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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견 공격하는 아메리칸 불리 형제, 강형욱의 솔루션은?

너의길을가라 2022. 11. 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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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이 친구도 맹견으로 들어가는 게 맞긴 한데,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아메리칸 불리는 맹견이 아니라고 했어요. 이해가 되는 것이 아메리칸 불리가 투견을 목적으로 변식을 한 게 아니라서 몸만 그렇게 생긴.. 그럼에도 더러 위험성이 있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해야죠.” (강형욱)


미국 불량배 또는 깡패를 뜻하는 이름의 ‘아메리칸 불리’는 1980~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아메리칸 칫줄 테리어와 아메리칸 스태포드셔 테리어를 선택 교배해 가정견에 맞게 개량한 견종이다. 근육질의 다부진 체격에 센 인상이라 강한 성격일 거라 생각하게 쉽지만 의외로 애교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맹견의 교배종인 만큼 사회화가 부족할 경우 공격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대가 함께 살고 있는 보호자 가족은 무려 4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것도 아메리칸 불리가 3마리나 됐다. 그래도 가족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반려견 케어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 보호자가 기본적인 케어(배변 처리부터 영양제 등)를 책임졌다. 할머니는 밥과 간식을 담당했고, 둘째는 산책을 맡았고, 아직 어린 셋째와 넷째는 예뻐해주기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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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불리 ‘구월’(암컷, 2살)
아메리칸 불리 ‘태평’(수컷, 5개월)
아메리칸 불리 ‘니모’(수컷, 5개월)
몰티즈 ‘치치’(수컷, 8살)


가족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태평이와 니모가 구월이를 공격한다는 점이었다. 두 녀석은 구월에의 볼이나 등을 물어 뜯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괴롭혔다. 보호자의 제지(는 주로 말로 이뤄졌고, 아주 심할 때에만 상호 분리했다.)에도 다시 입질을 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지만, 지금은 구월이도 화를 낼 만큼 심했다. 태평이와 니모가 성견이 되면 더 큰 사고가 발생할까 염려스러웠다.

“모견은 (자견이 크면) 점점 남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견은 모견을 가장 만만한 장난감으로 취급해요.” (강형욱)


개들은 사람과 ‘가족’의 개념이 다른데, 강형욱 훈련사는 모견과 자견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모견과 자견들을 분리시키지 않고 한 공간에 둔 걸까. 엄마 보호자는 태평이와 니모가 아직 어린데다 배변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상태라 방에 따로 분리시킬 수 없었다고 대답했다. 물론 어느 정도 이해가 됐지만, 구월이의 안정을 위해 분리 조치는 불가피해 보였다.

다음 고민은 구월이의 줄 당김이었다. 산책을 나간 구월이는 앞만 보고 달려나가기 시작하더니 점점 속도를 높였다. 게다가 구월이는 힘이 좋아서 보호자 2명이 달라 붙어도 제지가 힘들었다. 보호자들이 산책을 나가는 게 아니라 산책을 당하는 수준이었다. 또, 강아지를 발견한 구월이는 잔뜩 흥분해서 으르렁대며 달려들 태세를 취했다. 인사를 시키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였다.

다음 고민은 몰티즈 치치의 예민함이었다. 택배 박스 안에 자리잡은 치치는 불리들이 주변으로 다가오자 마치 맹수처럼 짖어댔다. 그 정도로 그치나 했지만, 갑자기 달려들어 물어버리는 게 아닌가. 한 성격하는 치치의 날카로운 반응에 다들 깜짝 놀랐다. 엄마 보호자는 치치에겐 모든 것이 짖음의 대상이라며, 지나가는 개에게는 기본이고 달리는 오토바이에 달려들기도 한다며 걱정했다.

“아직 그렇게 버겁다는 생각은 안 하는데.. 니모와 태평이가 컸을 때 걱정이 많이 돼요.” (엄마 보호자)


헬싱키 대학 연구진은 23종 강아지 9천여 마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반려견의 체격이 작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수컷일수록 더 공격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치치가 이 연구 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현장을 방문한 제자들은 치치가 가장 불쌍하다고 상황을 정리했고, 강형욱은 불리들과 함께 살기에 몰티즈의 깨끗하고 깔끔한 성격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과연 그럴까?

