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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2' 박하선에게 '유퀴즈' 전종관 교수의 말을 전하고 싶다

너의길을가라 2022. 2. 5. 22:42

아침 일찍부터 구영(권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고모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는 엄마의 연락이었다. 구영은 사린(박하선)에게 임신부는 장레식장에 가는 게 아니라며 혼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임신했다'는 한마디면 모든 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린은 아직 임신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은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 오지 못했다고 둘러대기로 했다.

장례식장에 온 구영을 발견한 엄마 기동(문희경)은 왜 혼자 왔냐고 물었다. 구영은 사린과 약속한 대로 회사 핑계를 댔고, 놀란 기동은 토끼눈을 떴다. 그리고 구영은 아빠, 작은 아빠, 형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이동했는데, 결국 한소리를 들어야 했다. 작은 아빠 남해(하성광)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그렇지. 시댁 어르신이 돌아가셨는데."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구일이네야 애 때문에 못 왔다 쳐도 작은 며느리는 이럴 때 와서 일손 좀 돕고, 좀.. 우리 형수님만 혼자 고생 다 시켜."



정작 그렇게 말하는 자신은 일손을 돕지 않고, 술을 마시며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걸까. 흥미로운 건 이 장면에서 장례식장에서 남자들은 테이블이 앉아 술을 마시고 있고, 일을 하고 있는 건 여자들(기동과 미영)이라는 점이다. 이는 <며느라기> 시즌1에서 명절 날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장면과 오버랩 됐다. 장례식장에서조차 노동은 여성의 몫으로 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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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공개된 카카오TV <며느라기2..ing> 5회 '엄마가 된다는 것'에서는 임신부가 된 사린의 변화 과정이 담겼다. 시어머니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사린은 죄송하다는 말부터 꺼냈지만, 시어머니는 왜 진작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았나며 아무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이후 시댁 식구들로부터 축하 메시지가 도착했다. 사린이 비난받는 게 마음 쓰였던 구영이 가족들에게 알린 것이다.

한편, 사린은 임신으로 인한 몸의 변화를 실감했다. '임신 적응기'라고 할까. 평소와 달리 대낮에도 잠이 쏟아져서 꾸벅꾸벅 졸았고, 밤에도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자궁이 커지면서 방광을 압박해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일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도 조금만 앉아 있어도 허리가 뻐근했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체온이 37도까지 올라가는 가벼운 감기 증상도 나타날 것이다.

그밖에도 몸을 위해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았다. 우선, 매일같이 즐겨 마시던 커피를 더 이상 마실 수 없게 됐다. 임신 중 카페인 섭취가 산모와 아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고, 유산 위험을 높인다는 논문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임신 중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300mg 이하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아무래도 임신부 입장에서 카페인 섭취는 부담스럽다.

또, 퇴근 후 맥주 한 잔 하자는 동료들에게 사린은 오늘은 힘들 것 같다고 거절해야 했다. 아직까지 회사에 임신 사실을 알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도 팀장(김지성)은 "혹시 임신 아니야?"라고 물었고, 상사에게까지 숨길 수 없겠다고 판단한 사린은 맞다고 대답했다. 도 팀장은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넸지만, 사린은 심란하기만 했다.

"아직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어요. 어색하기도 하고 자신 없기도 하고, 아무튼 복잡해요." (사린)



회사에도 빨리 말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임신했다고 하면 다들 일에 지장을 줄까봐 걱정부터 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사린은 맡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고, 도 팀장은 "일도 선배지만 엄마로서도 선배잖아. 최선을 다해서 도울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응원했다. 과연 사린의 회사 생활은 별다른 문제 없이 잘 흘러갈 수 있을까.

이처럼 임신은 여성에게 엄청난 큰 변화를 가져온다. 엄마가 된다는 건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한 피로감, 두통, 우울감, 잦은 이뇨감 등 신체적인 변화를 겪는 것뿐만 아니라 점차 배가 불러 오면서 겪는 여러가지 불편들도 감내해야 한다. 또, 술, 카페인, 회, 육회 등 음식에 있어서 제약도 많다. 반대로 몸에 좋다는 음식은 아무리 싫어도 챙겨먹어야 한다.

아마 사린도 얼마 안 가서 임신부에게 좋다는 음식을 꾸역꾸역 먹게 될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몸에 좋다는 음식을 권할 때 그 초점이 엄마가 아니라 태아를 향하는 경우가 많다. '뱃속의 아기를 위해서 잘 챙겨먹어야지'라는 식이다. 엄마를 걱정하기보다 아기를 먼저 챙기는 표현을 어떻게 봐야 할까. 또, 안정을 취하라는 이유로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저는 임신부에게 안정 빼고 다 하라고 해요. 안정기라는 것은 제가 볼 때 제일 안 좋고 독이에요." (전종관 교수)



지난 1월 1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산부인과 전문의 '갓종관' 전종관 교수는 임신부에게 안정과 태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12주까지 안정기'라고 하는 건 오해 중 하나라고 전제하면서 그 시기에 유산되는 아이들이 많은 건 사실이나 그건 유산될 아이가 되는 것일 뿐 임신부의 안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종관 교수가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안정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몸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2주만 안정을 취해도 몸의 근육이 빠지고, 혈전증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임신부에게 쥐약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임신부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전 교수는 '임신부의 삶이 질에 왜 관심을 갖지 않는 거냐'며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꼬집었다.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우리 동네에 임산부랑 애 엄마가 엄청 많은 거 있지?" (사린)
"나도 요즘 애기들만 보면 눈을 못 떼겠다니까. 예전에는 식당에서 막 우는 애들 보면 "아우, 속 답답"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우리 애도 태어나면 저렇게 울까. 그런 생각하고." (구영)



구영은 사린에게 태명을 짓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사린은 생각에 잠기더니 "열무"라고 짓자고 말했다. "열달 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라고, 아기도 나도." 구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사린이 너도?"라고 물었다. 사린은 친정 엄마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아이를 열 달 동안 뱃속에 품고 있는 건 그동안 나도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배우는 거래."라고 대답했다.


물론 사린은 앞으로 엄마가 되어가는 단계를 겪어나갈 것이고, 그만큼 성장하고 성숙해질 것이다. 하지만 엄마 민사린과 대리 민사린 사이에서 불가피한 혼란을 겪을 것이다. 자기 나름대로의 균형을 찾아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죄책감을 갖는다거나 자괴감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딜레마를 겪는다면 전종관 교수의 말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전종관 교수는 태교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막연한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 "일하는 여성들이나 태교할 시간이 없는 경우 죄책감을 느껴요. 더 큰 문제는 아기에게 이상이 생겼을 때 임신부가 태교를 못 해서 그런 거라고 오해합니다."라고 말했다. 임신부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엄마는 자기 일을 잘하면 그걸로 충분해요."라고 조언했다.

임신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린을 비롯해 이 땅의 수 많은 임신부들, 그리고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여성들이 전 교수의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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