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극본을 쓰기 위해 작가들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낸다. 인물을 창조하고, 사건을 부여하고, 삶을 그려낸다. 그렇게 하나의 세계를 직조한다. 여기에 '개연성'은 필수이다. 우격다짐으로 지어낸 이야기에 사람들은 몰입하지 않고, 공감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가들은 인물과 사건, 그러니까 자신이 만든 세계를 '그럴 법하게' 만드는 일에 온힘을 다 쏟는다. 당장 몇 명의 작가가 떠오른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반복되던 자기복제를 극복하고,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또 한 번의 영광을 들어 올렸다. 학교폭력을 정면으로 다룬 강단에 박수를 받았다. 장르물의 대가로 꼽히는 김은희 작가는 SBS '악귀'로 tvN '지리산'의 아쉬움을 뛰어넘었다. 한국적 요소를 녹여낸 오컬트 장르까지 확장된 세계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