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예고됐던 것처럼 결국 시누이는 밤늦게 찾아왔다. 밤 9시 15분은 어린 아이 2명을 키우는 집에서는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대다. 일각에서는 '가족인데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는 의견도 제시됐다. 탐탁지 않아 하는 시즈카의 반응을 두고 '야박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의 핵심은 '아무런 약속 없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곤란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시즈카가 당혹스러운 건 당연한 일이다.


시즈카를 두고 야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집에 손님이(설령 가족이라 하더라도) 다짜고짜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래도 '괜찮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집안일과 육아에 발 빼고 있는 남성'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집안일과 육아를 모두 책임지다시피 하는 시즈카는 집안의 규칙이 깨지는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벌써 고모가 찾아왔다고 아이는 잠을 자지 않으려 한다. 그 와중에 시즈카는 모유 수유까지 해야 했다.



"자야 하지 않을까?

"아, 놔둬. 오늘 나 왔잖아!"

"너 엄마한테 혼날텐데. 아빤 말했어."


어째서 아빠들은 육아 문제에 있어 이처럼 뒷짐을 지고 있는 걸까. 정해진 시각에 잠을 재우는 건 육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또, 부모와 아이 사이의 규칙일 뿐더러 부부 사이의 약속이다. 이를 어기는 상황이 버젓이 발생했지만, 아빠는 그저 웃고 있다. '내가 왔으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는 시누이의 철없는 모습도 한심스럽지만, 여기에서 더 기가 찬 건 역시 아빠의 무책임한 태도다.


고창환은 계속해서 "근데 누나 왔잖아"라고 변명하려 든다. 시즈카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도 시간 늦었잖아. 그러면 내일 오빠가 재울꺼야? 하루라도 그렇게 하면 다음 날도 그렇게 한다." 그제서야 고창환은 마지못해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 "내일 이야기 해!"라며 잠들지 않으려 하는 아이에게 한소리를 한다. 이는 육아 문제에 있어 아빠들이 얼마나 수동적인 위치에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놀랍게도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이미 술을 한잔 하고 온 시누이는 그대로 잘 생각이 없었다. 분위기상 고창환은 치킨에 막걸리를 먹자는 제안을 했고 시누이는 흔쾌히 반겼다. 그리고 시누이는 "시즈카 괜찮지?"라고 동의를 구했는데, 사실상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였다. 역시 시즈카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보는 시청자들의 속도 마찬가지였다.


MC 이지혜가 깔끔하게 정리를 했던 것처럼 ① 시간 약속 없이 밤 늦게 깜짝 방문 ② 자고 있던 아이들 기상 ③ 야식으로 치킨 주문 ④ 막걸리까지 더해져 한밤중 벌어진 술자리로 이어지는 4콤보였다. 할 말은 하는 소이는 "집에 놀러오시는 건 좋으나 요구에 맞춰주실 수 있으면 오셔서 (아기를) 재우고 조용히 한잔 같이 하면 좋은데 안 맞춰 주실 거면 오시지 말아달라"고 말할 거라 얘기했지만, 그건 시즈카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결혼하기 전에도 그냥 내가 배신감이 얼마나 들었는지 진짜! 왜긴, 결혼한다니까 누나는 안중에도 없고 아유~ 창환이가 나한테 너무 소홀히 했던 게 뭐라 그랬지 막 짜증이.. 나 울었어. 나 진짜 울었다니까. 내가 너를 봤을 때 진짜 여우같이 생긴 거야."


막걸리가 더 들어가자 술기운이 올랐던지 시누이는 끝내 말실수를 하고 말았다. (정작 본인이 그걸 실언이라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배신감이 들었다.' '결혼한다니까 누나는 안중에 없어서 짜증이 났다.' 는 말은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배신감이 왜 들어야 하는 건지, 결혼하는데 왜 누나가 안중에 있어야 하는지 되묻고 싶을 지경이었다. 


