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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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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대상 후보 남궁민과 함께 빛났던 <김과장>의 배우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7. 4. 2. 14:45


"나 연기 잘하는데? 연기 대상 받을 건데?"


캐릭터를 100% 활용한 능청스러운 애드리브. KBS2 <김과장>의 히어로 김성룡(남궁민)의 천연덕스러운 코멘트에 빵하고 터져 버렸다.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한 채 마음껏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재미있었던 건 “연초라서 힘든데?”라고 맞받아친 서율(준호)의 또 다른 애드리브였다. 드라마 속에서 티격태격하며 환상적인 ‘브로맨스’를 선보이고 있는 두 사람이 실제로도 최고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와 일체화된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연기, 남궁민이 해내고야만 것이다.



‘김성룡=남궁민’이라는 등식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지금에야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실제로 남궁민은 1순위 캐스팅이 아니었다. 놀랄 일은 아니다. 지난 해 11월에 편성될 예정이었던 <김과장>의 상대는 SBS <푸른바다의 전설>이었다. 전지현과 이민호를 이길 자신이 없었던 KBS2는 <오마이금비>를 ‘땜빵’으로 편성하며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편성이 밀리면서 캐스팅은 난항을 겪었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다음에는 <사임당>이 떡하니 버티고 있지 않겠는가. 결국 잃을 것이 없었던 남궁민에게까지 대본이 건네진 것이다.


‘인기’가 아니라 ‘연기’를 생각하니 답이 나왔다. 남궁민이 누구인가.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살벌한 악역인 남규만 역을 맡아 연기력으로 재평가를 받고, 곧이어 SBS <미녀 공심이>에서 유쾌한 캐릭터인 변호사 안단테 역을 소화하며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강점을 드러냈던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니었던가. 결국 남궁민은 <김과장>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이뤘다. 그는 드라마 한 편을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카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갖춘 1순위 배우로 우뚝 선 것이다.


그나저나 과연 남궁민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물론 현재까지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이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서율의 말처럼 드라마 방송 시기가 ‘연초’라는 것뿐이다. 만약 연말에 걸쳐 방영이 됐다면 이런 물음은 아예 불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해 <태양의 후예>의 경우에 상반기에 종영(4월 14일)했음에도 ‘송송커플’이 공동 대상을 석권했던 점을 미뤄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앞으로 KBS가 내놓을 드라마들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지만, 분명 <김과장>의 남궁민은 KBS 연기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김과장>의 예상밖의 성공의 지분 8할은 남궁민의 것이겠지만, 배우 혼자 열연을 펼친다고 해서 드라마 한 편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한계가 있다. 다시 말해서 연출(이재훈)과 대본(박재범)이 배우가 연기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야 하고, 더불어 협업하는 배우들의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남궁민의 연기에 환호하고 그의 연기 대상 수상을 적극 응원하지만, 그의 연기가 꽃필 수 있도록 도왔던 동료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지 않고 조명해야 한다. 



1. 환상의 브로맨스 '서율'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 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정말 기뻤다. 배우로서 한층 성숙해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김과장>은 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큰 공부가 된 현장이다.”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던 이준호는 초반에는 김성룡과 라이벌 혹은 앙숙 관계를 형성했는데, 이른바 ‘톰과 제리’ 관계라고 할 만큼 결코 밉지 않은 캐릭터였다. 후반부에는 김성룡이 그랬던 것처럼, 서율도 ‘개과천선’해서 박현도 회장이라는 거악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사람이 보여준 브로맨스는 드라마의 한 축이자 가장 익살스럽고 재미있었던 장면들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한편, 이준호가 2PM이라는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람이 많을 텐데, 그만큼 그는 ‘연기’를 통해 선입견을 깬 주인공이기도 하다. 



2. '추부장'


“나도 후달려 나도. 기러기 아빠 뭐 회사 잘리면 끝이지. 진짜로 왜 하려고 그러는지 알아? 뭐 대표이사가 시켜서? 웃기지 말라고 그래. 나도 배 째라고 못한다고 나자빠지면 그만이야. 그러면 서 이사 저 새파란 놈한테 그런 그지 같은 잔소리 안 들어도 되고. 그러니까 진짜로 왜 그러는지 알아? 진짜 폼 나는 일 하는 거 같아서 그래.”


짠내 가득한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던 추 부장, 김원해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해도 부족할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기러기 아빠의 애잔함과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코믹함, 회사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직장 상사로서의 자상함까지. 게다가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는 장면들은 ‘저게 연기가 맞나?’라는 의심을 갖게 만들 정도로 리얼했다. 그야말로 생활 연기의 달인이라고 할까? 김성룡 과장과 므흣한 ‘동거’를 하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끈끈한 우정은 또 하나의 즐거운 감상 포인트였다.



3. 경리부 어벤저스


김성룡 과장 앞뒤 재지 않고 대형 사건들에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었던 버팀목은 바로 경리부 어벤저스였다. 그들이 든든하게 지원을 해줬기에 김성룡은 박현도 회장에 맞서 TQ그룹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언제나 곁에서 힘이 돼줬던 윤하경(남상미) 대리를 비롯해서 이재준 주임(김강현), 원기옥(조현식), 방희진(류혜린), 막내 선상태(김선호)가 바로 그 멤버들이다. 처음에는 ‘족보’ 없는 게다가 ‘사기꾼’스러운 김성룡의 존재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그 진정성을 알아본 뒤부터는 김성룡의 뒤에서 묵묵히 함께 했던 인물들이다. 그리고 막판에 경리부에 합류한 박명석(동하)의 깜짝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경리부 소속은 아니었지만, 언더커버 수사관으로 맹활약했던 홍가운(정혜성)의 밝은 에너지도 언급하지 않으면 섭섭할 일이다.



4. 거악의 중심축, 박현도 라인


“피고인들의 작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회적 파장을 감안하고 도덕적 기업문화 재창조를 위해 박현도 징역 22년, 조민영 징역 7년, 고만근 징역 4년, 이강식 징역 3년에 처한다.”


거악이었던 박현도 회장의 밑에서 ‘나쁜 짓’을 골라서 하던 이른바 ‘박현도 라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조민영(서정연), 고만근(정석용), 이강식(김민상) 등이 바로 그들이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캐릭터’를 잘 살려냈고 그 덕분에 <김과장>은 흥미로운 선악 구도를 밀고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회에서 마침내 수의를 입고 재판정에 출석해 징역 형을 선고받았으니.. 정의가 구현되는 순간이었다. 마침 현실에서도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참으로 시의적절한 드라마였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이유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한다. <김과장>은 연출, 극본, 캐스팅, 연기 등 모든 면에서 잘 맞아떨어졌던 드라마였다. 게다가 ‘타이밍’까지 절묘하게 겹쳤으니 금상첨화라고 해야 할까? 다시 한번 질문을 해보자. 김성룡, 아니 남궁민의 대상 수상은 가능할까? 그 대답은 이미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들이 이미 했는지도 모르겠다. 자, 외쳐보자. “남궁민, 이대로 대상까지 직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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