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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8. 사장님의 손맛에 반했던 전등사 '삼랑성시골밥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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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8. 사장님의 손맛에 반했던 전등사 '삼랑성시골밥상'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9. 12. 20. 18:06

 

삼랑성 내의 전등사로 가는 길. (10월 말)
방문 당시에 공사 중이라 전등사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강화에 위치한 전등사는 김포와도 가까워 단풍 구경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는 이미 겨울이 됐으니 내년을 기약해보자. 

 

유명한 사찰(寺刹) 주변에는 음식점이 많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사람들에겐 절에 오르기 전에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하고, 산을 내려오는 이들에겐 몸과 마음을 쉬게 할 한 그릇의 밥(또는 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찰 입구 부근에는 음식점들이 줄을 서 있다. 사장님들은 '여기로 오라'고, '맛있게 해주겠다'며 손짓을 한다.

손님의 입장에선 고민스럽다. 왜냐하면 식당들이 죄다 비슷해 보이니까. 특색이 없다. 산채비빕밥, 보리밥 정식, 파전, 동동주 등 파는 음식이 거기서 거기이다 보니 변별력이 없다. 식당 안쪽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이쯤되면 손님들은 방황한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지만, 저울의 추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판단 기준은 '그 식당에 손님이 얼마나 앉아 있는가'일 것이다. 물론 이 방법도 매번 높은 성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처음 낚인 손님을 따라 줄줄이 낚이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래저래 난감한 것이 유명 사찰 주변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다. 그쯤되면 다들 '에라이, 그냥 들어가자!'는 심정이 될 것이다.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삼랑성) 전등사(傳燈寺)에서도 같은 딜레마를 겪었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이 재위하던 시절(381년)에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한 유래 깊은 절인데, 가을에는 단풍 구경을 가기에도 좋고 가볍게 나들이를 하기에도 적합한 곳이다. 동문과 남문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데, 역시 식당들이 여럿 줄지어 있다. 

동문 근처의 주차장 앞에도 식당들이 제법 있는데, 외관상 눈에 확 띠는 식당을 찾긴 힘들다. 손님들도 그리 많지 않아 제대로 낚이길 기대하기도 힘들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려고 두리번 거리고 있던 중, 최후의 눈썰미를 발휘해 사장님의 풍모를 살폈다. 그래서 선택한 식당은 왠지 모르게 푸근해 보이고 친절해 보이는 사장님이 계시는 곳, 바로 '삼랑성시골밥상'이었다. 

 

 

미리 식사를 했던 터라 '정식'을 먹긴 부담스러워 가볍게 주문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어떤 전이 제일 맛있어요?"라는 하나마나한 질문에 사장님은 '감자전이 자신있다'고 대답해 주셨기에 기대감을 갖고 감자전과 도토리묵을 시켰다. 수더분한 사장님은 굉장히 친절했지만, 음식을 하기까지 예열(?)이 좀 필요한 듯했다. 한참을 기다렸다는 이야기다. 

 

몇 젓가락을 들고 나서야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원래 양은 이것보다 많다. 

 

기다림 끝에 나온 도토리묵은 기대 이상이었다. 보통 간장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랑성시골밥상'의 경우에는 된장을 썼다. 주문을 받던 사장님의 '우리집은 된장이 맛있다'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된장에 버무려지니 도토리묵의 맛이 훨씬 깊어진 듯했고, 거기에 부추와 김까지 더해지니 맛이 더욱 풍부했다. 도토리묵의 신세계라고 할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던 감자전

 

이어서 나온 감자전도 만족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사장님이 감자를 손수 갈아 만드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충분히 기다려도 좋을 만큼 맛이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도 일품이었다. 기본적으로 사장님이 요리를 잘 하시는 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식사를 주문했어도 충분히 만족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삼랑성시골밥상'은 다시 한번 전등사를 방문하게 되면 꼭 들러보고 싶은 식당이었다. 굳이 전등사를 들리지 않더라도 가볼 만한 식당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산채나물정식 같은 식사류를 주문해 사장님의 손맛을 제대로 만끽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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