제발 그만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누이는 입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너를 봤을 때 진짜 여우같이 생긴 거야" 그 말에는 멀뚱히 앉아있던 남편조차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누이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뭘 꼬셔서 우리 창환이를 저렇게 만들었나.", "나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갔어. 아니, 뭐가 좋아서 결혼했을까?"라며 시즈카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씁쓸한 술자리였다. 온종일 집안일과 육아에 바빴던 시즈카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거기에 난데 없이 시작된 시누이의 취중진담은 시즈카를 넉다운시키기에 충분했다. 시누이(가 친누나가 아니라 사촌누나였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는 솔직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건 시즈카였다. 이는 솔직함을 가장한 언어 폭력과 다름 없었다. 


29일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시청률 4.1%(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주 3.1%에 비해 반등했다. '악마의 편집' 논란 이후 시청률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양새다. 역시 마케팅 중 제일은 '노이즈 마케팅'인 걸까.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아랑곳 없이 다음 주 예고편을 통해 시누이를 '악의 축'으로 그려나갈 준비가 됐음을 보여줬다. 과연 시청자들은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예능의 종착점은 다큐멘터리'라는 말이 참인지 아닌지를 지금 시점에서 명확히 답할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이 최근 예능의 추세였다는 점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각 방송사의 예능국들은 능력과 재능있는 PD들을 섭외하면서 그들의 창의력과 기획력을 함께 끌어오길 기대했다. 그리하여 탄성을 자아낼 만한 엄청난 기획들이 쏟아졌다. 물론 제작비도 두둑하게 쥐어졌다.


선두주자인 나영석 PD는 소지섭과 박신혜를 피실험자로 캐스팅해 제주도에서 소확행을 실험했고, 유호진 PD는 지진희 · 차태현 · 조세호 · 배정남과 함께 아라비아 사막과 스코틀랜드를 탐험했다. 한편, 김병만과 하지원은 미국 유타 주에 있는 화성탐사 연구기지로 떠났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다큐멘터리와 예능의 결합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리얼리티와 관찰은 예능에 너무도 깊숙이 침투했다.



지난 29일 첫 선을 보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이런 예능의 추세를 과감히 거스른다. 우선, 관찰 예능이 아니다. 또, 리얼(real)하긴 하나 리얼리티(reality)를 추구하진 않는다. MC인 유재석과 조세호가 길거리를 누비며 시민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퀴즈를 풀어 5문제를 다 맞히면 상금 100만 원을 주는 간단한 콘셉트다. 유재석이 직접 밝혔다시피 이 프로그램에는 게스트가 없다. 단출한 구성이다. 


그런 만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제작진의 역량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엄청난 연출도 (필요) 없다. 주제와 소재가 특별히 창의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품이 많이 들어간 것 같지도 않다. 좀더 냉정하게 말하면, '오직 유재석만 믿고 간다'라고 할까? 프로그램 자체의 기획력보다는 '국민MC 유재석'이라고 하는 캐릭터를 가져와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어찌보면 안일하다.



실제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MBC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했던 '길거리 토크'를 차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게다가 역시 <무한도전>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세호가 함께 등장하면서 매우 친숙한 그림이 그려졌다. 조세호를 "자기야~"라고 부르며 구박하는 유재석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혹시 <무한도전>인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차이점은 단지 퀴즈를 푼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퀴즈를 푸는 행위에 큰 재미가 있긴 힘들다. 문제도 보기 3개의 객관식이라 (출제자에게) 특별한 순발력을 요하지도 않는다. 사실상 유재석의 소통 능력과 진행 능력에 프로그램의 성패가 달려있다. 한 가지 더한다면 예측불허의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시민들의 존재 정도랄까. 과거 <무한도전>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첫 방송은 무난했다. 엄청난 재미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기존 예능의 문법이라 할 수 있는 '관찰 예능'에서 벗어났다는 점과 다수의 출연진을 섭외해 인해전술을 펄쳤던 스타일과 차별화됐다는 점은 반갑다. (출연료는 시민들의 상금으로 전환됐다.) 자극적이지 않은 웃음과 복잡하지 않은 구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tvN에 첫 입성한 유재석은 시청률 2.289%(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로 성공적인 안착을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험하다. 경쟁 프로그램인 MBC <라디오 스타> 6.2%,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5.5%, JTBC <한끼줍쇼> 3.614%와의 격차가 뚜렷하다. <무한도전>의 기시감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든든한 자양분이 될까, 아니면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까.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태도는 유보적이다.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성유리 씨는 지금 신혼이고, 특별히 밤에 밖에 나가지 않을 거 같은데.."

