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대한민국의 청소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깜깜하기만 하다

너의길을가라 2013. 12. 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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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의 홈페이지에 가면 이런 문구가 있다. '낮은 곳, 억울한 곳, 힘든 곳부터 살피겠습니다'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실 그의 속마음은 이렇다. 




- <연합뉴스>에서 발췌 - 


"이들(청소노동자)이 무기 계약직이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된다. 툭하면 파업하려고 할 텐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는가" (11월 26일)


"청소용역인지 뭔지 때문에 요즘 죽을 맛이다. 악플 댓글로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심정을 알겠다" (12월 5일)


김태흠 의원의 뻔뻔한 거짓말과 노동3권을 무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음을 찢어놓는 막말은 수준을 논할 수 없을 만큼 천박하다. 하지만 이러한 비(非)상식이 김태흠 의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듯 하다. 어쩌면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슬픈 현실은 아닐까?


"청소노동자 상대 거액 손배소 홍익대 2심도 패소" <연합뉴스>, 5월 23일

서울대공원 원장실 점거 농성중인 청소 노동자 <연합뉴스>, 10월 7일


'청소노동자'로 검색을 하면, 위와 같은 뉴스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집단해고'를 하거나 '폭행'을 하는 등 청소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용역업체에 떠넘기고 모르쇠로 일관한다. 용역업체는 원체 말이 통하지 않는다. 급기야 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기도 한다. 



- <한국대학신문>에서 발췌 - 



“이사장 집 청소에 성희롱까지” 광운대 청소노동자 항의 농성 돌입 <한국대학신문>, 12월 5일


이번에도 더욱 어이없는 일이 밝혀졌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광운대분회 소속 청소노동자 70여 명은 "학교 측으로부터 업무와 상관없는 노동을 강요받고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광운대 총장실을 점거했다. '업무와 상관없는 노동'이란 무엇이고, '인권침해'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일까?


1. 광운대 이사장 아들이 이사 올 집 청소 지시

2. 이사장 선친의 모역에 불려가 제사상을 차리도록 지시

3. 이사장 집 도토리나무 열매를 따고, 꼅질까지 까도록 지시

4. 현장소장이 여성 노동자를 소장실로 불러 '엉덩이에 주사를 놓아달라'며 성추행

5. 현장소장이 '나와 춤을 추지 않으면 자르겠다'며 성추행


광운대 측의 반응은 어땠을까?


"문제가 됐던 용역업체의 현장 관리소장은 해고됐다. 이사장 가족 집 청소라든지 모두 용역업체와 해당 소장을 통해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학교서도 몰랐던 사실이 많아 진상을 파악하는 중이다."


학교 측에선 몰랐다는 것이 해명의 전부다. 혹시 이러한 집단들이 공유하는 '해명의 매뉴얼' 같은 것이 있는 건 아닐까? 노동자들은 이러한 해명에 대해, "광운대와 청소용역업체는 노동자들은 상황에 대한 해명과 재발방지 등을 요구했으나 학교는 모든 책임을 용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 총장의 책임 있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점거농성을 풀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광운대 측은 더 이상 청소노동자를 외면하지 말고, 성실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이 문제를 풀기를 바란다. 



- <연합뉴스>에서 발췌 - 



청소노동자들의 근무 조건이 열악한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분들이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그곳이 학교이든, 공공기관이든, 백화점이든 간에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은 그분들 덕분이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것을 '돈을 벌려고 하는 건데'라는 식으로 비딱하게 보진 말자. 그런 관점이라면, 당신도 고작 회사의 '부품'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가치 혹은 인간의 가치가 '부품'에 비유될 성질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 삭막한 세상을 만들진 말자.


광운대의 청소노동자와 국회의 청소노동자 등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40만 청소노동자 분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이 모두 순조롭게 풀리길 희망한다. 그래서 그분들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한다. 



P.S. 


문재인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약속지켜야" <뉴시스>


"(국회 청소노동자)직접고용은 새누리당 박희태 의장의 약속이었고 공공부문 정규직화는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며 "국회부터 그 약속을 지켜야한다"


버스는 4시에 떠나네, 청소노동자들을 가득 싣고 <한겨레>, 9월 8일


그리고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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