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 27

역대급 시어머니 등장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의 한계

"얘, 너는 여기다가 직접 씻지 말라고 예전에 한 번 한 적 있는데.." 갑작스러운 시어머니의 방문. 회사에 나가있던 며느리는 급히 귀가해야 했다. 하던 일을 모두 미뤄둔 채 말이다. 그리고 오자마자 밥을 짓기 시작한다. 도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시어머니는 일터에서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온 며느리에게 잔소리를 쏟아붓기 시작한다. 다른 그릇이 아니라 전기밥솥의 솥에 쌀을 씻는 며느리가 못마땅한 것이다. 제발 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걸까? "장난감 가지고 가지고 놀아. 이제 그만! 야, 윤우야. 내 아들 그만 괴롭혀. 이 시키야! 왜 하니마니? 현준이는 내 아들이야!" 할머니들은 대체로 손주를 이뻐하기 마련인데, 이번 케이스는 좀 다르다. 아들이 손주와 몸을 써서 놀아주는 모습을 ..

[버락킴의 맛집] 2. 신금호역 '운비 족발'을 다녀오다

이번에는 신금호역으로 가보자. 메뉴는 족발이다. 신금호역(5호선) 3번 출구로 나가서 'GS25 (신금호역점)'과 '던킨도너츠 (신금호역점)' 사이의 골목(무수막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목적지가 보인다. 수제 족발 전문점 운비(서울 성동구 무수막길 91), 금호동(정확한 행정구역은 '금호 2 · 3가동'이다)의 족발 맛집이다. 금호동의 골목은 정신 사납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겹기도 하다. 옛날 동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작은 상점과 음식점이 즐비한데, 적어도 이 곳은 프랜차이즈의 공습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게 분명하다. 운비 족발에 당도해 안쪽을 들여다보면 왠지 모를 '맛집 포스'가 역력하다.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는데, 대부분 금호동 주민들로 보인다. 대부분 퇴근 후의 가벼운 옷차림이다 ..

버락킴의 맛집 2018.08.08

<라이프> 조승우는 뼛속까지 장사꾼인가, 돌을 던져준 사람인가?

전선(戰線)이 꾸려지면 이후의 양상은 대체로 두 가지 중 하나다. 합심해서 싸우거나 분열돼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거나. JTBC 의 초반 전선은 분명해 보였다. '자본 논리'를 앞세워 병원을 바꾸려는 외부인과 그로부터 '무언가'를 지켜내려는 내부인들의 싸움 말이다. 전자가 화정 그룹에서 내려꽂은 총괄사장 구승효라면, 후자는 상국대학병원 구성원 전체였다. 구승효는 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각 과의 경영실적을 파악해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지방병원 파견 근무'라는 제도를 통해 세 개의 과를 낙산으로 내려보내 병원의 적자를 감소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의사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지방으로 가기 싫은 의사들의 이기주의로 몰아세워 간단히 제압했..

TV + 연예 2018.08.08

이수연과 조승우가 의기투합한 <라이프>의 아쉬운 옥에 티

TV 드라마의 시대가 열리면서 스타 작가의 시대도 함께 시작됐다. 전 세대를 아울렀던 김수현의 시대가 있었고, 대중성을 지닌 송지나와 작품성을 갖춘 노희경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문영남과 임성한으로 대표되는 막장 드라마의 그림자가 짙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2010년대를 제패한 건 김은숙이었다. 흥행력을 갖춘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김은숙은 tvN 으로 자신의 로맨스는 불패란 사실을 증명했다. 그런가 하면 SBS , , , tvN 를 집필한 김은희의 지분도 만만치 않다. JTBC , , KBS2 의 백미경도 각광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충격을 준 작가가 있으니 바로 tvN 이라는 경이로운 작품을 쓴 이수연이다. 이수연의 힘은 김은숙에게 결코 뒤지..

TV + 연예 2018.08.04

유독 말이 없었던 신구의 진솔한 고백이라 더욱 뭉클했다

영화 의 도시 잘츠부르크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나고, 꽃할배들은 숙소가 있는 잘츠캄머구트로 향했다.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 잘츠부르크와 빈 사이에 위치한 곳이었다. '황제의 보물 창고'라는 뜻을 가진 지역이자 70여 개의 호수를 품은 낙원 같은 곳, 그곳이 바로 잘츠캄머구트였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쳐졌고, 꽃할배들은 그 장관을 바라보며 저마다 감상에 잠겼다. 김용건은 어김없이 수다를 늘어놓았고, 박근형은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렸다. 흥이 오른 백일섭은 노래를 흥얼거렸다. 드디어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 장크트 볼프강 마을에 도착했다. 호수 주변으로 숙소들이 마련돼 있었고, 장기 투숙객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동안 방을 함께 사용했던 꽃할배들은 이번만큼은 독방을 쓰게 됐..

TV + 연예 2018.08.04

이병헌부터 이정현까지, 폭염보다 뜨거운 <미스터 션샤인>의 열연

지난 며칠동안 가장 뜨거웠던 이름은 아무래도 ‘이정현’이 아니었을까. tvN 에서 츠다 하사 역을 맡은 그는 시청자들을 혼돈 속으로 빠뜨렸다. ‘진짜 일본인을 섭외한 건가?’ 놀랍게도(!) 그는 대한민국 배우였다. 그만큼 혼신의 힘을 다 쏟은 열정적인 연기였다. 이정현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 같다는 찬사를 받으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드라마 최고의 수혜자가 됐다. 연기의 향연(饗宴)을 보는 듯 하다. 캐릭터에 오롯이 몰입한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그저 행복해진다. 끈질긴 폭염과 지독한 열대야를 잠시나마 잊게 된다. 이 성대한 잔치에 초대해 준 것만으도 고맙다. 그 만족감에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자꾸만 시계를 보게 된다. '얼마 안 남았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아, 벌..

TV + 연예 2018.08.03

민지영과 박세미가 힘들어 하는 동안 남편들은 무엇을 했나?

"지우가 이제 두 돌 다가오잖아, 며칠 있으면. 옛날에는 10살 때까지는 수수 팥떡도 해먹이고 그랬거든. 생일을 좀 밥 한 끼라도 해서 엄마가 와서 같이 해서 먹이면 어떨까?" 시어머니는 손주의 생일을 제법 성대하게 챙겨주고 싶어 한다. 축하해 주자는 의미에서 식사를 함께 하자는 제안에 며느리의 표정이 굳어진다. 친정에 내려간다고 완곡히 거부의 뜻을 표현하지만, 시어머니는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이쯤되면 '제안'이 아니라 '통보'와 다름 없다. 며느리는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의 울상이 돼 대답한다. "네, 어머니.." 정말 궁금하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표정을 보지 못한 걸까. 자신의 며느리가 결코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몰랐어도 문제고, 알았어도 문제다.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