"그러긴 한데, 저의 주 활동 시간이 밤이에요. 낮에는 거의 늘어져 있고. 제가 진짜 밤의 여왕이에요."


SBS Plus <당신에게 유리한 밤! 야간개장>(이하 <야간개장>)은 성유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쉽사리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시키지 않았던 성유리의 등장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스스로를 꽁꽁 숨겼던 성유리가 그것도  '관찰 예능'에 나오겠다니 방송사의 입장에선 얼마나 반가운 일이겠는가. 처음에는 대중들도 그의 출연을 반겼다. 셀럽의 삶은 여전히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야간개장>은 셀럽들이 밤에 어떤 곳을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등을 관찰하며 밤문화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최근 예능의 트렌드를 반영하듯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성유리를 비롯해 서장훈, 나르샤, 붐 등 진행자들은 근래 정착된 주 52시간 근무제를 언급하면서 요즘 가장 큰 화두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야행성 인간을 뜻하는 올빼미족, 심야에 즐길 거리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호모나이트쿠스(Homo nightcus)에 대해서도 운을 띄웠다. 호모나이트쿠스는 2002년 국립국어원이 신조어로 선정했을 만큼 제법 역사를 지닌 단어다. 빅데이터 분석기업인 다음소프트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호모아티쿠스 언급량이 2013년 62,823건에서 2016년 103,152건으로 64%나 증가했다고 한다. 



호모나이트쿠스가 우리 사회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만큼 충분히 다뤄볼 만한 주제였다. 예능적으로도 그려봄직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낮에는 거의 늘어져 있고. 제가 진짜 밤의 여왕이에요."라는 성유리의 말을 듣는 순간 약간의 씁쓸함이 밀려왔다. 벌써부터 공감이 되지 않았다. 끼워맞추기식 캐스팅의 전형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명백히 무리수였다. 


사실 심야시간을 즐기는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해외 여행을 가보면 대부분의 도시는 밤이 어둡다. 저녁이 되기 앞서 가게들은 문을 닫는다. 우리처럼 밤이 휘황찬란한 곳은 드물다. 앞서 '심야를 즐기는 문화'라고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심야를 즐길 수밖에 없는 문화'라고 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시각까지 일(공부)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남는 시간은 '밤'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사람은 본래 균형을 찾으려는 본능이 있다. '워크'가 가중되면 가중될수록 '라이프'에 대한 갈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에게 '밤'이라는 시간이 주는 위안,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소중한 까닭은 그만큼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숨쉴 틈 없이 바쁘게 일상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성유리는 그 '워라밸'의 의미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야간개장>은 성유리의 하루를 쭉 훑어보여줬는데, 그의 삶은 '공주의 하루'와 같았다. 시청자들은 뜬금없이 '공주생활 감상'을 해야만 했다. 성유리는 느지막이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난데없이 리코더를 불었고, 강아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잠깐의 촬영이 있어 나름대로의 '워크'를 했지만, 굉장히 짧은 시간에 불과했다. 그 다음엔 여유롭게 골프를 치며 취미생활을 했다.



