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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엄마? '며느라기2' 박하선을 괴롭힌 불가능한 미션

너의길을가라 2022. 2. 26. 19:09

고통스러웠던 입덧의 시기가 지나갔다. 그동안 '임신 증후군'으로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던 사린(박하선)은 갑자기 만두가 먹고 싶어졌다. 무영(권율)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평소 먹지 않던 만두를 두 손으로 집어 먹는 사린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식욕이 돌아온 사린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회사 생활에도 좀더 의욕을 보였다. 과연 사린의 '엄마되기'는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까.

26일 공개된 카카오TV <며느라기2...ing> 8화 '완벽한 엄마가 될 거야.' 편은 과도기를 겪고 있는 사린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회사에 출근한 사린은 의욕이 넘쳤다. 컨디션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도 팀장(김지성)은 식사까지 해야 하는 저녁 미팅은 다른 동료와 함께 다녀오겠다며 말했지만, 사린은 이제 음식 냄새를 맡아도 괜찮다며 본인이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사에 참석하라는 시어머니 기동(문희경)의 전화에도 (조금 머뭇거리긴 했지만) 'OK' 했다. 기동은 "그래, 임신했다고 가만있는 것보다 좀 움직이는 게 애한테도 좋아."라며 반색했다. 점심 시간, 동료는 사린에게 조리원 예약은 했냐며 '조동(조리원 동기)'의 중요성에 대해, '맘카페'와 '문센(문화센터)'에 필요성에 대해 조언했다. 엄마들이 태교와 몸매 관리에 열과 성을 다한다는 얘기였다.

도 팀장은 침울해진 사린에게 "회사에서 욕 나올 때마다 꾹 참는 게 제일 어렵고, 훌륭한 태교야."라며 다독였다. 마음이 조급해진 걸까. 사린은 맘카페에 가입하고서 태교 방법에 대해 검색했다. 다른 예비 엄마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임신부 요가를 배우려는 엄마, 애착 인형을 만든 엄마, 아기 머리 좋아지라고 학습지를 시작한 엄마 등 다들 아기를 위해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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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린 대리, 앞으로 이런 건 그냥 은지 씨한테 맡겨도 돼." (도 팀장)
"제가 뭐 실수했나요?" (사린)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너무 혼자 애쓰지 말라고. 내가 말했잖아. 뭐든 걸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맘은 불가능하다고." (도 팀장)



사린에게 다가온 도 팀장은 혼자 너무 애쓰지 말라고 조언했다. 애초에 슈퍼맘은 불가능하니 서로 도우며 해나가야 한다는 얘기였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삶의 지혜라고 할까. 물론 맞는 말이지만, 아직까지 사린은 자신의 몫은 책임지고 해내고 싶었다. 뭐든지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결국 사린은 퇴근 후 요가원을 찾았다. 하지만 직장인에게는 가능한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다.

집에 도착했더니 구영이 거실에서 '바느질 태교 용품'을 보고 있었다. 구영은 손가락을 많이 움직여야 태아에게 좋다는 얘기를 하며 나중에 함께 하자고 말했다. 지친 사린은 그대로 방에 들어가 쉬려다가 마음을 바꿔 자리를 잡고 바느질 태교에 나섰다. 하품을 연신 하면서도 바느질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 모습이 짠하기만 했다. (태교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막연한 이야기다.)

회사 생활에 태교까지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쓰는 사린은 노력은 계속됐다. 그뿐이 아니다. 아직 '며느라기'도 끝나지 않았다. 주말에는 제사까지 참석해 음식을 만들어야 했다. 구영은 사린을 돕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오히려 집안 어른들의 눈총을 샀다. "아들 눈치가 보여 일을 못 시키겠"다며 좀 쉬고 오라는 기동의 말에 사린은 잠깐 눈을 붙여보지만,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임신했다고 왜 눈치가 보이고, 누가 프로젝트까지 넘기라 그래?" (구영)
"거봐, 구영이 너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모르는 거야. 지금 내 상황이 어떻고, 얼마나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지 넌 모른다고." (사린)



다시 집으로 돌아온 사린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빴다. 구영은 그런 사린이 안쓰러워 "오늘 그냥 쉬고 내일 하자.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든가."라고 만류했다. 그 말이 사린의 심기를 건드렸다. "내 일인데 누구한테 부탁해." 사린은 가뜩이나 임신해서 눈치가 보인다며, 프로젝트까지 넘기라고 해서 불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런 사린의 마음을 구영은 이해하지 못했다.

임신은 여성에게 있어 큰 변화다. 신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는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인 지위도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당장 회사에서도 처지가 곤란해진다. 사린처럼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임신부들은 수많은 편견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남성들은 다르다. 물론 아빠가 된다는 것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겠지만, 그건 여성에 비할 바가 아니다.


여성에게 임신으로 인한 차별은 현실이다. 남양유업의 경우, 2015년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성 팀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비단 남양유업만이 아닐 것이다. 2022년 1월 김회재 더불어미주당 의원은 사업자가 육아휴직 보구기자 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실은 이런 법을 만들어야 할 만큼 심각하다.

여성은 이직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 직무 경력보다 임신과 출산 계획에 대한 질문을 들어야 한다. 솔직히 임신 계획이 있다고 말하면 최종 면접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지난해 7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47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2.8%가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성별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기업은 남성(74.2%)을 여성(25.8%)보다 선호한다고 밝혔다.

여성은 취업 문턱을 넘기도 힘들지만, 회사에 들어간 후에도 승진에 있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상장법인 2246곳의 전체 임원 3만 2205명 중 여성은 고작 1668명, 그러니까 5.2%에 그쳤다. 이는 업무 배치에 있어서 차별을 받을 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업무로부터 배제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렇듯 성차별은 (어느 아둔한 대선 후보의 주장처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는 구영은 "이번 제사도 그래. 일 많았으면 안 갔으면 됐잖아. 누가 너 가라고 등 떠밀었어?"라며 사린의 탓을 했다. 화가 난 사린은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안 했는데, 나 혼자 애쓰고 동동거렸네. 바보처럼 그랬다고."라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과연 구영이 사린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여성이 겪는 차별적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 사린과 구영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건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그래서 끝없이 되물림되는 고질적인 병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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