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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의 진짜 사생활? 시청자는 궁금하지 않아요!

너의길을가라 2014. 1. 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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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EN>에서 발췌 



이은을 비난하고 싶진 않다. 그가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것이 잘못은 아니니까. 아, 이은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지금은 깔끔하게 잊혔지만 (가끔 자료 화면으로 한 번씩 등장하는 정도?), 이은은 2000년대 초 독특한 컨셉(인도 컨셉?)으로 나름대로 한 인기를 누렸던 '샤크라'의 멤버였다. '샤크라'를 딱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황보와 정려원 등 4명의 멤버 중에서 '이은'을 조금 더 관심있게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 샤크라의 멤버들이 연기나 예능 등의 개인 활동을 하면서 팀이 붕괴되기도 했고, 려원의 탈퇴에 이어 이은이 갑잡스러운 결혼과 함께 탈퇴를 하게 되면서 샤크라는 자연스레 해체 수순을 밟았다.


그렇게 사라졌던 이은이 다시 방송에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SBS에서 기획한 '오 마이 베이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이다. 물론 그 프로그램에는 '이은' 혼자만 출연하는 것은 아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SBS <자기야>처럼 여러 가족을 섭외하고, 각자의 모습들을 담아 편집해서 내보내는 식이다. 문제는 '오 마이 베이비'가 이은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 다시 말해서 기획 의도다. '그동안 공개한 적 없는 로열 패밀리의 진짜 사생활'을 보여주겠다나? 



- <OSEN>에서 발췌 



그러면서 이은의 남편이 프로골퍼 권 씨이며, 70만 평 골프 리조트의 상속자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재벌가의 며느리'라는 타이틀도 붙였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예고편에는 이은의 육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눈물까지 흘린다. 물론 재벌이든 서민이든 간에 육아는 어렵고 힘든 일이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지만,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재벌가의 며느리도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어떤 사람의 무의식까지 가면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근원이 있고 동기가 있어요. '환자는 언제나 옳다'는 말도 무의식까지 사람을 깊이 이해했을 때 나오는 거죠. 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이 다 옳죠.


정혜신 박사는 『다른 길이 있다』라는 책에서 김두식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개인적 차원에서 필자는 이은을 비난할 생각도 없고, 가능하면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파'를 탔을 때, 시청자의 입장에서 SBS의 '오 마이 베이비'를 비판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게다가 우리는 '정신과 의사'도 아니다. 이은과 무의식까지 공유할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고.


이은이 왜 저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다. 대중들의 관심이 그리워진 것일까? 아니면 제작진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것일까? '이은 씨, 이거 대박이야!' 필자가 과문(寡聞)한 탓인지는 몰라도, '재벌가의 일상'을 접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굳이 짐작해보지 않아도 뻔한 것 아닐까? 재벌가 며느리가 육아가 어렵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맞벌이에 지친 젊은 부부와 돈 걱정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얼마나 '가증'스럽게 비춰지겠는가? 왜 우리가 그 '꼴'을 보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관찰예능'이 대세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시청자들이 '어디까지' 관찰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연예인들이 좋은 관찰 대상이라는 것도 인정하지만, 이제는 그 수준이 관음증(觀淫症)에 다다른 것은 아닐까? 기존의 방송들이 '아빠들의 육아', '장모과 사위의 일상', '배우들의 배낭여행' 정도의 컨셉에서 위화감을 최소화했다면, 이제는 대놓고 '재벌가'라는 타이틀을 가져다 쓰면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방송국들은 점점 더 자극적인 소재들로 시청자들의 관음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어느새 피핑 톰(Peeping Tom)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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