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서로 다른 성향의 반려견, 강형욱은 '분리'를 제안했다.

너의길을가라 2022. 10. 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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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했던 반려 생활은 내가 피곤해서 누워 있으면 같이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TV도 볼 수 있고.. 우아하게 산책하는 환상이 있었어요."



반려견을 키우게 되면 저마다 상상을 한다. 함께 편안하게 휴식도 취하고, 우아하게 산책을 하는 그림을 그린다. 퇴근했을 때 반갑게 맞이해주고, 넓은 잔디밭에서 행복하게 뛰어오는 모습도 떠올린다. 반려견이 가족들을 지켜줄 거라는 기대도 갖는다. 하지만 그것이 '환상'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TV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상적인 반려 생활이라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믹도 믹스 옹심(암컷, 생후 127일)
진돗개 메밀(수컷, 생후 101일)


지난 17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퍼피(Puppy, 견종에 따라 생후 약 9개월에서 15개월까지의 성견이 되기 전 강아지)'들이 고민견으로 등장했다. 반려견을 키워 본 경험이 없는 초보 보호자들은 "환상이 깨졌"다며 사연을 꺼냈다. 옹심이와 메밀이가 매일같이 집 안의 물건들을 뜯는 통에 집은 점점 망가져 갔고, 매일같이 입질을 해 보호자들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처음에는 귀여웠던 입질이 시간이 지나면서 강도가 세져 난감해졌다. 아빠 보호자는 발목에 모래 주머니를 차서 막아보려 했지만, 그런 임시변통으로 입질을 막을 수는 없었다. 또, 옹심이와 메밀이는 문짝, 바닥, 출입구, 가구 등 집 안의 모든 것을 갉아먹으려 했다. 보호자들은 물통을 배치해 방지하려 했으나 그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유튜브를 참고한 훈련도 엉망진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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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현실이구나!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서 집에서 실천하는 분들의 현실." (강형욱)



반려견의 사회화 최적 시기는 언제일까. 영국의 동물학자 이언 던바는 생후 3개월(12주)까지 최소 100명의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그 시기에 사회화 교육을 잘 받으면 문제 행동이 확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2주가 지나면 늦은 걸까. 이안 던바 박사는 반려견의 뇌는 플라스틱과 같아서 열을 가하면 변형되므로, 꾸준한 사회화 훈련을 통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형욱이 출동하기에 앞서 이경규와 장도연, 크러쉬가 먼저 켄넬 훈련을 도왔다. 크러쉬는 자신의 반려견 두유와 훈련했던 경험을 토대로 켄넬 훈련을 원활하게 도왔다. 옹심이의 경우 처음에는 뒷다리를 바깥에 둔 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세 켄넬에 적응하며 훈련을 마쳤다. 하지만 예민하고 경계심이 많은 메밀이는 간식에 흥미를 보이면서도 켄넬 안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메밀이를 안아서 켄넬에 넣도록 했다. 메밀이는 나오지 못하고 낑낑대기만 했다.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메밀이가 켄넬에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는 나오는 법을 몰라서 공포심이 생겼던 것이다. 안타깝지만 훈련을 위해 기다려줘야 했다. 메밀이가 스스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잠시 후, 메밀이는 엄마 보호자의 목소리에 용기를 내 몸을 돌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옹심이와 메밀이의 삶은 조금 다를 거예요. 똑같은 자극에 다른 반응을 보이잖아요." (강형욱)


기본적인 분석을 끝낸 강형욱은 현장에 출동해 초보 보호자들을 위해 외부인과의 인사법부터 차근차근 가르쳤다. 본격적인 상담을 시작한 그는 옹심이의 입질은 정상 범위라고 설명했다. 어린아이들이 조금 과격한 인사를 하는 것처럼, 강아지일 때 잦은 입질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경험을 해보지 못한 보호자의 입장에서 강아지의 행도잉 문제처럼 보였던 것이다.

오히려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옹심이와 메밀이의 다른 기질이었다. 옹심이는 새로운 자극에 호의적이었지만, 메밀이는 두려워하는 경향을 보였다. 쉴 때도 옹심이는 보호자들 옆에 머무른다면, 메밀이는 혼자 떨어져 있었다. 강형욱은 메밀이가 옹심이를 따라하고 있다며, 옹심이보다 늦게 가족이 된 메밀이가 생존과 적응을 위한 추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옹심이는 리더가 될 생각이 없고, 메밀이도 좋아서 따라하는 게 아니므로 시간이 지나면 마찰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호자 개입 없이 둘의 관계 개선을 바라기는 어려운데, 나중에 깊은 앙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형욱은 자신이 옹심이와 메밀이의 보호자라면 둘이 같이 있는 시간을 적게 할 것이라 말했다. 메밀이의 자립심을 길러야 할 시기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옹심이와 메밀이의 자연스러운 분리였다. 따라서 야외 견사를 만들어둔 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가령, 메밀이가 현관 쪽에 있으면 옹심이는 거실 쪽에 있도록 하고, 메밀이가 견사에 있으면 옹심이는 집 안에 있도록 하며 일상에서 분리 빈도를 늘려가야 했다. 분리와 만남의 반복이 핵심이다. 메밀이가 주도적인 강아지가 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초보 보호자를 위해 가장 기초적인 훈련을 실시했다. 강아지와 노는 법부터 상호 작용 훈련, 과도한 장난을 통제하는 방법까지 아주 세밀하게 알려줬다. 다만, 훈련을 할 때도 강아지의 성향에 맞는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메밀이는 상대방의 약한 모습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고, 옹심이가 손을 물 때는 다소 과격한 반응이 더 효과적이다.

과도한 장난을 통제하기 위해 강형욱이 사용한 방법은 '장소 구분하기'였다. 이를테면 주방과 거실을 구분하는 식인데, 엄마 보호자에게 주방 안에 있을 때는 옹심이를 바깥으로 밀치고 거실에서는 마음껏 예뻐하게 했다. 이 훈련의 원리는 무엇일까. 강형욱은 강아지들은 보호자의 기분을 바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분리된 공간을 통해 장난의 허용 범위를 인식시키는 것이라 설명했다.


옹심이와 메밀이의 다른 성격은 상호 작용 훈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회성이 좋아 까불거리는 옹심이는 강형욱의 손에 쥔 간식을 얻으려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진지한 메밀이는 훈련의 방향성을 깨닫고 먼저 앉았다. 이어서 엎드리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메밀이는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알았는데, 강형욱은 훈련을 하면 원맥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목줄 훈련과 산책 훈련까지 끝낸 강형욱은 염려되는 점이 있다며 외부가 보이는 담에 대해 언급했다. 수렵성이 발달한 진돗개의 특성상 바깥의 동물을 발견하고 담을 넘을 수 있는데, 그건 굉장히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진돗개는 소유욕과 보호 본능을 갖고 있어서 '내 집'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사방을 다 막아 밖이 보이지 않게 하라고 조언했다.

마찬가지로 견사도 보완이 필요했다. 옹심이와 메밀이가 서로를 볼 수 없게 시야를 차단해야 했다. 강형욱은 견사가 필요한 순간은 손님이 방문했을 때나 출근할 때 정도로 제한하고, 평소에는 옹심이와 메밀이가 보호자와 함께 집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옹심이와 메밀이가 각자의 독립성을 지켜가며, 보호자들과 함께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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