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슬픈 알바 공화국.. 근데, 당신도 정말 슬퍼요?

너의길을가라 2013. 3. 3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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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일보>의 메인뉴스는 슬픈 알바 공화 이었다. 작년 기준, 시간제 노동자는 62만 3,000명.. 이는 7년 새 2배나 급증한 숫자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처우가 좋기나 한가? 일본의 '프리터(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들)'들은 적어도 생존의 차원에선 벗어나 있는 듯하다. 물론 그들의 처지가 썩 좋아보이진 않지만 대한민국의 알바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4대 보험에서 제외되는 것은 기본이고, 법정최저임금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프렌차이즈 카페는 주휴수당을 피하려 14시간 근무를 시키는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는 주간 15시간 이상 근무를 시키면 유급휴일 1일을 제공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편의점 알바생들은 유통기한이 살짝 지난 음식들로 배를 채운다. 그 정도면 다행일까? 알바생들의 한끼 식대가 3928원이라는 기사도 있지 않았던가? 


김진숙 지도위원의 트윗을 소개하고자 한다.


커피 체인점이란델 가봤다. 지가 다 갖다먹고 지손으로 치우는데 젤 싼 커피 4300원, 꼬깔콘보다 쪼깨 큰 케잌 한쪽에 5천원. 둘이니 2만원. 거기 알바생이 4시간을 일해야 벌수있는 돈이다. 알바생도 점주도 그저 외국 본사에 착취당하는 이상한 고용관계.



이에 대해 '물뚝심송'님은 이런 트윗을 남겼다.


김진숙 지도의 트윗 내용에는 백퍼센트 공감을 하지만, 저런 트윗이 젊은 계층에는 전혀 먹히지 않고 오히려 위화감과 거부감만 불러 일으킬 확률 역시 백퍼센트. 이게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다.



현실은 처참하다. 알바생들의 삶은 열악하고 곤궁하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트윗은 뼈아프게 꽂힌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트윗에 아주 잠깐 '따끔'하지만 이내 친구(혹은 연인)와의 약속을 잡고 카페의 문을 열어젖힌다. 친절히(?) 인사하는 알바생에게 따뜻한 아메리카노( 혹은 카푸치노, 마끼아또가 될 수도 있겠지)와 달콤한 조각 케이크를 주문한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하하호호', '꺌꺌' 담소를 나눈다. 


현대인(주로 20~30대)에게 카페는 하나의 문화로 기능한다. 커피 물론 비싸다. 케이크도 무지 비싸다. 그럼에도 우리는 카페를 찾는다. 누군가와 약속이 잡히면 어김없이 카페를 찾고, 때로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카페를 찾는다. 카페에서 지출하는 돈은 단지 커피 한 잔에 대한 비용이 아니라, 일종의 '문화'를 소비하는 것이다. 간혹 그것이 '겉멋'이라고 할지라도. 


알바 최저시급이 4860원.. 때로는 커피값이 한 시간의 알바비보다 비싸다. 우리는 그 씁쓸함을 곰곰히 씹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알바들의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사람 값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곧 이러한 말들은 곧 '당위'가 되어 우리를 무겁게 내리누른다. '물뚝심송'님의 말처럼 '위화감'과 '거부감'을 불러 일으킨다. 때로는 이것이 짜증섞인 반발이 되어 날아오기도 한다. "내가 내 돈 쓰겠다는 데 뭐가 문제야" 라는 식으로. 


세상은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갈 곳이 '카페'밖에 없도록.. 그 곳에서 소위 이 시대의 '문화'를 강매하도록.. 푸념은 쉽지만, 정작 우리가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주말 밤.. 괜시리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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