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불륜, 대한민국을 관통하다! 불륜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너의길을가라 2014. 3.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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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슈는 '불륜'이다.

 

옥소리, 눈물 헛되지 않을 컴백 될까 <티브이데일리>

'밀회'가 건드린 대중의 욕구..'은밀함'은 늘 옳다 <이데일리>

송윤아 악플러 고소 "설경구와 결혼 악플에 심적 고통..형사 고소 진행"  <스포츠조선>

 

신호탄은 배우 옥소리가 쏘아 올렸다. 그는 지난 20일,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대중 앞에 나설 자신이 없었다"면서 자신의 근황을 털어놓았다. '가십거리'로서는 아주 훌륭한 이야기지만, 그 내용을 이 글에서 시시콜콜 전할 생각은 없다. 거칠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그는 '불륜'을 저질(?)렀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김희애와 유아인이 대중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케미'를 선보이고 있는 격정 멜로 드라마 <밀회>는 어떠한가? 클래식을 접목시키면서 '우아한' 상류 계층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 <밀회>는 '불륜 드라마'다. 물론 '불륜'을 다룬 드라마는 일 년 내내 방송되지만, <밀회>가 더 큰 파장을 일으키는 까닭은 설득력이 있는 데다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데 있다.

 

배우 송윤아가 '악플러'를 고소하면서, 다시 한번 더 붉어지게 된 송윤아와 설경구를 둘러싼 악성루머(혹은 일부의 진실)의 핵심도 결국은 '불륜'이다. 역시 그와 관련된 세세한 이야기는 전하지 않겠다.

 

 

사람들은 '불륜'과 관계된 연예인이나 드라마 등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 당연한 일이다. '바람', 다시 말해서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트린 행위를 일컫는 말이 '불륜(不倫)'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난 데가 있'다는 뜻 아닌가? (그렇다면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벗어나게끔 원인을 제공한 상대방에겐 어떤 '이름'을 붙여줘야 하는 것일까?)

 

불륜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굳히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타인의 사생활에 개입해서 '정의의 사도' 역할을 자처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배우 옥소리와 송윤아 등에게 가해진 '악성 댓글'은 매우 심각한 수준의 폭력이다. '불륜이 나쁘다'고 해서 그에 대해 '악성 댓글'을 달아야 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진실'을 알지 못한다. 아니,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모든' 진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는 부분의 진실만을 인지할 뿐이다. 타인의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곧 '폭력'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고자 글을 쓴 건 아니다. '불륜'이 이처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면, '불륜'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불륜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지 않은가? 결국 '불륜'은 행복하지 않은 가정 생활에서 비롯된 결과물인 셈이다. 명확한 수치를 알 순 없지만(당연한 이야기다), 실제로 '불륜' 혹은 '바람(외도)'의 비율은 상당히 높다.

 

프랑스 기혼남성 2명중 1명, 여성 3명중 1명 '바람 피우는 중'이라고. <세계일보>

'바람난 배우자 때문에 이혼' 남성 비율이 높아진 이유 <한국경제>

 

프랑스의 여론조사 기관 Ifop가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사한 결과, 프랑스 남성의 55%와 여성의 32%가 '외도 중'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프랑스의 것이니 대한민국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흥미로운 조사가 하나 더 있는데,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가 실시한 설문조사(이건 대한민국)에 따르면, 이혼 사유를 묻는 질문에 여성의 15.3%, 남성의 17.7%가 '전 배우자의 부정행위'라고 답했다고 한다. 배우자의 '불륜'을 확인하고도 자녀 문제나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참고' 사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테니까 실제로 '불륜'의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떤 분들에겐 놀라운 결과이겠지만, 사실 그다지 낯선 수치는 아니다. 한적한 오후에 도심 외곽의 식당이나 카페를 나가보라. 수많은 커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모두 부부나 (불륜이 아닌) 커플일까? 물론 대놓고 물어볼 순 없는 부분이다. 기혼 남성의 경우, 기혼 여성보다 사회생활의 비중이 높다. 당연히 이성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썸'을 타는 것은 물론 유혹에 휩쓸릴 수 있다. 또, 각자 '불륜'의 정의(定義)가 다르다는 것도 생각해 볼 지점이다. 마음을 주지 않으면, 다시 말해서 몸만 주면 불륜이 아닌 걸까? 이런 놀랍도록 복잡한 개념은 사회 생활을 위한 '접대'를 정당화하기 위해 남성들이 만들어 낸 것일 가능성이 높다.

 

 

- <우먼센스>에서 발췌 -

 

기혼 남성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내와의 성관계가 불만족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기혼 여성이 다른 남성을 만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물론 여성은 경우는 남성보다는 이유가 다양하다. (남성 차별인가?) 결혼 후 여성은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잃는다. '엄마'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오는 자괴감은 생각보다 크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여자'로 대해준다면 어떨까? 이는 남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그들은 언제나 '여자'이거나 '남자'이고 싶어 한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결국 '곁눈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불륜'을 저지르진 않는다. '불륜'을 향한 따끔한 질타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도덕적 우월감'이라고 할까? 거기에는 상황적인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개인 간의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사람마다 강한 영역과 약한 영역이 따로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 '비판(혹은 비난')'에 관한 것은 아니므로 이 문제는 접어두기로 하자.

 

불륜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옥소리'를 욕하고, '송윤아'를 욕한다고 해서 불륜이 사라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밀회>를 시청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륜이 없어지지 않는다. 불륜의 원인을 짚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핵심은 '불륜'이 아니라 '행복하지 않은 가정'이어야 한다. 간통을 처벌하거나 불륜을 저지른 이들에게 도덕적 비난을 가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 행복하지 않은 가정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해답의 실마라는 옥소리의 말에 담겨 있을지 모른다.

 

"꾸준히 날 기다려준 사람이다. 2007년 처음 만났을 당시 총각이였고, 젊었다. 6살이나 아래다. 내가 그 사람을 붙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였다. 소송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계속 옆에 있더라. 변함없는 모습으로 날 대해줬다."

 

 

"지금도 욱하잖아 내말에, 불륜은 상대방의 영혼을 죽이는거야"

 

'불륜'을 정면으로 다룬 <따뜻한 말 한마디>는 그것의 적나라한, 게다가 현실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제안했다. '부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익숙해진 부부가 권태기에 빠져들고, 그로 인해 '불륜'이 찾아올 때 그것이 가져오는 '파국'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프고 괴로운 것이다. 이를 회복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회복이 아니라 '이혼'으로 귀결된다. 그렇다고 이를 모두 싸잡아 비난할 순 없다. 단지 한 순간의 격정적인 사랑으로 인한 '불륜'도 있겠지만, 너무도 불행한 가정을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의 성격의 '불륜'도 있는 법이니까.

 

'불륜이 나쁜 것'이라면, '가정이 소중한 것'이라면 답은 하나다. 가정을 지켜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지킬 것이냐,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다. 부부 간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 뻔하지만 기본이 중요하다. 아내에 대한 '남자로서의'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 남편에 대한 배려 같은 예의와 존중이 필요하다. 연애하던 시절로 되돌아갈 순 없겠지만(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서로를 '남자'와 '여자'로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물론 우리는 대체로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 '가족끼리 뭘~'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그리고 나중에야 '뒤통수'를 맞았다고 분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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