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80. 원주 문막읍의 찐 맛집 '문막덕곡막국수', 은행나무 보러 왔다가 반했다
반계리 은행나무의 황홀한 노란색이 취해있다보니 어느새 허기가 지기 시작했습니다. 미리 검색해 뒀던 '문막덕곡막국수'로 향했죠. 최근 들어 강원도에 갈 일이 많아서 그런지 막국수를 먹을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막국수는 왜 막국수일까요?
막국수의 어원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는데요. "메밀을 껍질 등을 거르지 않고 거칠게 갈아 면을 뽑은 것에서 비롯된 접두사 '막-'을 국수에 붙인 것"이라는 설과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만들어서 냈다는 점에서 '바로 지금' 등의 뜻을 가진 부사 '막'과 국수가 합쳐진 파생어"라는 설이 그것이죠.
여러분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으신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일단 식당으로 가볼까요? 반계리 은행나무에서 '문막덕곡막국수'까지는 차로 10분 거리이고, 이름에 힌트가 있다시피 문막읍내에서는 조금 외곽에 위치해 있습니다.
문막덕곡막국수
주소 : 강원 원주시 문막읍 원문로 1643
영업 시간 : 10:30 - 20:00 (목요일은 15:00까지)
'문막덕곡막국수'에 도착한 건 13:40경이었는데,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분주해 보였습니다. 식당 앞에 주차장에 차량이 제법 들어서 있었고, 식당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러 온 사람들이 몰려 들었기 때문이겠죠.
2주의 성수기. 은행나무가 노랗게 단풍이 들어있는 그 짧은 기간에는 이 곳도 평소보다 훨씬 바쁜 시간을 보낼 겁니다. 그래서인지 자리 안내, 음식 주문, 서빙 등 전반적인 서비스가 불안정해 보였지만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큰 불만은 없었죠. 정신없는 중에도 친절하게 응대하려고 애쓰시는 게 느껴졌거든요.
옹심이의 식감을 워낙 좋아해서 주문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아쉬웠습니다. 10월에는 (관찰사) 옹심이, 11월에는 떡국을 판매하고 있는 듯합니다. 계획을 조금 수정해서 기본 메뉴인 막국수(곱배기)와 함께 수육, 메밀 전병을 시켰습니다.
기본 반찬으로는 무 김치와 겉절이 김치가 나오더라고요. 무가 달고 맛있어서 만족, 겉절이도 간이 적당해서 만족이었습니다. 기본 반찬이 맛있다면 주 메뉴도 합격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죠. 수육을 시작으로 주문했던 음식들이 차례차례 나와 테이블을 채웠습니다.
막국수는 일단 비빔의 상태로 나오지만, 육수를 따로 제공하기 때문에 당장 혹은 추후에 물막국수로도 먹을 수도 있습니다. 두 가지 스타일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영리한 영업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곱배기로 시켜서 나눠 먹는 건 영리한 손님들의 솔루션이겠죠.)
리뷰에는 육수를 넣어 먹는게 더 맛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비빔으로 먹는 게 훨씬 맛있더라고요. 육수가 새콤(혹은 시큼)한 편이라서 취향을 탈 것 같습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원래 그런 스타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슴슴하니 맛이 좋았던 비빔 스타일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수육은 (국산 돼지고기는 아니지만) 부드럽게 잘 삶아져서 식감도 좋고, 잡내도 나지 않아서 굉장히 열심히 먹었던 메뉴입니다. 쌈장 묻힌 양파와 같이 나오는데, 다양한 텍스처가 느껴지고 상큼해서 좋았습니다. 물론 고추와 마늘에 새우젓 살짝 얹어서 먹으면 금상첨화죠!
메밀 전병은 (시제품이지만) 적당한 겉바속촉에 속이 가득 차 있어서 막국수 한 젓가락 먹은 후에 입에 넣으면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살짝 매콤한 것이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막국수, 수육, 전병까지 삼박자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행복한 점심 식사였답니다.
양껏 배불리 먹었다면 이제 필요한 건 혈당 스파이크를 낮추기 위한 산책이죠. 걷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분들에게는 인근에 있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를 방문하는 걸 추천하고 싶은데요.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해 있는데다 시민에게 개방되어 있어서 단풍철에 찾기 좋은 곳이죠.
캠퍼스 옆 흥업저수지를 걷는 것도, 알록달록하게 조경이 되어 있는 아름다운 캠퍼스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겠죠? 대학교가 주는 에너지와 자연과 어우러진 캠퍼스가 주는 여유로움이 매력적입니다. 주차 공간도 여유가 있어서 편하게 둘러볼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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