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제7일』, 위화가 들려주는 가슴 뭉클한 7일간의 이야기

너의길을가라 2013. 10. 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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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중국 작가로 손꼽힌다. 이런 평가에 동의하지만, '과연 한국인들이 중국 작가를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이나 옌롄커, 수퉁 정도가 전부 아닐까 싶다. 솔직히 필자도 중국 소설을 그리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일본 소설과는 달리 번역되어 넘어오는 작품 수가 현격히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소설가 위화를 (작품으로) 처음 만난 건, '소설'이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라는 중국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다룬 에세이였다. 블로그에도 이미 소개를 한 적이 있지만, 이 책을 읽고 위화라는 작가에 흠뻑 빠져버렸고 그의 소설들을 찾아 읽게 됐다. 


그의 대표작인 『허삼관 매혈기』과 『인생』은 굳이 작가의 이름을 들춰보지 않아도, 문체만으로도 '이건 위화의 소설이다'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문체로 작가를 알아맞힐 수 있다는 건, 작가로서 크나큰 목표이자 영광일 것이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개성을 쌓았다는 점에서 위화는 어느 정도는 만족하고 있지 않을까? 아, 『허삼관 매혈기』의 경우에는 하정우가 감독 겸 배우를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제 『제7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설정 자체는 간단하고 특별할 것이 없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주인공 양페이가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자신의 기억들을 재구성하며 이승에서의 인연들을 되새기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다. 양페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과 인연들을 돌아보며,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소설이 전달하고 싶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설정 자체는 별다른 게 없다. 이런 식의 구성은 일본 소설들이 숱하게 보여줬던 것이다. 다만, 특별한 게 있다면 역시 '위화의 아우라'라고 할 수 있다. 위화만의 문체와 위화가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사랑.. 그런 것들이 자칫 평범할 수 있었던 <제7일>에 힘을 불어넣었다. 3년 간의 짧은 결혼 생활 이후 양페이를 떠나버린 아내, 철길에 떨어진(!) 갓난아기 양페이를 거둬 길러준 아버지와의 추억과 재회 장면에선 짠한 마음과 함께 '울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작들에 비하면 살짝 아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위화의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었던 '해학'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던 전작들과 달리 <제7일>은 조금 무겁고, 숙연한 느낌을 준다. '이승과 저승사이'라는 시공간적 배경 때문이었을까? 


 '강추'할 수는 없지만, 위화를 좋아한다면 당연히 읽어야 하는 소설이고.. 못해도 '평타'는 칠 테니 그리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로 책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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