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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종영 <김과장>, 함께 싸워줘서 고마웠어요!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7. 4. 1. 13:28


김과장 VS 사임당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이 라인업에서 KBS2 <김과장>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이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정체(?)가 탄로나기 전까지 SBS <사임당>은 2017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무려 이영애의 복귀 작품이 아니었던가. 최고 시청률 57.8%(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했던 MBC <대장금>의 찬란한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또, 한번의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 설렘이 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300억짜리 대작인 <사임당>의 몫이었다. 

1, 2회의 시청률만 놓고 보면 그 ‘기대감’의 수치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사임당>이 15.6%, 16.3%를 기록했을 때, <김과장>은 7.8%, 7.2%에 불과했다. 하지만 '입소문'은 확연히 달랐다. <사임당>이 불필요한 타임슬립과 연기력 문제로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던 반면, <김과장>은 신선한 연출과 코믹한 이야기 전개로 주목을 받았다. 또, ‘오피스물’답게 직장인들의 애환을 녹여내 공감대를 자아냈고, ‘경리부’라는 회사 내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부서를 조명하며 흥미를 높였다.


‘총체적 난국’ 상태에 빠졌던 <사임당>이 주춤하는 사이 <김과장>은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3회 시청률이 12.8%로 급등하면서 13%에 그친 <사임당>을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더니, 결국 4회(13.8%)만에 대역전 시나리오를 써냈다. 그 이후부터는 <김과장>의 탄탄대로가 펼쳐졌다. 비록 20% 고지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최고 시청률 18.4%를 기록하는 등 수목극 동시간대 1위를 넉넉히 지켰다. 그야말로 언더독(Underdog) 신화라 할 만했다. 

이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우선’이자 ‘결국’인 대답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대답은 매우 포괄적이다. JTBC 드라마국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힘쎈여자 도봉순>의 성공 요인도 ‘재미’로 수렴하지 않던가. 한편, ‘고구마 전개’로 지탄을 받기도 했던 SBS <피고인>은 시청률 28.3%로 월화를 지배했다. 그 성공요인도 결국 ‘재미’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김과장>의 ‘재미’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김과장>은 회계에 뛰어난 재능을 이용해 군산 조폭들의 장부를 조작하며 ‘삥땅’을 치던 한 인물, 김성룡(남궁민)의 개과천선을 다루고 있다. ‘더 많이 해먹기 위해서‘ 그리고 ’큰 곳에서 해먹으면 티가 잘 안 나서‘ TQ그룹 경리부에 입사 원서를 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의인‘으로 거듭나게 된다. 시인 김춘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던가. 사람들이 김성룡을 ’의인‘이라 부르기 시작하자, 정말 그는 사람들에게로 가서 ’의인‘이 됐다.

김 과장은 TQ택배의 적자 원인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려 했던 TQ그룹에 맞서 싸웠고, 택배 기사들의 노동 실태를 개선하고 불합리한 구조조정을 막아냈다. 또,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들의 열악한 인권과 처우를 해결하기도 했다. 분식회계 등 비리를 일삼고,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는 박현도 회장(박영규)을 상대로 K.O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씁쓸하지만)한 이야기였기에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사이다’ 전개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아무리 스토리가 ‘정의 구현’이라 하더라도, 그래서 속이 뻥 뚫린다고 하더라도, 드라마 속 주인공에 대한 몰입감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김과장>이 그와 같은 높은 호응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역시 <김과장> 성공의 가장 큰 공은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남궁민’에게 돌려야 한다. “김성룡에 빙의된 지가 오래 되서 빠져나오려고 하니까 너무 아쉬운 것 같다”고 밝힌 것처럼, 남궁민은 김성룡 그 자체였다. 그의 대사들은 대본인지 애드리브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는데, 캐릭터와 완전히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줬다. 

주인공이 자신의 ‘캐릭터’를 잡고 확고히 뿌리를 내리자 주변 캐릭터들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초중반까지 김성룡과 대립하는 악역을 맡았던 서율(준호)은 ‘개가천선’의 열차에 동승하면서 환상적인 ‘브로맨스’를 형성해 나갔다. 또, 추남호 부장(김원해)을 비롯해서 윤하경(남상미) 대리, 이재준 주임(김강현), 원기옥(조현식), 방희진(류혜린), 막내 선상태(김선호)까지 경리부의 멤버들도 맛깔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다. ‘언더커버 수사관’으로 김성룡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던 홍가은(정혜성)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박현도 회장) “여기는 민주주의 검찰이 아닙니다.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
(이를 TV로 지켜보고 있던 미화원 엄금실) “염병하네!”

(해외로 도피하려는 박현도 회장에게) “덴마크 가려나 보지?”

“29만 원이면 충분하잖아요?”

여기에 현 시국을 꿰뚫는 ‘사이다’ 풍자들이 곳곳에 스며들으니 시청자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나온 박현도 회장의 저 대사는 최순실의 그것과 판박이였고, 해외로 도피하려고 시도하는 박현도 회장을 향해 ‘덴마크’를 언급하는 대목은 최순실의 딸 최유라를 겨냥한 것이 명백했다. 박 회장의 사재를 경리부에 귀속시켰다고 알려주며 “29만 원이면 충분하잖아요?”라고 약올리는 장면은 갑자기 ‘회고록’을 출간한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했다.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김과장>의 시즌2 가능성은 열려있다. 만약 시즌2를 제작하게 된다면, 그때도 당연히 의인인 남궁민과 함께하고 싶다" 

<김과장>의 책임 프로듀서인 김성근 CP는 드라마 성공의 모든 공을 박재범 작가와 남궁민을 비롯한 배우진들에게 돌리면서 시즌2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시청률과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던 tvN <혼술남녀>의 경우에도 시즌2가 제작될 예정이라 하니, <김과장>이 시즌2로 다시 돌아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 중심에 남궁민이 있어야 한다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거악(巨惡)에 맞서서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워준 김성룡 과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 덧붙여서 "나 연기 잘하는데? 연기 대상 받을 건데?" (19회 방송분)라던 남궁민의 바람이 꼭 이뤄지길 희망해 본다. "연초라서 힘든데?"라는 말로 막아서기에 <김과장>이 거둔 성과와 남궁민의 활약이 너무도 크고 강렬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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