그리고 맞이한 밤에는 그림을 그리고, 야식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피아노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 이쯤되니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의심스러워졌다. '가진 자들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대관절 누가 성유리의 '밤 라이프'에 공감할 수 있었을까. 그리되니 어린 나이부터 방송 생활을 하는 바람에 불면증이 생겼고, 그 때문에 상당 시간을 힘들게 보냈다는 성유리의 고백조차 가볍게 느껴졌다.


성유리를 앞세운 덕분에 <야간개장>은 화제가 됐다. 다만, 그 대부분은 성유리의 남편인 프로골퍼 안성현과 그들의 고급스러운 신혼집의 인테리어에 국한됐다. "핑클의 화이트 이미지를 깨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성유리가 이번 방송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관찰 예능의 폐해가 극에 달한 이 마당에 시작한 또 다른 관찰 예능이 나타나 시청자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있다.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다. 시리즈물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출연진의 연속성이 깨진터라 약간의 실망감이 있었다. 강권주(이하나)가 남아 있다고는 하나 시즌1의 주축 멤버였던 무진혁(장혁)의 빈자리가 커보였다. 남다른 청력을 지닌 강권주가 센터를 지킨다면, 뜨거운 열정의 무진혁이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 짜임새가 <보이스>의 매력 포인트였다. 골든타임 팀의 한 축이 무너졌으니 그 상실감은 제법 컸다.


게다가 오현호(예성) 대원도 심대식(백성현) 형사도 빠져버렸으니 시즌1의 시청자라면 조금 낯설었을지도 모르겠다. 악의 종말은 당연한 일이지만, 사이코패스 살인마 모태구(김재욱)의 공백도 느껴졌다. 그 퇴페적인 매력을 지닌 극악 캐릭터는 다시 나오기 힘들 만큼 강렬했다. 결국 이 모든 게 <보이스> 시즌1이 워낙 재미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 셈이다.


그럼에도 <보이스2>는 순항했고, 여전히 쾌속으로 내달리고 있다. 첫 회에서 시청률 3.9%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했는데, 이는 OCN 역대 첫 방송 최고 기록이었다. 기세는 뜨거웠고, 강세는 지속적이었다. 5회에서 5.156%로 5%의 벽을 넘어섰고, 6회에서는 5.42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터널>의 아성(6.49%)에 도전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보이스1>이 물리적 어둠이 있다면 <보이스2>는 심리적 어둠이 있다. 불특정 다수의 공범들이 움직이는 범죄 세계를 다뤄 새로운 악을 만날 수 있을 것" 이승영 PD


도대체 시청자들은 왜 <보이스2>에 빠져드는가. 그 답은 오히려 간단하고 쉽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다른 무엇보다 '이야기의 짜임새'가 남다르다. 골든타임 팀과 '죽음의 보이스' 방제수(권율)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촘촘히 펼쳐져 있는데, 그 몰입도가 심심치 않아 잠시라도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역시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었던가. 어쩌면 마진원 작가의 필력이야말로 <보이스>의 가장 큰 버팀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시즌1에서부터 <보이스>의 극본을 집필하고 있는 마 작가는 시즌2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강권주가 건재한 상황에서 새로운 파트너로 합류한 도강우(이진욱) 형사는 무진혁의 빈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워낙 경찰 역할을 많이 맡았던 터라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 경찰 내에서 의심을 받는 위태로운 신분은 드라마의 새로운 긴장 요소가 되고 있다. 



"그(모태구)에 못지 않은 캐릭터 있다. 훨씬 더 악당이 나온다" 이승영 PD


모태구를 만들어 냈던 마진원 작가가 또 다른 악당을 만들어내지 못할 리 있을까. 걱정은 기우였다. 모태구에 못지 않은 캐릭터가 있다면서 훨씬 더 악당이 나온다던 이승영 PD의 말을 거짓이 아니었다. 새롭게 등장한 살인마 방제수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겉으로는 성실한 청년으로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분노를 자극해 살인을 저지르도록 종용하는 잔혹한 살인마다.


