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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 장가가기 프로젝트>, 노홍철의 당선이 위험한 이유

너의길을가라 2014. 5. 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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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이끌 차세대 리더를 뽑는 <선택 2014 특집>은 온 · 오프를 합쳐 무려 45만 8398 명이 참여할 정도로 전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6 · 4 지방선거와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신의 한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박명수, 정준하, 하하가 중도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정형돈(나), 유재석(다), 노홍철(라) 세 명의 후보가 최종적으로 출마를 했고, 우리는 그 선거 결과를 다음 주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선거 초반에 가장 각광을 받았던 후보는 다름아난 노홍철 후보였다. 그가 내세운 공약들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비밀 없는, 투명한 방송'이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가족과 사생활을 전 국민이 함께 공유하는 것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는 최근의 방송 풍토, 즉 너나없이 방송에 가족을 출연시켜 '한탕'을 실현하고자 하는 방송 트렌드와 결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다른 멤버들은 노홍철의 공약에 우려를 표했다. 유재석은 방송에서 '가족 공개' 등의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을 '손 쉬운 방법'이라고 말하면서, "방송에서도 언급했지만 다른 방법을 많은 분들, 제작진 등과 상의할 것이다. 그럼에도 손 쉬운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면 상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과연 노홍철 후보의 '사생활 공개' 공약은 바람직한 것일까? 그것이 지금의 <무한도전>, 앞으로의 <무한도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인 것일까? 아니, 이렇게 묻는 것이 보다 적확할 것 같다. 그것이 <무한도전>과 9년을 함께 한 가족과 같은 시청자들을 위한 일일까? 



어제(24일) 방송됐던 <노홍철의 장가가기 프로젝트>는 <선택 2014 특집>에 집중해야 하는 제작진을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편성한 성격이 컸다. 하지만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제작진은 이를 단발성 방송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끌고 나가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격하게 표현하면 어제 방송된 무한도전 <노홍철의 장가가기 프로젝트>는 노홍철에게 바쳐질 제물을 고르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연예인과 일반인을 짝 지어 주는 맞선은 이미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됐던 터라 식상한 측면이 있었을 뿐더러 그 때마다 수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애초부터 그것이 순수한 맞선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유명세를 노린 일부 연예인 지망생들의 '통로'로 활용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미 몇몇 등장 인물들은 무한도전'빨'을 톡톡이 보고 있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은 똑같은 소재라고 해도 <무한도전>이 하면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과연 <무한도전>의 '맞선'은 달랐을까? 애석하게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장가를 가야하는 노홍철을 위해 '신붓감'을 찾아다니는 멤버들의 모습들은 예능적 재미를 주기도 했지만, 일부 방송 내용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길거리를 다니면서 노홍철의 '조건'에 맞는 여성들을 찾아다니면서, 대놓고 여성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은 이것이 기존의 <무한도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굳이 노홍철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상형 혹은 취향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방송을 전파를 타게 된다면 보다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취향 혹은 성향들이 고스란히 노출될 때, 그것이 가져올 파장과 논란을 감안해야 한다. 이제 <무한도전>이 오래된 시청자들조차도 '노홍철, 장가는 네가 알아서 가라'고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이번 프로젝트를 다시 원점부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노홍철의 장가가기 프로젝트>는 노홍철 후보의 '사생활 공개'가 시청률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역설적으로 노홍철 후보가 당선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각인시킨 셈이다. 제작진이 이를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어제 방송으로 인해 노홍철 후보의 공약인 멤버들의 '사생활 공개'가 얼마나 위험한 공약인지, 더불어 노홍철 후보의 당선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이번 기회가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뽑힐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는 이러한 비판을 십분 감안해서 <노홍철의 장가가기 프로젝트>를 엎어버리는 선택을 함으로써 선거의 의미를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건 어떨까? 


그러자면 노홍철을 제외한 다른 후보가 당선이 되어야겠지만.. 설마 노홍철의 썸 '과정', 연애 '과정', '결혼' 과정을 중계를 보듯 지켜봐야 하는 일은 생기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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