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몸무게는 38kg에서 27kg까지 빠져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작은형 보호자는 형에게 부탁해 임시 보호를 결정했다. 그렇게 한강이와 형제 보호자는 가족이 됐다.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한강이가 엄마 보호자에게 갑자기 입질을 한 것이다. 몸을 만지려고 한 게 화근인 듯했다. 필사적으로 말리는 큰형 보호자도 3번이나 물리고 말았다. 함께 지낸 지 2달, 입질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 작은형 보호자는 "군대 있을 때 짖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며 "입질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

한강이의 흥분을 낮추기 위해 산책을 나섰는데, 길에서 만난 상대견에게 달려들려 했다. 이전에는 포메라니안의 목덜미를 물고 흔든 적도 있었다고 하니 충격적이었다. 한편, 한강이는 심각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다. 사무실의 작은 방(1층)에 혼자 남겨진 한강이는 낑낑대며 문을 긁었고, 샌드위치 판넬로 된 두꺼운 벽을 물어듣었다. 그로 인해 상처가 생겨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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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꽤 이해가 되거든요. 작은형 보호자랑만 있고 싶고, 말만 듣고 싶은 거예요." (강형욱)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한강이는 심장사사충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무래도 야외에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인 듯했다. 쇼크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은 해선 안 된다는 경고를 받았다. 병원에서 돌아온 후에는 차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큰형이 아무리 애를 써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작은형 보호자가 이끌어야 그제서야 몸을 움직였다.

강형욱 훈련사는 맬러뮤트의 경우 간혹 '늑대개(Wolf-dog)'의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며, 늑대개는 일반 개보다 야생성이 강하고 사회성이 낮으며 공격성을 쉽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 사람들과 긴밀히 어울리지 않는다. 이는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견종의 특성이다. 강형욱은 한강이는 문제견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반려견이라고 진단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한강이의 입질은 '마운스 펀치'라며, 공격보다는 경고의 의미가 짙다고 분석했다. 또, 작은형 보호자 옆에서 편안해 보인다며, 한강이가 '원맨독'이라 설명했다. 한강이는 전형적으로 충성심이 강한 스타일이었다. 급발진하고 예민한 이유는 보호자의 오랜 공백 때문일 터이다. 강형욱은 낭만 있는 개와 낭만 있는 보호자의 만남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분리불안의 원인은 무엇일까. 흔히 '과도한 애정' 탓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좀더 근본적으로 파고들면 애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라 할 수 있다. 1년 6개월의 행복한 시간 뒤 찾아온 혼자만의 기다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강형욱은 작은형 보호자는 한강이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고, 큰형 보호자는 아무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개들은 특색 있는 하루를 원하지 않고요. 어제 같은 오늘을 원해요." (강형욱)


강형욱은 분리불안을 감소시키는 일상을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①일정한 시간대에 꾸준히 산책하기 ②밥은 주 보호자만 주기 ③ 켄넬 생활하기였다. 강형욱은 산책 알람을 맞춰둘 것을 추천했는데, 그리하면 알람 사이의 시간에 개들이 안정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밥은 저녁에 한 번 주되, 반드시 작은형 보호자만 줄 것을 당부했다. 역시 원맥독이기 때문이다.

개를 켄넬에서 쉬게 하고 싶다면, 켄넬을 자주 옮기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한강이는 켄넬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보였다. 강형욱은 조금씩 거리를 두는 훈련을 하라고 조언했다. 당장 보호자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근처에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게 중요하다. 한강이는 사무실 옆 공간(1층)에서는 다소 불안한 기색을 보였지만, 사람들이 옆에 있으니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둘째형 보호자는 한강이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했다. 산책 플러스 알파를 해주고 싶은 듯했다. 강형욱은 "그건 욕심"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개들은 느리게 살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무언가 해주고 싶다면, 새벽 3시에 찾아와 서프라이즈를 해주거나 집에 가지 말고 함께 자는 것을 권유했다. 무엇보다 보호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한강에게는 가장 행복할 것이라는 뜻이다.

"슈퍼 솔루션은 없어요. 버튼 누르듯 한 번에 바뀌는 건 없어요. 개와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해요." (강형욱)


내친김에 야외에서의 흥분 억제 훈련도 진행했다. 한강이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얌전했다. 강형욱은 인사를 시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개와 만나게 하려는 보호자의 욕심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강이가 원하는 건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호자들끼리 인사를 나누는 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했다.

강형욱은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도 이해하지만, 한강이 정도 나이의 개에게는 친구가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가족이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함께 산 지 고작 2달, 한강이에게 필요한 건 시간일 것이다. 강형욱은 "슈퍼 솔루션은 없"다며, 한강이가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 주다 보면 언젠가는 가족 모두에게 마음을 여는 날이 올 것이라고 희망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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