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예고됐던 것처럼 결국 시누이는 밤늦게 찾아왔다. 밤 9시 15분은 어린 아이 2명을 키우는 집에서는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대다. 일각에서는 '가족인데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는 의견도 제시됐다. 탐탁지 않아 하는 시즈카의 반응을 두고 '야박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의 핵심은 '아무런 약속 없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곤란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시즈카가 당혹스러운 건 당연한 일이다. 시즈카를 두고 야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집에 손님이(설령 가족이라 하더라도) 다짜고짜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래도 '괜찮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집안일과 육아에 발 빼고 있는 남성'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집안일과 육아를 모두 책임지다시피 하는 시즈카는 집안의 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