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자신의 꼬리 물어뜯는 시추, 강형욱이 찾은 의외의 원인은?

너의길을가라 2022. 12. 27. 08:11
반응형

강형욱 훈련사는 일 년에 몇 번이나 반려견 목욕을 시킬까. 또, 드라이나 빗질은 얼마나 자주 해줄까. 많은 보호자들이 궁금해 할 질문이다. 강형욱이라면 왠지 반려견 케어에 ‘철저’하고 ‘완벽’할 것만 같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강형욱의 대답은 의외였다. 그에게 중요한 건 보호자를 안심시키는 교과서적인 답이 아니라 나의 반려견의 기질이나 성격, 당시의 컨디션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시추(Shihtzu)였다. 중국 왕실에서 키웠다는 견종인 시추는 잘 짖지 않고 순하기로 유명하다. 지능 순위는 70등으로 낮은 편인데, 지능이 낮다기보다 고집이 세고 훈련을 싫어해서 반응을 하지 않는 쪽에 가깝다. 실제로 시추를 키워봤던 이경규는 나이를 먹을수록 독립생활을 시작하더라며 고독을 줄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강형욱 훈련사도 시추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훈련소에 찾아온다며 의아하게 여겼다. 고민견 둥이(수컷, 2살)는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관찰 영상에서 둥이는 공을 가지고 놀다가 갑자기 돌변해 으르렁거렸다. 또, 건들지도 않았는데 입질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엄청난 공격성에 강형욱도 놀랄 정도였다. 최근에는 입질이 더욱 잦아져 보호자 가족들의 몸에는 피멍이 들 정도였다.

반응형

“옛날에는 둥이를 제압 못 한 부모님께 화가 났는데, 지금은 오히려 둥이에게 화가 나는 것 같아요.” (딸 보호자)


둥이가 예민해지면 보호자 가족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하루에 네 번씩 안약을 넣어야 하는 둥이를 케어하지 못해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둥이는 치료 중에도 공격성을 보였는데, 잠시 후 바닥에 내려놓자 충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제자리에서 계속 돌며 자신의 꼬리를 물려고 하는 게 아닌가! 그것이 보호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둥이의 꼬리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보호자들은 11월 18일 새벽 2시의 악몽 같았던 밤을 떠올렸다. 당시 집 안은 피범벅이 된 상태였는데, 둥이가 자신의 꼬리를 물어뜯어 생긴 상처 때문이었다. 방문 훈련사를 초빙하고, 위탁 훈련소에 맡기기도 했으나 나아지지 않았다. 혹시 꼬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병원에서도 명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피부 질병이나 골격 문제는 아니라는 소견이었다.

이유를 모르니 보호자들은 답답할 따름이었다. 집에 돌아온 둥이는 붕대가 풀린 꼬리가 신경쓰였는지 다시 꼬리 물기를 시작했다. 겁에 질려 붕대를 갈아줄 여력이 없는 보호자들은 황급히 응급실로 향했다. 딸 보호자는 부모님 걱정에 눈물을 흘렸다. 독립을 하면서 허전해 하는 부모님을 위해 둥이를 데려왔는데, 부모님이 물림 사고를 당하니 죄책감이 밀려온 것이다.

“꼬리 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어딘가 무는 거예요. 저것 때문에 꼬리가 절단되는 애들이 있어요. (...) 꼬리를 바짝 절단하면 (증상이) 없어질 거 같잖아요. 뒷다리를 물어요.” (강형욱)


강형욱은 꼬기 물기와 관련해 겪었던 충격적인 사례를 언급했다. 꼬리가 문제라고 생각해 꼬리를 잘랐더니 뒷다리를 물더라는 그의 얘기에서 꼬리 물기가 단순히 꼬리에 대한 집착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 공중 보건 연구센터의 카트리나 티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개들이 꼬리 무는 행동은 인간의 강박장애와 닮아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꼬리 무는 행동은 손톱을 뜯는 것과 비슷하다. 강형욱은 어미 강아지와 일찍 분리될수록 꼬리 물기 행동을 보일 확률이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둥이는 생후 2개월 무렵 집으로 왔는데, 그 말은 생후 3~4주 때 어미와 떨어졌다는 얘기였다. 강형욱은 둥이가 꼬리를 물다 보니 스트레스가 완화되어 습관이 된 것으로 추측했다. <개는 훌륭하다>에서 처음 접해 보는 사례였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낯선 사람을 봐도 짖지 않고 조용한 둥이를 기특하게 여겼다. 둥이는 강형욱의 냄새를 하고, 발치에 누워 쉬기도 했다. 의외의 모습이었다. 다만, 위협적이지는 않아도 거리를 두고 살핀다는 느낌이었다. 강형욱은 둥이가 꼬리를 무는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어도 언제 꼬리를 무는지 짐작은 가능하다며 ‘건들지만 않으면’ 대체로 얌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형욱은 둥이에게 꼬리 물기는 ‘싫다‘는 표현이자 협박성 저항이라며, 문제는 보호자들이 둥이가 싫다고 할 때마다 불편함을 즉각 해결해 준 것이라 설명했다. 앞서 제자 방문에서 이경규가 둥이를 안아 들었을 때 몸부림을 쳤지만, 침착하게 대응하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빗질을 할 때 으르렁해도 무시하니 결국 얌전해졌다. 거절을 무시하다 바로 순응한 것이다.

반면, 보호자들은 둥이가 예민하게 반응하면 무서워서 간식으로 해결하기에 급급했다. 둥이의 불만 표현을 오히려 칭찬한 셈이다. 나쁜 습관을 부추긴 것이다. 이어서 강형욱은 반려견 케어의 유연함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반려견 목욕을 1년에 1번하고, (밖에서 뛰어놀게 하면 되므로) 드라이는 해본 적도 없다면서 지나치게 틀에 박힌 통제와 교육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형욱이 제시한 맞춤 훈련법은 ‘싫어하는 것 하지 않기’였다. 또, 스트레스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씹을 수 있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충분히 제공해 줄 것을 조언했다. 하루 세번 산책과 실외 배변도 필수였다. 물론 산책은 아빠 보호자가 잘 실천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둥이를 향한 과한 관심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풀어주라고 당부했다.


압박을 통한 거절 훈련을 반복해서 진행한 후, 둥이가 싫어하는 빗질하기에 도전했다. 가급적 만지지 않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었다.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평소보다 느리게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성격이 굽한 아빠 보호자는 행동이 빨라서 둥이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한 빠른 행동이 둥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이다.

잠시 후, 둥이는 엉덩이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불편하다는 신호였다. 이때는 훈련을 멈추고 기다려줘야 한다. 둥이에게 충분히 시간을 준 후 천천히 행동하니 더 이상 경계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아빠 보호자에게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둥이의 스트레스를 살피면서 유연하게 대하는 게 포인트였다. 강형욱은 두 달만 확실히 훈련하면 새로운 둥이가 될 거라고 자신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