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에 떠났던 안동-영주 여행은 지금 회상해도 정말 좋았던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안동 봉정사에 들렀다가 그 앞 카페에서 인생 빙수를 맛보고, 저녁에는 월영교에서 야경을 감상하며 산책을 했죠. 한옥 숙소에서 감성 충전한 후, 다음날에는 도산서원의 풍경에 넋놓고 감탄했죠.
그리고 농암종택에서 일엽편주를 구입하고 영주 부석사로 내달렸습니다. 유서 깊은 사찰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수려한 풍광을 만끽할 수 있었던 아늑하고 느긋한 여행이었어요. 물론 여행에 '식도락'이 빠질 수 없죠. 동선을 짜다보니 부석사에 가기 전에 점심을 먹으면 되겠더라고요.
시골밥상
주소 :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백로 3766
부석사 주변에 식당이 많지 않은데, 마침 부석사 초입 부근에 '시골밥상'이라는 식당이 있더라고요. 집밥 같은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어서 고민 없이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조금 밀려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됐는데, '혹시 식사를 못하면 어떡하지..' 불안한 마음이었죠.
14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도 다행히 식당 문이 열려 있었고,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내부에서 고추를 말리고 있는 모습이 참 정겹지 않나요? 사장님께 애매한 시간에 와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마침 식당에 있었다며 웃으시더라고요. 다정하고 살가운 사장님과의 짧은 대화에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메뉴는 큰 고민이 필요 없었습니다. 시골밥상정식과 제육볶음을 선택했죠. 아, 제육볶음은 '시골밥상정식+제육복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잠시 후, 밑반찬으로 각종 나물과 어묵볶음, 가지볶음 등이 나왔는데, 하나같이 얼마나 맛깔스럽던지요! 진짜 집밥을 먹는 행복한 기분이었습니다.
청국장은 향이 얼마나 좋은지 침샘 폭발이었습니다. 워낙 청국장을 좋아해서 자주 먹는 편인데, 어느 맛집보다도 훌륭한 맛이었어요. 달지도 쓰지도않은 물론 배가 고픈 상태이기도 했지만, 시골 청국장의 특유의 구수함에 정신을 못차리겠더라고요.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육볶음은 생각보다 엄청 푸짐하게 나왔는데, 사장님께서 늦게까지 밥을 못 먹어서 배고플 거 같아서 고기를 많이 넣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와.. 감동! 사장님의 배려가 듬뿍 들어간 제육볶음이라 생각하니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시골밥상'은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먹을 수 있었던 밥이 생각나는 곳이었습니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도 간이 딱 맞고, 자극적이지 않고 조금은 슴슴한 음식들로 구성된 밥상. 그곳에 가면 어쩌면 옛 추억들을 떠올리며 즐거운 식사를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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