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수상소감 논란? 막장 시상식 연출한 MBC가 문제!

연말마다 돌아오는 시상식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다.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방송사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화제가 되면 그만이라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막장' 시상식을 '연출'할 수 있겠는가? 상의 권위가 떨어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 공동 수상은 이제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젠 남발을 넘어 퍼주기로 치달았다. '연기상'의 기준은 '연기'가 아니라 '시청률'과 '참석 여부'로 결정된다. 방송사의 연말 파티 정도로 봐주기에는 도가 지나치다. 

2013년 '시상식'의 가장 '대박 사건'은 MBC가 만들어냈다. 지난 30일 열린 '2013 MBC 연기대상' 시상식은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 애초부터 스타들의 불참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이 빠지긴 했지만, 이 정도로 '막장'을 보여주리라곤 예상을 못했었다. 막장 드라마의 산실 MBC를 과소평가한 것일까? 

- <조이뉴스24>에서 발췌 - 

공동 수상은 남발됐고, 시상의 기준은 속 보이게도 '참석자'와 '시청률'에 맞춰져 있었다.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투윅스>와 <여왕의 교실>은 철저히 외면됐고, 이준기와 고현정은 아무런 상도 수상하지 못했다. 누리꾼들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았던 <오로라 공주>와 <백년의 유산>은 승승장구했다. 하이라이트는 하지원의 대상 수상이었다. 물론 하지원은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그러나 <기황후>라는 작품이 2013년의 대상 시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 물론 이러한 기준은 지난해 <마의>의 조승우를 통해 깨졌으니 '상관 없다'고 답해야 하는 걸까? 

<구가의 서>의 수지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수지의 연기가 '최우수상'을 수상할 만큼의 것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까지는 납득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시상식의 권위를 내팽개친 MBC가 비난의 타깃이 된 것 아니라 애꿎게도 수지가 과녁이 되었다는 점이다.

수지 수상소감 태도불량?..타 배우들 못마땅 표정?? <데일리안>

참 나쁜 언론이다. <데일리안> 말이다. 보도 내용을 좀 살펴보자.

특히 수지는 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몸을 옆으로 기울이거나 갑자기 웃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를 지켜보던 객석의 다른 배우들 역시 무표정으로 일관, 수상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1. <데일리안>이 캡처해서 올린 사진 

2. <오마이뉴스>가 그에 대한 반격으로 캡처해서 올린 사진

'MBC 연기대상' 수지에게 불똥 튄 태도논란, 무엇이 문제였나 <서울경제>

수지 수상소감 논란?..방송 다시 보세요 <오마이뉴스> 

신은경 "수지 소감이 못마땅해? 오해..귀엽고 예뻤다" <조이뉴스24>

<오마이뉴스>가 지적한 부분을 살펴보자.

일부 기사가 수지의 태도 논란을 보도하며 근거로 내세운 것은 현장에 있던 선배 연기자들의 무표정한 얼굴들이 포착된 화면이다. 그런데 이 화면 캡처를 근거로 수지의 수상 태도가 선배들의 불만을 자초하며 논란을 일으켰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행태야말로 심각한 사실왜곡이 아닐까 싶다. 수지가 당황한 듯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며 보여준 행동들에 객석에 앉은 많은 선배 연기자들은 미소를 짓거나 함께 웃어주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유튜브에 올라온 당시 화면을 보기만 해도 쉽게 알 수 있다. 여러 언론사가 지적한 것처럼 선배 배우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포착된 순간은 수지가 무대 위로 올라 수상소감을 말하기 전이거나 말하는 초반이다. 조재현의 표정이 가장 굳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르게 불쾌해 하는 표정들은 찾을 수 없다.

캡처라는 것은 사실 좀 위험하다. 순간적인 장면이 담기기 때문에 '왜곡'의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훈련'된 연예인이라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웃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긴장 상태가 지속되다보면 어느 순간 표정이 풀리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특히, <데일리안>의 기사와 캡처가 더욱 '나쁜' 것은 순서와 맥락을 뒤집어 버렸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MBC가 수지에게 최우수상을 시상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볼 때 무리수였다. 참가자 명단을 고려해서, 유일한 참가자인 수지를 선택한 것 같다는 인상이다. 차라리 우수상을 시상했다면 어땠을까? 수지도 마음 편히 상을 받고, 시청자들도 기꺼이 축하의 박수를 보냇을 것이다.  

결국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야 할 대상은 최우수상을 '수상'한 수지가 아니라 최우수상을 '시상'한 MBC여야 한다. 또, 특정한 개인에 대한 악감정을 기사로 담아내거나 가십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의도된 기사를 쓰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쓸데없는 논란 때문에 신은경은 아침부터 '해명'을 해야 하는 웃픈 일까지 벌어졌다. 설령 수지의 수상 소감이 보기에 조금 마뜩잖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태도 불량'으로 보기보다는 극도의 긴장 때문에 벌어진 실수들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닐까? 

막장 시상식을 연출한 MBC를 비판하지 못하고, 상처받기 쉬운 특정 개인을 '마녀사냥'하는 것이 '언론'이 할 짓은 아닌 것 같다. 분명히 하자. '수상'이 문제가 아니라 '시상'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