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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가 불붙인 '어른 논쟁', 이승환과 김의성이 맞받았다

너의길을가라 2025. 1. 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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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 때아닌 혹은 시의적절한 '어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가황' 나훈아다. 그는 지난 10일 가수 인생을 마무리하는 콘서트에서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말한 후 왼쪽 손을 치켜들며 "왼쪽, 니는 잘했나."라고 소리쳤다. 이후 형제끼리는 어떤 이유로든 싸우면 안 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언급하며 양비론을 펼쳤다.

물론 중립적인 사고는 중요하다. 양쪽의 문제를 응시하고 비판하는 태도는 균형잡힌 고민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양비론은 본질을 외면한 무지의 소산이고, 비겁함의 결과이다. 나훈아의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의 반발을 가져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원이 의원은 "입 닫고 그냥 가라."고 맞받았고, 김영록 전남지사는 "좌우 문제가 아니다."며 비판했다.

이어진 공연에서 나훈아는 자신을 향해 날을 세웠던 정치인들을 향해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냐"라고 쏘아붙였다. 47년생인 나훈아는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를 근거로 스스로를 '어른'이라 지칭하며, (나훈아를 비판한 정치인들의 나이도 적지 않았음에도) 자신보다 어린 이들의 입을 막으려 한 것이다. 이는 '꼰대'의 태도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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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어른'이란 무엇일까. 늘상 반복되는 질문이 다시 떠오른다. 생물학적으로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라 할 수 있을까. 어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다르겠지만, 가수 이승환이 한 가지 답을 제시했다. 탄핵 정국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제시했던 이승환은 13일 인스타그램에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포스터를 게시하며 "노인과 어른은 구분되어야"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경남 진주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며 60년 간 선행과 기부를 이어왔고,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했던 김장하 선생을 언급하며 "닮고 싶은 참 어른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직접적으로 나훈아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저격에 가까워 보인다. 이승환은 "얕고 알량한 지식, 빈곤한 철학으로 그 긴 세월에도 통찰이나 지혜를 갖지 못하고 그저 오래만 살았다면 노인"이라고 구분했다.  

한편, '어른 논쟁'에 배우 김의성도 가세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맛있다 민주주의"라는 짧은 글을 공유했던 그는 15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 병원장 역을 맡은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며 "딱 봐도 훌륭한 어른"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출연작 홍보에 곁들여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위트가 돋보였다.

1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아이브의 장원영은 (이 또한 선입견일 수 있겠으나) 나이에 비해 훨씬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장원영은 참된 어른이란 어떤 어른인 것 같냐는 조세호의 질문에 "참된 어른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유재석은 2024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럭키비키'를 제시했던 장원영이 2025년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참된 어른이란 무엇일까. 답을 찾기 힘들 때는 '소거법'을 쓰면 된다. 참된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모습들을 지닌 사람을 제외하는 방식을 채택하자는 얘기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장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윤석열과 "나 같아도 계엄한다"며 그의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어른에서 제외해야 하지 않을까.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수사기관에 체포돼 피의자 조사를 받는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마지막까지 경호처 뒤에 숨어 있었다. 심지어 경호관에게 "총이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서 막아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법과 원칙을 수도 없이 외쳤던 그가 사법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 앞에 비겁한 모습으로 일관한 것이다. 정말이지 어른스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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