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집 안이냐 마당이냐, 신뢰도 0% 보호자마저 설득한 강형욱

너의길을가라 2022. 1. 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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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썰매견'으로 그 역사가 오래된 알래스칸 맬러뮤트는 이미 두 차례 KBS2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한 적이 있다. 엄청난 공격성을 보여 강형욱 훈련사도 애를 먹었던 대장군(57회)과 허스키 루나에게 억압당한 채 살고 있어 안쓰러웠던 써니(99회), 둘은 같은 맬러뮤트임에도 완전히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난 3일 방송에 등장한 고민견은 어떨까.

알래스칸 맬러뮤트 믹스견인 라떼(수컷, 2살)는 천진난만한 귀여운 애교쟁이의 모습이었다. 부부 보호자와 라떼, 그들은 어떻게 함께 살게 된 걸까. 남편 보호자는 아내 보호자가 대형견을 키우고 싶어하자, 그 바람을 이뤄주고 싶어 지인의 소개로 라떼를 만나게 주선했다. 하지만 책임감 때문에 주저하던 중에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입양을 결심했던 것이다.  

문제는 그 후에 발생했다. 맬러뮤트는 털 빠짐이 유독 심한데, 남편 보호자는 그 때문에 불만이 있었다. (그렇다고 본인이 청소를 하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남편 보호자는 마당에서 키울 생각으로 데려왔고, 아내 보호자는 마당은 생각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입장 차이가 있었다. 각자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따로 합의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로 개를 키우는 방식이 달랐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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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산책은 어떨까. 아내 보호자와 산책에 나선 라떼는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갔다. 아내 보호자는 급하게 제지했다. 그는 집에서 생활할 때는 라떼가 '앉아', '옆드려'를 곧잘 하는데 중요한 순간에 제지가 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개훌륭>을 꼬박꼬박 챙겨보며 산책 훈련을 하는데 실패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내 보호자는 남편 보호자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산책을 할 때 규칙을 가르치기를 원하는 아내 보호자와 달리, 남편 보호자는 별다른 통제 없이 라떼가 원하는 대로 뛰어가는 방식으로 산책을 했다. 또, 만나는 사람마다 라떼를 자랑하기에 바빴고, 마음껏 만지도록 했다. 아내 보호자는 서로 다른 산책법 때문에 라떼가 통제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밖에도 문제점이 또 있었다. 외부인이 오면 과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라떼는 반가움을 주체하지 못했다. 흥분하면 어김없이 마운팅을 했다.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기에 어린 조카의 방문은 늘 아슬아슬했다. 한편, 남편 보호자가 강형욱에 대한 신뢰도가 전혀 없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였다. 그는 강형욱이 개를 집에서 키우라고 한 부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영상을 통해 이미 라떼의 성향에 대해 파악하고 있던 강형욱은 곧바로 훈련 모드에 돌입했다. 강형욱은 라떼가 자신의 밟을 밝고 있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피하지 않고 계속 밟는 건 고의적인 것이라 지적했다. 라떼에게 일방적인 부분이 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라떼가 마운팅을 하자 보디 블로킹을 하며 밀쳐냈다. 말을 상냥하게 하되 의연하게 대처했다.

"라떼의 놀고자 하는 행동은 헤드록이에요. 헤드록은 하는 사람만 즐거울 수 있죠. 당하면 불쾌하죠." (강형욱)


계속되는 보디 블로킹에 라떼는 금세 시무룩해졌다. 이전에 상대했던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걸 느낀 모양이었다. 강형욱은 라떼의 반응을 '헤드록'에 비유했다. 아내 보호자는 다른 개들도 처음엔 즐겁게 놀다가 금방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며 수긍했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저지해야지 상대가 저지하는 건 공격적인 성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떼를 컨트롤하는 건 보호자의 몫이다.

우선, '라떼 통제하기' 훈련부터 시작했다. 애초에 규칙없이 자란 라떼는 아내 보호자의 통제를 무시했다. 강형욱은 통제할 때는 강단 있고 확고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가며 통제하는 게 아니라 부딪치며 보디 블로킹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하자 라떼는 좀전과 달리 자리에 멈춰섰다. 통제가 됐다면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틈을 보이면 원상태로 돌아가길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린 조카를 향한 마운팅은 어떻게 제지해야 할까. 강형욱은 어린 조카를 발견하고 달려가려는 라떼를 제지했다. 멋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줄을 당기면서 옆으로 블로킹했다. 또, 조카에게 집중하는 걸 막기 위해 거실을 한바퀴 돌았다. 치고 나가려는 낌새가 있으면 단호하게 막아섰다. 평소와는 다른 상황에 라떼는 상당히 당황스러워했다.

중요한 건 확실히 통제된 상태에서 조카를 만나게 하는 것이다. 흥분을 최대한 가라앉힌 후 만나게 해야 했다. 물론 단번에 고쳐지지는 않았다. 차분히 냄새를 맡는가 싶던 라떼는 갑자기 조카를 향해 마운팅을 시도했다. 안심하던 순간 발생한 상황이었다. 아내 보호자는 빠르게 제지했으나 강형욱의 성에 차진 않았다. 강형욱은 줄을 건네받고 보다 강단있게 통제에 나섰다.

그렇게 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강형욱은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의사 표현이 아니라 '소유물로 좋아해'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라떼는 조카와 그 엄마 사이를 써클링하고 있었다. '떨어져!'라는 의사표현이었다. 강형욱은 모성애가 강한 개들은 새끼를 키우지 못한 환경이라 생각되면 새끼를 죽이는 선택을 한다며, 이런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 제일 싫은 사람이 '우리 개는 안 물어요. 괜찮아요. 아이들 만져보게 하세요.'라고 하는 사람이에요." (강형욱)


강형욱은 반려인들은 자신의 개의 공격성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비반려인들이 개를 만날 때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들은 남편 보호자는 마음에 찔렸는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산책을 나가면 라떼를 자랑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시키기 바빴었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이를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다행히 라떼는 약자를 보호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었고, 공격성도 강한 편은 아니었다. 강형욱은 보호자들에게 강단을 가지고 규칙을 세우고 쉴 때와 분리될 때를 구분해서 확실히 가르쳐면 문제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켄넬 훈련까지 마친 후 최종 상담에 나섰다. 강형욱을 의심했던 남편 보호자는 훈련 과정을 지켜보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제 마지막 문제가 남았다. '털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말해서 라떼를 집 안에서 키울 것인가, 마당에서 키울 것인가. 부부 보호자는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을까. 강형욱은 반려인에게 있어 반려견의 털이란 '평생 마주해야 할 사안'이라고 대답했다.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라며 웃어넘겼다. 옆에 있던 이경규도 반려견을 실내에서 키워야 사는 재미가 훨씬 크다며 거들었다.

남편 보호자는 켄넬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며, 처음에는 의심을 했지만 훈련 과정을 지켜보며 '개는 훌륭하다'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아내 보호자도 훈련을 통해 살의 질이 한층 높아질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022년 새해 첫 고민견이었던 라떼가 보호자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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