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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35. '노 키드 존'이 뭐야? 김포 핫플 '글린공원'의 '웰컴 키드' 소신을 응원한다 본문

버락킴의 맛집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35. '노 키드 존'이 뭐야? 김포 핫플 '글린공원'의 '웰컴 키드' 소신을 응원한다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0. 6. 15. 20:17

휴장일에 찍어뒀던 '글린공원'의 모습
주말에는 주차창이 차고 넘칠 정도이다.


드디어 '카페글린공원'에 다녀왔다. 주차장에 진입하기도 전에 정체가 시작됐다. 차량들로 북적북적한 이 느낌! 그래, 이번엔 제대로 왔구나! 지난 번에 들렀을 때, 하필이면 한달에 한번 있는 휴무(첫째 월요일)에 걸려 허무하게 되돌아 와야 했던 기억을 말끔히 지워 버렸다.

엄청난 눈치 싸움 끝에 어렵사리 주차를 마쳤다. 주차장은 꽤 넓은 편이었는데도 워낙 많은 차량들이 몰려 주차가 쉽지 않았다. 입구도 사람들도 붐볐다. 드나드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 문은 잠시도 멈춰 있을 틈이 없었다. 이것이 김포 최고의 '핫플'이 위력이로구나! 허나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글린공원' 1층 내부의 모습


카페글린공원
주소 : 경기 김포시 양촌읍 석모로5번길 34-1
영업시간 : 10:00~21:00 
휴무 첫째 월요일

내부로 들어서자 마치 신세계에 들어온 듯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체온 측정을 한 후에야 입장할 수 있다.) 갖가지 나무와 꽃, 풀, 연못 등 말 그대로 '공원'이 조성돼 있었다. 온통 푸른색으로 가득했다. 뭐랄까, '수목원' 같았다고 할까. 카페 이름에 '공원'을 붙인 그 자신감을 알 법했다.

공간은 실내(1층과 2층)와 실외로 나눠져 있다. 1층에 조성된 연못에는 잉어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여기가 '무릉도원'은 아니겠지? 자그마한 분수가 있는 근처에 평상으로 된 자리가 있는데, '글린공원'에서 가장 명당이 아닌가 싶다. 2층엔 해먹(hammock)이 비치돼 있어 커플들이 노려볼 만하다.

'글린공원' 2층 내부의 모습


수목원인지 카페인지 모를 '글린공원'은 애니멀 테마파크 '주렁주렁'에서 만든 카페이다. 일년 내내 개장하는 실내 동물원을 보급하는 것이 '주렁주렁' 정상민 대표의 지향점이었던 만큼 식물원 분위기의 카페를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글린공원'은 창고형 카페로 공간이 상당히 큰 편(1,350평 규모)인데도 테이블이 많지 않다. 최근 스타벅스는 코로나19 때문에 테이블의 빼고 간격을 넓혔다고 하는데, '글린공원'은 처음부터 빽빽하게 배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으로 채워넣었다. 소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디저트는 다양한 종류의 크로아상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건 '글린공원'이 '웰컴 키드존'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최근 사회 전반에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 확산되고 있는 흐름과는 정반 대의 기조였다. '글린공원'은 특정한 대상을 배제하기보다 포용하는 공간의 철학을 담고 있었다.

자연으로 가득한 '글린공원'은 부모들에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조금은 자유롭게 떠들고 뛰어놀 수 있는 여유를 내어준다. 물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겠지만('글린공원' 측에서도 주기적으로 아이들을 조용히 시켜 달라고 방송을 한다.), 확실히 삭막하지 않은 분위기다.


물론 '노 키즈 존'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과 그런 공간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의 시공간을 침해하면서 어른이 됐다"는 작가 은유의 말이 무겁게 꽂힌다. '노 키즈 존'이란 말을 보고 철렁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자.

"인간 사회는 민폐 사슬이다. 인간은 나약하기에 사회성을 갖는다. 살자면 기대지 않을 수도 기댐을 안 받을 수도 없다. (...) 배제를 당하면서 자란 키즈'들이 타자를 배제하는 어른이 되리란 건 자명하다. 건강한 의존성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는 관계에 눈뜨고 삶을 배우는 어른이 될 수 있다." 은유, <다가오는 말들> 중에서


우리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자. 필경 지금의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우리도 맘껏 떠들고 뛰어놀았다. 동네를 주름잡았다. 허나 그런 '침해'들이 포용됐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는 거라고 이해받았다. 지금은 어떠한가. '노 키드 존'이 자리잡아 애시당초 발디딜 틈을 내어주지 않는 사회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웰컴 키드 존'을 표뱡하고 있는 '글린공원'은 반가운 공간이다. 물론 조용히 머물면서 차분히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손님들에게 '글린공원'의 기조는 불편할 수 있다. 카페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글린공원'에 대한 평가도 엇갈릴 것이다.

'글린공원' 외부의 모습


시끄럽고 정신사납다고 느꼈던 손님들이라면 발길을 끊을 가능성이 높다. 호기심이 충족됐으니 다시 찾아갈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자체가 간절했던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천국이리라.

호불호는 나뉘겠으나 배제가 아닌 포용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글린공원'은 건강한 공간이 분명하다. 부디 지금의 '웰컴 키드 존'의 기조를 지켜나가길 바란다. 지금의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글린공원'의 미래도 덩달아 밝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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