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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보호자죠.” 강형욱의 위로에 그의 찐 팬이 울컥한 이유

너의길을가라 2022. 12. 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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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개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정작 개에 대해 무지한 보호자들도 도움을 요청하지만, 강형욱 훈련사의 솔루션과 대사, 그밖의 지침을 달달 외울 정도로 열정적인 보호자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중이 제 머리를 못 깎는다고 했던가. 문제는 자신의 케이스에 그 가르침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객관화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반려견을 향한 과한 애정이 보호자의 눈을 가려서 문제에 대한 접근 자체를 막는다. 짖거나 물어도 그저 예뻐하니 버릇없는 개가 된다. 그래서 훈련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반면, 드물지만 지나치게 객관화에 성공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훈련을 시키게 되면 반려견이 보호자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런 경우에도 역시 훈련사가 필요하다.


니키(암컷, 3살)

19일 방송된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 견종은 보더콜리(Border Collie)였다. 스코틀랜드가 원산지인 보더콜리는 양몰이를 하던 목양견 출신으로, 판단력이 좋고 민첩하며 강한 체력이 특징이다. 캐나다의 동물학자 스탠리 코렌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보더콜리가 개 지능 순위 1위라고 한다. 강형욱 훈련사는 보더콜리들은 공을 던지면 떨어질 위치를 예측해서 미리 당도해 있다며 칭찬했다.

강형욱의 찐 팬이라는 남편 보호자는 강형욱의 가르침은 물론 방송 중에 한 말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그는 어릴 적 <꼬마 돼지 베이브>라는 영화를 감명깊게 봤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보더콜리가 너무 예뻐서 가정을 이룬 후 보더콜리를 키우는 게 꿈이었다고 망했다. 남편 보호자는 두 명의 딸과 함께 간단한 훈련에 도전했고, ‘앉아’, ‘엎드려’, ‘코’까지 손쉽게 성공했다.

남편 보호자는 밥, 간식, 교육, 목욕 등 모든 케어를 담당했는데, 아침 산책부터 배변 산책까지 니키의 하루를 모두 책임지고 있었다. 또, 그는 ‘피개행개(피곤한 개가 행복한 개다)’라는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었다. 문제는 산책 시 나타나는 공격성이었다. 보호자의 보폭에 맞춰 걷는 듯했더 니키는 다른 강아지를 보더니 흥분하기 시작했다. 집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또, 정면에서 강아지를 만나면 바닥에 엎드리는 자세를 취했는데, 꼬리와 턱 모두 바닥에 밀착한 것으로 봐서 은폐하는 신호였다. 그밖에도 몇 가지 문제가 더 있었는데, 사람 손에 대한 입질과 외부인에 대한 짖음이었다. 한편, 아내 보호자는 어릴 때 개가 자신을 덮치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며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도 니키를 대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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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콜리는 눈동자 훈련도 해요. 보호자의 쭈뼛거리는 행동이나 두려움을 느끼는 행동을 당연히 누구보다 빨리 간파했을 거고..” (강형욱)


강형욱에 앞서 니키를 만나 본 이경규와 장도연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이경규는 ”켄넬에 들어가 있을 때의 눈빛은 사나운 개의 전형“이었다며 우려했고, 장도연은 “아내 보호자가 니키와 친해지고 싶지만 선뜻 못 다가가는 게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물론 남편 보호자도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했지만, 전문 훈련사가 아니다보니 한계가 있었다. 이제부터는 감형욱의 몫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니키와 첫만남을 가졌다. 니키는 강형욱에게 다가가 외부인의 냄새를 맡았다. 남편 보호자는 행여나 달려들까봐 목줄을 꽉 잡은 채 노심초사했다. 강형욱은 남편 보호자가 니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기를 바랐는데, 니키는 남편 보호자를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남편 보호자가 긴장을 풀자 니키도 기분이 업 되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좋아했다.

“지금 와서 느낀 건 남편 보호자의 눈치를 정말 많이 살펴요. 훈련 강도가 높았다고 느껴져요.” (강형욱)


강형욱은 남편 보호자가 니키를 엄하게 키웠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훈련 중에 있었을 긴장과 압박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니키가) 조금은 자유로워도 되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 니키의 필요 이상으로 훈련된 모습은 어찌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됐다. 남편 보호자 입장에서는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아내 보호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개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형욱은 “내가 너를 무서워해도 너는 나를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느낄 때 마음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물론 한순간에 바뀔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우선, 가장 고민인 산책 훈련부터 시작했다. 니키는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개를 발견하고 흥분했다. 보호자의 통제가 먹히지 않았다. 니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잠시 후, 동네 개들을 만난 니키는 또 다시 평상심을 잃었다. 강형욱이 목줄을 건네받자 니키는 뒤돌아 공격을 시도했다. 이에 강형욱은 호통을 치며 강하게 압박했다. 위협한 만큼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사실을 가르쳐줘야 한다며, 지금까지 보호자의 통제는 “단순히 흉내와 기교”일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네가 짖으면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어”라는 메시지가 각인되도록 확실한 통제가 필요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외부인 방문 시 대체법에 대해 상담했다. 강형욱은 켄넬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현관이 보이지 않는 곳에 켄넬을 둘 것을 권유했다. 또, 충분히 켄넬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라고 조언했다. 사실 그에 앞서 거실에서 목줄을 잡고 걸으며 외부인 맞이 훈련을 하는 게 좋지만, 문제는 아내 보호자가 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이다.

고민 끝에 강형욱은 아내 보호자의 첫 훈련을 제안했다. 니키와 친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니키가 아내 보호자이 통제를 잘 따르지 않았지만,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이 보였다. 아내 보호자는 니키가 자신의 곁에서 얌전히 앉아 있는 게 처음이라며 신기해 했다. 강형욱은 충분한 애정을 주면서 천천히 훈련을 진행하면 금방 좋아질 거라고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저는 니키에게 어떤 보호자인가요?“
”유일한 보호자죠.“


솔루션이 끝난 후, 남편 보호자는 강형욱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니키에게 어떤 보호자인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강형욱은 “유일한 보호자”라며 남편 보호자의 노고를 위무했다. 남편 보호자는 울컥하고 말았다. 아마도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으리라. 남편 보호자는 “지금까지 잘해 왔구나.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니키가 훨씬 더 좋은 개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더욱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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