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악플러, 일벌백계와 선처..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너의길을가라 2014. 1.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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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는 어떻게 '처리(處理)'해야 할까? 강력히 처벌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선처를 베푸는 것이 좋을까? 


바람이냐, 태양이냐..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우화를 빗대서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면 선처를 베풀어서 아름다운 선례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일벌백계가 주는 영향력과 효율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악플러는 한 명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도 무수히 많은 악플러들이 먹잇감을 찾아다니고 있다. 피해자는 양산된다. 한명 한명 만나서 '태양'을 뜨끈뜨근 비춰주기엔 한계가 뚜렷하다.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악플, 우리는 왜 악플을 다는가?


일전에도 악플러와 관련된 글을 쓴 적이 있다. 당시에는 백지영과 아이유가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던 악플러들은 백지영과 아이유의 강경한 태도에 용서를 빌며 선처를 호소했다. 연예인들로서는 참 난감한 상황일 것이다. 일벌백계를 위해서라도 처벌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용서를 비는 이들을 과감히 용서하는 것도 좋은 이미지를 위해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때문이 아니더라도, 막상 악플러의 '실체'를 확인하면 대부분 평범한 학생이거나 직장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종의 허탈감이라고나 할까? 그런 감정이 몰려올 것이고,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아이유의 경우에는 고소를 취하했고, 백지영은 선처를 베풀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후에 별다른 보도가 전해지지 않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 <일간스포츠>에서 발췌 - 


악플을 단 사람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분명하게 언론을 통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악플러'들은 어김없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장윤정과 김가연이다. 김가연의 경우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악플러' 케이스이고, 장윤정은 '블로거'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한 사람의 인격을 말살하는 비인간적 행위라는 것은 같다.

송모(51세, 안티블로그 운영자)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왜 엄마를 정신이상자 만들어 이혼하게 하냐'는 허위사실의 글을 쓰는 등 장윤정에 대한 인신공격성 욕설을 게시했다. 또, '장씨가 어머니의 지인을 감금, 폭행하고 불법으로 위치 추적장치를 달았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고발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 사실은 허위사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장윤정은 송모 씨를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송모 씨는 겁이 났던 모양이다. 갑자기 꼬랑지를 내리고, 장윤정 측에 선처를 부탁하기 시작했다. <스포츠서울>의 보도에 따르면, 송 씨와 그의 부인이 직접 장윤정의 회사 사무실로 찾아와 소속사 대표에게 사과를 하는 등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이에 장윤정은 마음을 돌려 결국 고소를 취소한 것이다. 



- <스포츠조선>에서 발췌 - 

장윤정의 경우가 아이유에 가깝다면, 김가연은 백지영 쪽에 가까운 것 같다. 김가연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네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약칭) 이용하면 관할로 넘어가기까지 살짝 시간이 걸리므로 오늘 직접 갈려고 서류 준비 끝"이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고소장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장문의 글을 다시 올렸다. 정말 똑부러진다.

"여러분들도 누군가가 사이버폭력을 휘두른다면 그러려니 하지 마시고 실천으로 보여주세요. 한두 명이 시작하면 언젠가는 정말 많은 이들이 경각심을 갖게 될 날이 올거예요. 16일 출국 전에 일을 마무리 짓고 갈려고 새벽까지 정리했네요.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거예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런 폭력에, 범죄에 시달리지 않게 저부터라도 노력할 거예요. 인터넷문화 결국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는 거예요. 소수의 비정상적인 집단에 휘둘리는. 남을 욕하고 비난하고 집단돌팔매 짓을 하고 그게 당연한 인터넷문화라고 터부시 되는 지금의 이 상황을. 정상적인 우리의 힘으로 바꿔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김가연은 악플러 21명을 고소했고, 이 과정에서 그들 중의 대다수가 평범한 대학생이었다는 씁쓸한 사실도 밝혀졌다. 글을 처음 시작할 때, 던졌던 질문을 다시 던지고자 한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정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도록 만들어 선처를 베푸는 것 중 어느 쪽이 '악플러'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까? 물론 현재로선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답을 내릴 수는 없다.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명쾌한 답은 아닐 것이다.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향후 김가연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지만) 필자는 선처만이 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선처를 받은 사람은 더 이상 악플을 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신을 못 차리고 마치 '도벽'처럼 악플을 달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런 식으로 선처가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한 잠재적 악플러들은 계속해서 활동을 게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뭐, 고소한다고 으름장 놓다고 나중엔 흐지부지되지 않겠어?'라는 생각이 보편화된다면 경각심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또 다른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일단, 김가연의 강경한 태도에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육성으로 욕을 하는 것 못지 않게, 인터넷을 통해 문자로 욕 등의 인신공격을 하는 행위도 상대방에게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준다는 사실, 그것이 곧 범죄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신이 그런 악플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으면 좋을 것이다. 실제로 OO남, OO녀 등의 이름으로 일반인들도 악플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가? 이런 분위기가 보편화되면 '댓글'을 다는 것,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신중해질 것이다. 김가연의 말처럼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바로 '우리'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악플러는 지금보다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물론 '처벌'만 강조되는 것은 곤란하다. 악플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결국 현실에서의 문제, 즉 경제적 어려움 혹은 사회적 억압 등의 스트레스가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에서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악플은 개인적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 문제인 셈이다. 한 쪽에만 치우친 해법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 


필자는 인터넷 공간은 현재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공간에서 활동하는 우리들도 아직 미성숙한 상태에 놓여있다. 아직까지 과도기와 미성숙을 말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 문화가 본격화된 것이 고작 십 수년 정도 아닌가? 여전히 자정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문제들도 차츰 안정화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보다 수월하게 정착하기 위해서 약간의 보조적 장치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기 때문에, 아주 심각한 악플러에 대해선 일벌백계를 통해 글이 곧 (상대방을 찌르는) 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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