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이승환, 그의 존재가 빛나는 이유

너의길을가라 2014. 3. 2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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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뉴스>에서 발췌 - 


브루스 스프링스틴, 기네스 펠트로, 비욘세, 조지 클루니, 수잔 서랜던, 톰 행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밴 애플렉, 스칼렛 요한슨, 스티비 원더, 윌 스미스, 조디 포스터, 스티븐 스필버그의 공통점은? 이들은 민주당의 지지자이면서, 지난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를 지지한 대표적인 셀러브리티(Celebrity)이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지지를 표현한다. 물론 공화당에도 유명인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키드락, 테드 뉴전트, 존 오헐리, 제리 브룩하이머 등이다. 이들은 선거 캠페인에 참여하거나 노래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기부금을 모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캠프에 지원하기도 한다. 간혹 이들의 과격한 발언들이 논란을 일으키지만, 미국에선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런 '짓(?)'을 했다간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흠씬 두들겨 맞아야 한다. 쏟아지는 비난은 그렇다치더라도, 당장 방송을 비롯한 일거리가 끊긴다. 산 사람 입에 거미줄 치기 십상이다. 당연히 대한민국의 셀러브리티(Celebrity)들은 몸을 사린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그런 '짓'을 하는 셀러브리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에 줄을 대고자 하는 '검은 속내'를 가진 이들은 대놓고 정치인의 손을 잡는다. 순수한 지지와는 거리가 있다.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박수를 받긴 어렵다. 



- <뉴스엔>에서 발췌 - 


물론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성향만을 드러내는 셀러브리티도 있다. 대통령 선거가 되면, 각 대선후보의 캠프에는 연예인 캠프가 들어선다. 나름대로 이름 있는 셀러브리티의 이름이 언급되곤 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진 않았다. 그저 이름만 빌려준 정도랄까? 그런 의미에서 가수 이은미와 배우 김여진, 배우 권해효가 보여준 모습은 반가운 것이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 캠프 멘토에 합류해 자신의 재능을 적극 발휘하며 선거를 도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그러했다. 또, 그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매우 긍정적인 것이었다. 특정 후보를 지지했던 한 중견배우처럼 'OOO가 대통령이 안 되면 할복을 해야 한다'는 식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필자는 그 중견배우의 정치적 발언과 참여 자체는 찬성한다)


물론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양분되곤 한다. 필자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연예인들의 정치적 참여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생각의 다름은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표현하면, 그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이 비난뿐이라면 다행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방송에 출연하기가 어려워진다. 정치적 성향 때문에 방송 섭외가 어렵다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그 피해는 소위 '친노' 연예인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듯 하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연예인들이 정치적 성향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인터넷에서 '까이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수입'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진 않을 것이다. 




- <마이데일리>에서 발췌 - 


이러한 모습들은 영락없이 정치적 후진국 대한민국을 묘사한다.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는 풍토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최근에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 연예인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승환이다.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前)'로 컴백한 그는 앨범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헌가인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란 곡을 담았다. 처음에는 "추모곡이 아닌 존경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정치적 소신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성향이나 취향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던 그의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텐아시아>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자. 


Q. 도종환 시인이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의 작사에 참여했다. 

이승환: '봉하 음악회'에 참여하면서 도종환 시인을 뵙게 됐다. 내가 잘 쓰는 가사는 실연 당한 남자의 찌질한 이야기, 또는 유머러스하고 아기자기한 가사다. 이 곡은 깊이 있는 가사가 있었으면 해서 도종환 시인에게 부탁을 하게 됐다. 도종환 시인은 본인의 시에 누군가 멜로디를 붙인 적은 있지만 멜로디에 맞는 노래 가사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내일은 도종환 시인의 자선공연에 참석할 예정이다. 서로 품앗이 하는 거지. 


Q. 이 노래에서 '함께 하고픈 누군가'가 누구인가? 

이승환: 노무현 대통령이다. 본인은 그런 가사가 아니라고 하시는데 난 이 노래를 부르면서 계속 노무현 대통령이 떠올랐다. 도종환 시인은 노래를 해석하는 것은 가수의 몫이라고 하셔서 난 그렇게 불렀다. 노무현 대통령을 위한 헌가다. 


Q. 지금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조금 민감할 수도 있다. 부담스럽지 않나? 

이승환: 주변 사람들이 그러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난 가수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말리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시민의 입장에서 내가 좋고 싫은 것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노래에 어떤 선동적인 것은 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노래하는 트리뷰트의 성격이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좀 무섭다.


이승환 "난 누워서 침 뱉기의 달인"(인터뷰) <텐아시아>


'주변 사람들이 그러지 말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좀 무섭다'는 그의 말이 십분 이해가 간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니던가? "사회적 참여를 포기했던 친구들이 이해가 간다. 그래도 누군가는 깃발처럼 있어줘야 할 것 같다. 무서우면 그만 둘 것 같다. 무서운 정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다"는 그의 고민이 무겁게만 들린다. 어째서 연예인들이 사회적 참여를 '무서워서'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과연 그런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일까?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지난 28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연 이승환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싶다' 노래 수익금을 내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백혈병 어린이 재단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좋은 일에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말 멋진 모습 아닌가? 그의 오랜 팬이라는 사실 자체가 자랑스러울 만큼 뿌듯하다. 


그가 용기를 내서 '깃발'이 되고자 한 것처럼, 우리도 용기를 내서 그를 지켜줘야 한다. 단지, 그를 옹호하고 쉴드쳐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셀러브리티들의 사회적(혹은 정치적) 참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풍토를 조금씩 바꿔야 한다. 그들은 그저 남들보다 조금 유명할 뿐이다. 그들도 한 명의 시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들의 발언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정상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이런 데 쓰는 말이다.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별이 속삭이는 소리로 내게 오는 그대여 

꽃이 닿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대

 매일 만나도 다 못 만나는 그대 

오직 한번 만나도 다 만나는 그대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그대에게 가는 길 아파도 보이지 않아도 

그래도 그대가 길이다 그대가 길이다

 아 그대여 희망이여 나의 길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아 그대여 희망이여 나의 길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그대여 희망이여 내 사랑이여 그대여 운명이여


-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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