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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보호자 갈등 해결한 강형욱, 오은영 못지 않았다

너의길을가라 2022. 2. 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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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강원도 춘천시의 외딴집에 살고 있는 부부 보호자가 강형욱 훈련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내 보호자는 연애 시절부터 믹스견 미니(수컷, 5살)와 함께 살았다. 결혼 후 처가에서 신혼 생활의 시작을 함께 했고, 분가를 하면서 미니를 데리고 나왔다. 아내 보호자와 함께 평화롭게 놀고 있는 미니는 짖지도 않았다. 도대체 고민이 무엇일까.

남편 보호자의 등장과 함께 고민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내 보호자와 함께 있을 때는 얌전했던 미니는 남편 보호자를 심하게 경계했다. 뒤를 따라다니면서 짖어댔다. 공격적인 미니에게 겁을 먹은 남편 보호자는 자신만의 공간인 2층으로 피했다. 결국 미니는 펜스 안으로 격리됐고, 남편 보호자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둘의 사이가 왜 이렇게 나빠진 걸까.

아내 보호자는 남편 보호자가 미니에게 안 좋은 기억을 심어줬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남편 보호자가 미니를 방에 한 번도 데려오라고 한 적이 없었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예뻐해 준 적도 없고, 같이 놀아준 적도 없었던 모양이다. 남편 보호자의 입장은 무엇일까. 그는 서열 정리를 하려다가 오히려 손을 물린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히려 미나에게 져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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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집에는 반려견이 한 마리 더 있었다. 남편 보호자는 처가살이 때 항상 방에 혼자 틀어박혀 있었고, 소외감을 느껴서 자기 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돗개 삼순이(암컷, 2살)를 분양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내 보호자의 생각은 달랐다. 미니를 방에 데리고 들어와도 된다고 했으면 같이 재미있게 놀았을 텐데, 남편 보호자가 게임을 할 때라서 따로 논 것이라고 대답했다.

현재 남편 보호자는 삼순이의 주 보호자, 아내 보호자는 미니의 주 보호자로 역할을 분담하고 살고 있었다. 문제는 삼순이와 미니의 사이가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어릴 적 싸움을 하다가 귀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던 미니이게 삼순이는 기피 대상 1위였다. 미니가 펜스 밖으로 나오자 (입마개를 한 상태의) 삼순이는 위협을 가했다.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서로 각자의 반려견 입장만 대변하기 급급했다. 남편 보호자는 삼순이에게 공격 의사가 없다며 과잉보호라고 주장했고, 아내 보호자는 미니가 겁을 내므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잠시 후, 좀전의 일을 두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서로 불편한 감정만 드러냈다.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아내 보호자는 미니에게, 남편 보호자는 삼순이에게로 향했다.

"근데 프로그램을 잘못 신청한 거 아닌가요? 오은영 박사님 프로그램에 제가 게스트로 나가는 정도가 좋지 않았을까요." (강형욱)



강형욱이 도착하자 미니는 흥분해서 짖기 시작했다. 삼순이도 2층에서 하울링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담이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강형욱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미니를 통제했다. 현관으로 내보내고, 구석으로 압박해 겁을 먹게 했다.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배려를 했겠지만, 불만과 욕심을 바탕으로 한 행동들은 부정적인 감정이므로 받아주지 않았다. 미니는 몰라보게 조용해졌다.

이제 본격적인 상담이 시작됐다. 강형욱은 남편 보호자가 미나와 무려 5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는데도 친해지지 않은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상식적이지 않아요. 솔직히 미니 같은 개들은 2주만 살갑게 하면 친해져요." 그 말을 들은 아내 보호자는 "친해지려고 노력을 안 한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고, 남편 보호자도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

부부간의 갈등에 어깨가 무거워진 강형욱은 먼저 미니의 기질적인 부분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미니는 분명 예민하고, 배타적이며 폐쇄적인 성향을 갖고 있었다. 기질 문제는 후천적 노력으로 채워줘야 하는데, 당시 아내 보호자도 초보 반려인이라 여러모로 미숙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듯이 보살피다보니 미니는 그만 참을성 없는 개가 되고 말았다.

"성품이 좋은 개들은 불완전한 개들을 싫어해요. 싫어한다기보다 멈추게 하고 싶어요." (강형욱)



미니의 문제가 성격뿐이었다면 해결하기 쉬었을 텐데, 더 큰 산은 삼순이와의 관계였다. 강형욱은 가장 급선무가 미니의 사회화라고 판단했다. 남편과 미니의 친밀도를 상승시킨 후, 그 훈련 성과를 바탕으로 삼순이의 문제를 진단하고 합동 훈련을 시도하기로 했다. 아내 보호자를 뒤쪽으로 이동시킨 강형욱은 미니를 압박해 어쩔 수 없이 남편 보호자에게 다가가도록 만들었다.

구석에 몰린 미니 보호자는 결국 남편 보호자에게 다가갔다. 남편 보호자는 말을 건네고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과연 미니는 남편 보호자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남편 보호자의 손이 미니에게 닿았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쓰다듬는 데도 성공했다. 상황실에서 훈련 장면을 지켜보던 장도연은 변화하는 모습에 신기함을 드러냈다. 아내 보호자도 흡족해 했다.

"미니가 남편 보호자가 좋아서 가는 건 아니고 할 수 없어서 가는 거예요. 미니처럼 폐쇄적인 사회성을 가진 친구들은 생존에 필요한 유리한 누군가에게 의존해요." (강형욱)


강형욱은 남편 보호자가 미니와 친해질 기회를 줘야 하므로 아내 보호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식사 담당도 남편 보호자의 몫이었다. 그리고 남처럼 대하기, 안기 금지, 무릎 위 금지, 함께 자는 것 금지 등 아내 보호자의 애정을 줄이기 위한 규칙들을 만들었다. 강형욱은 남편 보호자와 친해지면 타인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겠지만, 이는 친해지는 과정이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반려견끼리 친해지는 훈련이었다. 야외에서 만난 삼순이와 미니는 서로에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이가 나빠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미니가 짖기 시작하자 삼순이는 경계했다. 무슨 까닭일까. 강형욱은 유심히 관찰하더니 삼순이가 미니에게 경고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 안의 균형을 지키고 싶었던 것이다.

삼순이는 불안정한 미니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평소에 미나가 짖는 소리에 계속 긴장한 채 지냈던 것이다. 지금 삼순이가 얌전한 까닭은 문제의 근원인 미니가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강형욱은 리더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방임을 한 탓에 삼순이가 많이 힘들었을 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삼순이는 "평균 이상의 진돗개"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형욱의 설명을 들은 보호자들은 생각이 바뀌었다. 삼순이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삼순이는 더 이상 미니를 공격하는 무서운 개가 아니었다. 강형욱은 세 달이면 솔루션이 끝날 거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를 위해서는 아내 보호자의 (미니에 대한) 애정 줄이기, 남편 보호자의 배려가 필수였다. 또, 삼순이가 다른 강아지와 어울릴 수 있도록 산책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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