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이승기와 박용택,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

너의길을가라 2013. 12. 1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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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실수와 잘못에 그다지 너그럽지 않다. 한 번의 실수에 타박하고 질타한다. 상대를 주눅들게 만든다. 잘못에 지나치게 냉정하다. 만회의 기회 따위는 주어지지 않는다. 


사실 중요한 건, 실수와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후가 훨씬 더 중요하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 잘못을 반성하는 것 말이다. 만약 누군가가 비난과 싸늘한 눈초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면,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무례(無禮)와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오만(傲慢)이 그원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와 LG의 박용택이 박수를 받는 것 아니겠는가? 



- 출처 : <꽃보다 누나> 방송화면 캡처 - 

'꽃누나' 이승기의 성장, 실수는 빠르게 인정 "완전 내 실수" <마이데일리>


이승기는 참 성실하고 바른 청년이다. 그에게 호감을 갖는 까닭은 단순히 잘생긴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굳이 "근데 애가 너무 착해"라는 이미연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성이 참 괜찮은 젊은 배우"라는 이순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승기는 착하고 인성이 괜찮은 청년이다. 저 유명한 <디스패치>마저도 이승기에게는 두손두발 다 들었다고 하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지난 6일 방송된 <꽃보다 누나>에서 이승기는 이미연과 환전에 대해 의논을 하느라 윤여정과 김자옥을 놓쳐 버렸다. 호텔까지 가는 길을 몰랐던 윤여정과 김자옥은 이승기를 기다리다 스스로 길을 찾아야 했다. 제작진은 이승기에게 "선생님들이 10분이나 기다리셨다. 돌아갈 방향을 먼저 알려드리고 환전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고, 그 자리에서 이승기는 "맞다. 완전 내 실수다"며 자신의 실수를 쿨하게 인정했다. 나름대로 자신의 상황을 변명할 수 있었지만 이승기는 그러지 않았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동안 나의 '변명'들을 가만히 떠올려보자. 그렇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 <이데일리>에서 발췌 - 



'타격왕 논란' 박용택의 쿨한 참회, 훈훈해진 GG <스포츠조선>


야구 마니아들이라면 2009년의 '부끄러운' 타격왕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LG의 박용택과 롯데의 홍성흔은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깨끗한 경쟁이 이뤄졌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애석하게도 LG의 뻔히 보이는 '밀어주기'가 스포츠맨십을 더럽히고 말았다. LG는 홍성흔에게 고의 볼넷을 내주며 타율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았고, 박용택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며 타율을 유지한 끝에 타격왕에 올랐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는 엄청난 논란이 벌어졌고, 박용택은 '부끄러운 타격왕'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사실 '밀어주기'는 스포츠계에서 간혹 벌어지는 일이다. 프로농구에서도 그와 같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4년 우지원과 문경은은 3점슛 상을 차지하기 위해 마지막 경기에서 주구장창 3점슛만 던진 끝에 각각 22개와 21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두 선수의 개인 기록을 위해 스포츠가 희생당한 낯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지난 10일, 박용택은 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단상에 오른 박용택은 수상 소감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참 놀라웠다. "내가 페어플레이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2009년에 내가 '페어'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려고 했다" 4년 전의 일을 스스로 언급하면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것이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가 수상한 상이 '페이플레이상'이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겠지만, 모른 척 슬쩍 넘어갈 수도 있었기에 그의 용기가 새삼 놀랍기만 하다.



이승기와 박용택의 모습을 통해서 문득 돌이켜보게 된다. 나는 실수를 인정하며 살아왔던가? 내 잘못들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견지해왔던가? '변명'의 충동와 '외면'의 유혹에 휩쓸렸던 것은 아닐까? 사람은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고 한다. 그 말은 무작정 실수를 저지르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였을 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를 것이다. 이것은 틀림없는 예언이다. 그럴 때마다 이승기와 박용택의 예를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 잘못을 반성하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 나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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