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고(白川郷) 갓쇼즈쿠리 마을의 어딘가에 서서 멍하니 눈을 바라봤다. '내린다'가 아니라 '쏟아진다'라는 말이 필요했다. 만약 차를 운전하고 있을 때 그토록 많은 눈이 내렸다면 전전긍긍했을 테지만, 이 곳은 시라카와고였다. 장화를 구입하고 완전무장을 마친 상태에서 맞이하는 눈은 너무도 낭만적이었다. 이대로 계속 바라봐도 좋을 듯했다. 눈사람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마을을 구석구석 신나게 누빈 후, 시라타와고 버스 터미널로 복귀했다. 뭐랄까,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할까. 넓지 않은 대합실에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그들 중 절반은 '눈에 질렸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떤 심정일지 짐작이 됐다. 이대로 젖은 몸을 버스에 태우고 몇 시간씩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했다. 다행히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