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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 하회마을은 불타고, 윷놀이는 중국에 뺏기고..

너의길을가라 2014. 1. 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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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에서 발췌 - 


세계유산 하회마을에 불(1보) <연합뉴스>

하회마을 잇단 불..세계유산 관리 대책 시급 <연합뉴스>


포털에서 기사 제목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었다.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차분히 후속 보도를 기다렸다. 불행 중 다행히도 이번에 발생한 화재가 그리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하회마을 북촌댁 아래채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운 좋게도 무사했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넘어갈 일은 결코 아니다. 화재가 발생한 아래채와 본채는 고작 1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자칫 잘못하면 하회마을의 가장 큰 고택인 북촌댁 본채가 화마에 휩싸이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화재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6월에는 번남 고택에서 불이 나 목조 기와집 12칸을 태웠고, 지난해 12월에는 하회마을 부용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모두 이번과 마찬가지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였다. 마을 주민들은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하회마을에는 고택들이 많아 화재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화재로 인해 하회마을이 손상되기라도 하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지위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제발,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 <뉴시스>에서 발췌 - 


윷놀이가 중국 문화?..무형문화재 등재 MBN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은 화재로 인해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비보(悲報)가 전해져 왔다. MBN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헤이룽장성에서, '조선족 윷놀이'와 '조선적 퉁소', 조선족 검무'를 무형문화재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헤이룽장성의 무형문화재로 포함된 것이지만, 곧 중국의 국가문화재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난 2011년 조선족 아리랑을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아직은 관련 이야기가 들어온 것이 없어요. 아직 자료를 기다리고 있고…"라며 답했다.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우리가 전혀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라면서 우리의 무형 문화재 정책에 문제점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뉴시스>에서 발췌 -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의 한 대목을 기억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문화를 더욱 빛나게 하고, 세계에 널리 알려서 우리의 자긍심을 높이고, 세계 속에서 인정받게 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문화의 가치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해서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으로 문화융성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문화융성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문화 재정을 정부 총지출의 1.5%인 5조 3천억 원으로 증액하였습니다.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서 국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문화융성의 원천인 인문학과 전통문화 그리고 지역문화를 진흥하는 데도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 예술인복지법 등 문화 관련 주요 법안들의 제·개정이 원활히 이루어져 문화융성의 초석을 다져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 '문화는 산업측면에서 창조경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분야'라는 말도 덧붙이기도 했다. 말은 참 좋다. 그런데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가? 하회마을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우리의 문화유산인 윷놀이는 중국의 문화유산이 되어가고 있다. '문화융성'이라는 구시대적 용어가 어색하긴 하지만, 문화에 투자하겠다는 생각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부디 실천으로 옮겨달라.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말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가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은 제발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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