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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5마리 다견 가정, 강형욱의 솔루션은?

너의길을가라 2022. 10. 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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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베르만 핀셔는 번식지에 따라 유럽 도베르만과 미국 도베르만으로 나뉘는데, 기본적으로 기민하고 방어 능력이 우수해서 경비견 · 호위견 · 경찰견으로 활동하는 견종이다. 늠름한 외모와 달리 외로움을 많이 타서 보호자들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도베르만은 '맹견'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핏불', '로트와일러' 등 사냥개도 많이 길러서 맹견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페키니즈 페롱(수컷, 11살)
미국 도베르만 레오(수컷, 4살)
미국 도베르만 하오(수컷, 3살)
유럽 도베르만 가오(수컷, 2살)
골든 레트리버 순희(암컷, 10개월)

지난 24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무려 5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는 다견 가정의 보호자가 등장했다. 그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자신의 일상을 떠올리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어쩌다가 5마리나 키우게 된 걸까. 보호자는 동물병원에 3년 동안 방치되어 있던 페롱이의 안락사 소식을 접하고 데려와 키운 것을 시작으로 차례대로 4마리의 반려견을 더 데려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대형견을 키우고 싶었던 보호자는 고민 끝에 리오를 분양 받았고, 대형견 동호회 활동 중 파양된 하오를 임시 보호하다가 마땅한 입양처를 구하지 못해 계속 키웠다. 또, 번식장에서 구출된 가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임시보호를 하다가 마음이 약해져 다시 입양을 결정했다. 순희는 처음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힘들 줄 알면서도 분양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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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다섯 마리를 키운다는 건 전쟁 같은 일이에요."



현재 일을 쉬고 있는 보호자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일어나자마자 배변패드 정리를 하고, 5마리의 반려견의 식사와 간식을 챙겼다. 잠깐의 틈에 보호자도 식사를 했는데, 반려견들이 몰려오는 통에 5분 만에 후다닥 밥을 먹어야 했다. 이후에는 배변패드 정리, 청소, 빨래, 터그 놀이, 산책 등이 이어졌다. 잠들 대까지 반려견과의 하루가 이어졌는데, 24시간 반려견만을 위해 살고 있었다.

당연히 일상 생활은 불가능했다. 영상을 보고 있던 이경규는 "우리 집을 보는 거 같"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편, 반려견들의 분리불안도 목격됐다. 고민견 가오는 보호자가 보이지 않으면 하울링을 했고, 보호자가 집에 없을 때는 장판, 이불, 베개 등을 전부 망가뜨렸다. 가오의 분리불안은 다른 반려견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었다. 강형욱은 "켄넬 관리를 안 하시네요."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유일한 구세주는 여동생이었다. 하지만 반려견들은 여동생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했는데, 팔을 물고 머리카락을 물고 흔들었다. 5마리를 혼자 케어하기에는 벅차 보였다. 지친 여동생이 화장실에 간 사이 거실은 금세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며 산책은 어떨까. 여러 마리를 산책시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마저도 현관문을 열고 탈출하려는 바람에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5마리의 반려견을 케어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보호자도 그 사실을 너무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으니 말이다. 과연 어떤 도움을 줘야 할까. 강형욱은 다시 한번 '켄넬'을 언급했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한정적인 환경에서 안정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강형욱은 보호자 상담에 나섰다. 가장 절실한 도움이 무엇이냐고 묻자, 보호자는 산책을 위해 문 밖으로 나갈 때 반려견들이 우르르 몰려나가는 바람에 발을 수시로 다친다며,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또, 반려견들 때문에 마음 편히 외출할 수 없는 상황과 제한적인 구직 활동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많이 지쳐보인다며 이해와 공감했다.

강형욱이 제시한 솔루션은 '켄넬 방 만들기'였다. 다견 가정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켄넬이 필수이다. 다행히 반려견들이 서로 들어가려고 안달이라 따로 훈련을 진행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대형견들이다보니 사이즈가 더 커야 했고, 강형욱은 적절한 켄넬 크기를 보호자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안방을 켄넬 방으로 쓰기로 추천했다. 켄넬 사용 시간은 짧게는 10분, 길게는 8시간까지도 가능하다.

"이렇게 키워는데도 고민이 있다면 그땐 제가 와서 해드릴게요." (강형욱)



강형욱은 보호자를 위한 하루 일과표를 작성했다. 오전 9시부터 2마리씩 나눠 30분씩 배변 산책을 하고,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청소와 식사를 한 한 후 개별 산책을 나가도록 했다. 무기력한 보호자를 위한 루틴을 지정해 준 것이다. 산책은 한 마리당 10km씩 하고, 배변 산책까지 마친 후에는 보호자에게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저녁에는 다시 터그 놀이 등 개별 훈련을 지시했다.

강형욱이 이처럼 타이트한 일정을 짜준 까닭은 운동량이 절실한 대형견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반려견 관련 일을 찾고 있다는 보호자의 의지를 끌어내기 위함이기도 했다. 한편, 강형욱은 가오와 순희의 장난이 심한 것을 발견했다. 특히 가오의 경우에는 괴롭히는 느낌이 강했다. 장난의 선을 넘었다. 다른 반려견들의 심리 상태도 썩 건강하다고 할 수 없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가 뭐냐면,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 받았던 스트레스를 서로에게 풀고 있는 거예요." (강형욱)



오랜 시간 동안 함께 부대끼며 살다보니 보호자뿐만 아니라 반려견들도 조금씩 지쳐버린 듯했다. 강형욱은 서로가 서로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애 좋던 형제애가 상할까 우려된다며 더 늦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마다 섭섭한 마음이 있었을 텐데, 보호자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도움을 줘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휴식도 절실했다.

반려견들은 보호자를 너무도 좋아하고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무서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보호자가 화를 낼까봐 긴장하고 있었다. 강형욱은 다견 보호자의 경우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보호자의 어려움을 이해했다. 다만, 이런 환경이 어지며 모두가 힘들어지게 마련이라며 3일이라도 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형욱의 진심어린 걱정에 보호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강형욱은 보호자의 가장 큰 고민부터 해결해주기로 했다. 펜스 앞 블로킹 훈련을 통해 현관에 대한 관심을 줄일 수 있었다. 보호자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희망찬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강형욱이 제시한 일과표대로 일상을 잘 꾸려나가며 서로가 서로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절했다. 선량한 보호자의 뜨거운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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