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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 엄마의 육아관을 존중해주세요!

너의길을가라 2014. 1. 2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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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시간에 텔레비전을 켜면 내가 '육아 TV' 채널을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바로 MBC의 '아빠! 어디가?'와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때문인데, 사실 두 프로그램은 상당히 비슷한 포맷이다. 기본적으로 '아빠가 아이들을 돌본다'는 바탕은 같다. '아빠! 어디가?'의 경우에는 여행을 떠난다는 컨셉이라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엔 생활밀착형이다. '아빠! 어디가?'가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각개전투와 같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어디가?'의 대박으로 '아이가 나오면 성공한다'는 공식에 맞춰 KBS에서 부랴부랴 준비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아빠'의 '육아'라는 컨셉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추사랑'이 있다. 최근까지는 '추사랑'이 압도적인 사랑스러움을 뽐내며 관심을 독차지했지만, 지난주부터는 이휘재 씨의 가족이 방송을 타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휘재 씨 가족의 방송분에서는 지난 주와 이번 주에 걸쳐 할머니의 육아관과 엄마의 육아관이 충돌(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첫 번째 충돌은 '보행기(步行器)' 때문이었다. (보행기 회사에 악감정은 없지만) 보행기가 그 이름과 용도와는 달리 도리어 아이들이 걸음마를 떼는 데 방해가 되고, 전복(顚覆)의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문정원 씨(이휘재 씨의 아내)도 그러한 이유 때문에 쌍둥이들을 보행기에 태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휘재 씨의 어머니는 보행기를 1달 간 대여를 했고, 결국 자신의 생일을 맞아 집에 찾아 온 쌍둥이들을 보행기에 태웠다. 반대를 하던 이휘재 씨에겐 "니들도 다 보행기 태우고 컸다. 잘만 걸었다"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두 번째 충돌은 '음식' 때문이었는데, 평소에 문정원 씨는 쌍둥이들에게 이유식이나 간이 안 된 음식만을 먹였지만, 이휘재 씨의 어머니는 무신경하게도(?) 혹은 넘치는 사랑으로 버터와 생크림이 들어간 으깬 감자를 먹였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문정원 씨는 "버터, 생크림이 들어있는 감자를 먹였다니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어머니 기분 좋으실 때 나중에 협상을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웃으면서 넘겼지만 난색을 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주부터 예고된 할머니와 엄마의 육아법이 충돌하는 모습이 이번 방송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중간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이휘재 씨도 곤란하겠지만, 무엇보다 문정원 씨도 곤혹스러울 것이다. 대놓고 시어머니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기분 좋으실 때 협상'을 들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가 참 안쓰럽다. 어째서 아이들의 엄마인 문정원 씨가 '육아법'을 놓고 협상을 벌여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실 이 문제는 아주 심플하다. 엄마가 반대하는 보행기를 할머니가 굳이 태울 이유가 없으며, 엄마가 반대하는 음식을 할머니가 굳이 먹일 이유가 없다. 육아의 우선권(이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은 분명 엄마에게 있다. 그 육아방식이 아이에게 해가 된다거나 기괴한 것이 아닌 이상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다른 가족들은 그에 따라주는 것이 맞다. 


이휘재 씨의 어머니도 아이들을 키워왔고, 그만의 육아관이 있을 것이다. 또, 손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오죽 크겠는가. 그렇지만 '쌍둥이'는 엄연히 이휘재 씨와 문정원 씨의 아이다. 그렇다면 아들과 며느리의 육아관을 존중해줘야 한다. 보행기의 위험성이 단 1%라도 있다면 가급적 피하는 게 맞고, 음식의 경우에도 아이에게 해가 되는 것이라면 피해는 것이 맞다. 문정원 씨의 주장에서 잘못된 점이 있는 것 같진 않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여준 고부 간의 갈등은 흥미로운 요소이면서, 가족 간에 흔히 벌어지는 갈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잘 보여주는 예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우선권'과 '존중'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집안의 어른이고, 육아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육아관의 우선권을 인정하고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른 가족들이 중간에서 곤란을 겪지도 않고, 아이들도 일관된 육아 방식을 경험하며 혼란을 겪지 않을 것이다. 부디 엄마와 할머니 간의 '협상'이 무사히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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