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길거리 금연' 법으로 의무화.. 비흡연자 大환영!

너의길을가라 2013. 11. 1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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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금연' 법으로 의무화?..흡연자 반발 <SBS>


<SBS> 8시 뉴스는 길거리 금연을 법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뉴스는 포털에 등록되면서 '길거리 금연' 법으로 의무화? ..흡연자 반발 이라는 안이한 제목으로 바뀌었다. '길거리 금연'을 의무화한다는 데, 금연자들이 환영할 리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필자도 글의 제목을 안이하게 '비흡연자 大환영'이라고 적어 넣었다. 



- 출처 : <SBS> 8시 뉴스 방송 캡쳐 -



자,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지난해 6월부터 서울의 강남대로가 금연 거리로 지정이 됐다. 흡연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도로가 한층 쾌적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금연 거리'를 자체단체마다 만들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의 말을 들어보자. "길거리 흡연에 대해서는 지자체 조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좀 더 확대하고, 강제화 하기 위해서 법률로 규정을 해야합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입장이 명확히 갈릴 수밖에 없는 법안이다. 흡연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gosnu'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골초입니다. 건물에서고 못피게 하고 길가에서도 못피게 하고 술집에서 식당에서 모두 못피게 하니 내 차안에 말고는 필 때가 없네요. 벌금을 100만원으로 하든지 구류를 살게 하든지 한갑에 10만원으로 올리면 진짜 끊으렵니다. 근데 궁금한건 담배가 그리 중독성이 강한 일종의 마약같은데 왜 국가에서 아직까지 만드는 걸 허용하는지 누구 답좀주세요." 라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제약'들이 늘어가는 것에 갑갑함을 느낄 것이다. 마치 목을 죄어오는 듯한 압박감이라고 할까?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과거에는 '흡연자'가 지나칠 정도로 흡연을 만끽했던 것은 아닐까? 정말이지 무한할 정도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왔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최근 들어 비흡연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공공장소를 비롯한 실내와 특정 공간에서 흡연을 제한하는 것은 '불편한 제약'이 아니라 '적절한 조치'라고 봐야  할 것이다. 



- 출처 : <SBS> 8시 뉴스 방송 캡쳐 -



비흡연자들의 입장도 한번 들어보자. 좀 과격하긴 하지만, 그동안 비흡연자들이 흡연자들로부터 큰 고통을 당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 그대로 인용한다. '스카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길거리 걸어가며 담배 좀 피지 마라, 뒤에 가는 사람 열 받는다... 아이하고 같이 걸을 때면 더 열 받는다.... 타인에게 피해 안 주는 곳에서 펴라, 제발..." 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흡연자들은 알 수가 없겠지만, 비흡연자들에게 담배 연기(냄새)는 끔찍 그 자체다. 흡연자와 한 공간에 있게 되면 그 냄새를 계속 맡아야 한다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만, 연기를 코로 들이마셔야 하는 것은 더욱 고통스럽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간접흡연을 하는 셈이니 말이다. 특히 길거리 흡연의 경우엔, 간접흡연의 위험뿐만 아니라 담뱃재가 날릴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 



- 출처 : <SBS> 8시 뉴스 방송 캡쳐 -



자신을 흡연자라고 밝힌 '개대갈'이라는 네티즌은 "제발 길거리 걸어가면서 담배 물고 돌아다니지 마라. 그건 흡연자로서 또는 시민으로서 지켜야할 가장 기본이다.그런 놈들은 담배 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흡연자의 흡연권, 즉 흡연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 흡연자도 그것을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멈춰야만 한다. '길거리 금연'이 흡연자에겐 '제약'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그동안 수많은 비흡연자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는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돌아보긴 바란다.


'길거리 금연' 법안이 제출되긴 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생긴다. 우선, 단속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단속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구청 관계자는 "순수한 흡연 단속 인원은 두 사람이에요. 저희가 너무 부족해요. (단속해서) 벌금을 내라고 해도 순수하게 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반항하죠. 안 내겠다고 끝까지…" 라며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력의 대대적인 확충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 그리고 성숙한 시민 의식 없이는 '길거리 금연'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진 현실화되기 어려워보인다. 


가장 좋은 방법은 '법'으로 강제하는 것보다는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를 존중하며 매너있는 '흡연'을 즐기는 것이지만..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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