보호자의 집을 찾은 강형욱은 터그 놀이 시범을 보였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터그 놀이에 구월이는 한껏 신이 났지만, 그 상황이 불쾌했던 치치는 강형욱을 향해 짖더니 다리를 공격해 바짓단을 물어뜯었다. 아마도 눈앞의 소동이 싫었던 모양이다. 강형욱은 몰티즈의 경우 폐쇄적 기질이 있는데, 보호자들의 관심을 독점하고 싶어해 다른 개들과 놀아주면 화를 낸다고 설명했다.

그 화를 (강형욱이) 받아 주지 않으니 입질이라는 방식으로 욕을 한 것이다. 치치는 혼쭐이 난 후 시무룩해져 있었다. 강형욱은 이때 안아주고 예빼해주면 더 기고만장해 질 거라며, 그냥 내버려 두라고 조언했다. 통제 없는 애정은 자칫 잘못된 습성을 만들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구월이는 계속해서 터그 놀이에 열중했다. 강형욱은 칭찬과 함께 한 가지 당부를 했다.

구월이가 자나깨나 항상 공을 입에 물고 있었는데, 물고 뜯고 당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그런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보호자에게 입질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터그 놀이도 좋지만, 그보다는 걷기나 냄새 맡기, 다른 개들과 교류하기 등으로 쌓여 있던 에너지를 소모해 줄 필요가 있다. 물어뜯는 것 외에 다른 재미를 알려주라는 얘기였다.

“전 더 답답해요. 두 무리를 더 키운다고 하니 눈 앞이 깜깜해요.” (강형욱)

설명을 들은 엄마 보호자는 고생길을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보다 운동량을 훨씬 더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깜깜해진 것이다. 강형욱은 앞으로 태평이와 니모도 똑같이 운동을 시켜야 한다며 그걸 생각하면 자신이 더 답답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원활한 산책 및 운동을 위해 강형욱은 산책 담당인 둘째 딸 보호자와 산책 훈련을 나가보기로 했다.

밖으로 나간 구월이는 또 다시 직진 본능을 발휘했다. 목줄을 잡은 둘째는 반쯤 누운 채로 끌려갔다. 강향욱은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줄 당김은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쓰고 싶다는 의지인데, 지금으로선 교육에 앞서 부족한 운동량을 채워주는 게 우선이다. 반복적인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소모시켜 줄 필요가 있었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구월이의 체력을 소진시켰다.

또, 보호자를 앞질러 나가려고 하면 목줄을 당겨 방향을 바꿔 걸었다. 이 과정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했다. 훈련의 성과는 가시적이었다. 구월이는 조금씩 보호자와 보폭을 맞춰 걷기 시작했다. 헬퍼독과의 훈련도 이어졌다. 구월이는 헬퍼독을 보자마자 몸을 앞으로 빼는 ‘런지’ 자세를 취했다. 강형욱은 이 상태에서는 다른 개와 접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아직 매너를 배우지 못한 구월이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보호자가 지적하고 제지해야 했다. 헬퍼독과 거리를 둔 채 따라가는 훈련을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헬퍼독에게 달려나가려 하는 등 충동적 돌진을 했다. 하지만 훈련이 반복되자 구월이는 더 이상 헬퍼독을 신경쓰지 않고 걷을 수 있게 됐다. 강형욱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천천히 훈련을 하면 금세 나아질 거라고 희망을 불어넣었다.

산책 후, 집으로 돌아오자 구월이 가족은 다시 엉켜붙었다. 어김없이 니모와 태평이가 구월이를 공격했다. 강형욱은 니모와 태평이는 아직 성견이 아니므로 과한 통제는 금물이라며, 과하지 않게 손가락만으로 제지했다. 이때는 옆구리나 허벅지를 손으로 살짝 블로킹해주면 된다. 강형욱은 젖을 먹으며 놀던 기억이 있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누가 누구를 괴롭히는 것 같은 장난을 심하게 치면 저는 아예 못하게 하거든요.” (강형욱)


블로킹을 통한 통제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분리 조치를 통한 선제적 대응이 우선이다. 강형욱은 구월이를 펜스 안으로 들려보내 니모와 태평이와 분리했다. 드디어 구월이는 평온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강형욱은 짜증내는 치치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치치는 그동안 당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개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불리 가족을 무시했던 것이었다.

강형욱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반려견들에 대해 좀더 정확히 파악하게 된 보호자들은 좀더 적극적인 태도로 보호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게 됐다. 반려견 4마리는 분리 조치와 블로킹을 통해 더 이상 싸우지 않게 됐다. 비로소 찾아온 평온에 보호자들도 안심하고 반려견 케어에 임했다. 앞으로 눈앞이 깜깜할 날들이 더 많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반려견 4마리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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