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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앓고 있는 대한민국, 개그콘서트를 허하라!

너의길을가라 2014. 5. 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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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6일 째에 접어들었다. 여전히 실종자 수색은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 분노는 곧바로 온갖 문제투성이인 청해진해운으로 향했다. 구조 작업이 계속됐지만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다. 국민들은 무능력한 해경과 국가적 재난에 대해 제대로 된 매뉴얼조차 갖추지 못한 정부에 분노했다. 


해경, 언딘 위해 UDT 잠수 막았다 <한겨레>


'세월호 참사'의 진실들, 가려져 있던 그 실체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국민들을 또 다시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해경이 민간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가 세월호 현장 잠수를 먼저 해야 한다는 이유로 특수전전단(UDT/SEAL)과 해난구조대(SSU) 최정예 요원들의 투입을 막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증명한 내용이다. 이로써 최고의 해난 구조 장비와 경험을 갖추고 있는 특수전전단과 해난구조대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초기에 투입되지 않았던 이유가 밝혀졌다. 그 배경에는 '언딘'이 있었다. 결국 급박했던 '골든 타임'은 허망하게 지나가버렸다. 이 끔찍한 사건의 이면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추악한 면이 감춰져 있었다. 


- <국민일보>에서 발췌 -


"자꾸만 눈물이 나요" 전국민이 우울 증후군 <주간경향>

식음전폐에 불면증까지..집단우울에 빠진 대한민국 <한국일보>


대리외상증후군(Vicarious Trauma) : 사건 · 사고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간접 경험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빠지는 경우


이런 뉴스들을 접하면서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다수의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대리외상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고, 과거에 사고 등으로 인해 가족 등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세월호 참사'를 통해 깊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아이가 손가락 끝만 다쳤는데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생때같은 아이를 가슴에 묻은 부모들의 마음은 어떻겠냐",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부모의 마음은 같다. 혹시라도 구조됐을 아이가 있을까 해서 밤새 텔레비전을 켜놓고 선잠을 자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고 있다.


안타까운 마음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도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이 자리에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대책 없는 정부에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도 그 화가 가슴속 깊이 꽉 차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국민들도 아무리 화를 내도 (희생자들이) 돌아가신 걸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또, 대학생 이희진 씨는 "어쩌면 나 자신을 위해서 나온 거죠. 추모제 자리라도 나와야 마음 가라앉히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라고 말했다. 



- <주간경향>에서 발췌 - 


이와 관련해서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 원인을 규명하고 제대로 된 지원과 분명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신뢰를 회복하는 게 정신적 외상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미디어를 통해 심리적 고통과 불안이 깊어질 수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과는 별개로 재난 방송을 반복 시청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예능의 정상화'일 것이다. 일부 예능은 이미 방송을 시작한 상태이지만, 여전히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국민적 애도의 시기라는 이유로 방송을 자제하고 있다. 필자는 그러한 입장을 존중한다. 또, 그랬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참사가 일어난 지 2주일이 넘게 지났다. 언제까지나 웃음을 제거한 채 살아갈 수는 없다. 많은 국민들이 대리외상증후군 등 집단적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웃음이 아닌 건강한 웃음은 이러한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개그콘서트'의 경우 5월 4일에도 결방이 결정됐다고 한다. 이로써 개그콘서트는 3주 째 방송을 쉬게 됐다. 개콘 관계자는 "결방에 이어 오는 5월 7일 녹화도 불투명한 상태다. '개그콘서트'가 개그프로그램인 만큼 당분간 방송이나 녹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 TvN의 '코미디 빅리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런 개그 프로그램의 정상화는 국민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되찾아준다는 이유 말고도 개그맨들의 생계라는 측면에서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이 방송되지 않으면 개그맨들은 출연료를 받을 수 없다. 방영횟수를 정해두고 그에 따라 돈을 받는 드라마의 경우에는 결방이 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예능을 비롯한 개그 프로그램은 다르다. 예능의 경우에는 출연료가 고가인 인기 예능인 위주이기 때문에 생계에 큰 타격이 없겠지만,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개그 콘서트의 회당 출연료는 최하(6등급) 49만 9,000원이다. 신인 개그맨들이 받는 금액이다. 이들에겐 이것이 수입의 전부다. 결방은 곧 무수입을 뜻한다. 개그맨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사정도 나을 것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환경과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이들은 방송이 없으면 수입원이 없다.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다른 개그 프로그램은 시청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해선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경우 그 사고(思考)와 역량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매우 민감한 시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분위기에 맞게 알맞은 소재를 선정해서 훌륭한 개그를 선보일 것이라 믿는다. 또, 그러한 건강한 웃음을 전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 믿는다. 


'웃음'을 막기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오히려 과거 '동혁이형'과 같은 캐릭터가 절실한 것 아닌가? 이런 시기일수록 총체적 난국을 신랄하게 꼬집는 비판적 시각을 갖춘 코미디가 요구되는 것 아닐까? 부디 개그콘서트를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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