권율은 그와 같은 양면적인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연기해냈다. 냉혹한 눈빛과 차분한 목소리를 활용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살인을 지시하는 방제수를 능숙하게 표현했다. 강권주에게 접근해 자신의 얼굴까지 노출하는 대범함을 보여준 장면은 긴장감이 넘쳤다. 또, 이미 사망해 사체가 된 어머니를 방안에 그대로 두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권율의 연기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보이스2>가 지금의 극강의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은데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앞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할지, 그 사건과 방제수가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 시청자들로서는 좀처럼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놀랍도록 매끈한 짜임새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 개연성을 놓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1분 1초가 급한 강력 사건들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그 뒤에 이 모든 범죄를 지시하는 '악의 컨트롤타워' 방제수를 숨겨둔 <보이스2>의 이야기 구조는 매우 흥미롭다.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눈에 띠긴 하지만, 이마저도 캐릭터의 성격을 강화하고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마진원 작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믿고 볼 수 있는 작가를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일기를 매일마다 써본 사람들은 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특별한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1년 365일이 그저 비슷비슷하다. 아침에 (겨우겨우) 일어나 밥을 챙겨 먹(는 건 고사하)고 출근하(거나 학교가)기에 바쁘다. 집에 돌아오면 지쳐 쓰러지고, TV를 보다가 잠이 든다. 주말에는 물어볼 것도 없이 무조건 '방콕'이다. 물론 가끔 색다른 일들이 벌어지긴 한다. 사실 일기는 그럴 때마다 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상(日常)'은 반복된다. 반복되기에 일상이다. 특별할 게 없다. 누군가의 삶을 '관찰 카메라'로 바라본다면 굉장히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저들도 나와 다를 게 없구나'를 느끼는 게 고작이랄까? 연예인이라고 뭔가 다를까. 스케줄이 없는 날의 한가로움은 평범할 뿐이다. 결국 ‘관찰 예능’이 유지되려면 사건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끊임없이 흥미로운 사건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관찰 예능의 숙명이란 이야기다. 



당연한 말이지만, 집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초창기에는 그조차도 네임드가 있는 연예인이라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연예인의 일상은 그 자체로 비연예인들에게 특별하니까. 하지만 이제 그런 그림은 식상해졌다. 그래서 관찰 카메라의 대상들은 자꾸만 밖으로 나간다. 없던 약속도 잡는 식이다. 아니면 지인을 초대한다. 억지로라도 화젯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관찰 카메라의 본래 의도는 ‘있는 그대로의 관찰’이었다.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발상이 그 출발이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100% 리얼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무리 카메라에 익숙한 연예인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미지가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연예인이 무엇을 얼마나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시청률이 가장 잘 나오는 관찰 예능이다. 지난 방송에서 12.1%로 급락했지만, 여전히 탄탄한 시청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해악은 나이가 쉰 살이 넘은 성인 남성을 ‘아들’이라는 틀 안에 넣어두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으므로 미숙하다는 시선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해악은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과 연출로 매회마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특히 김건모는 기상천외한 엽기적 행각을 이어가며 비난을 받았다. 다른 출연자들 역시 ‘철없는 아들’의 콘셉트를 강조하며 주 시청층인 어머니들의 모성을 자극하는 데 열중했다. 방송을 계속 출연하기 위해서(어쩌면 방송 출연을 반기는 어머니에게 효도를 하기 위해) 아들은 끊임없이 사고뭉치가 돼야 하는 아이러니라고 할까. 이런 관찰 예능의 폐해가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건은 얼마 전에 발생했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출연했던 김재욱-박세미 부부는 자신들을 향한 악의적인 반응에 분개하면서 “방송은 방송으로만 봐달라. 주제가 고부갈등"이라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시어머니는 미용실 일이 바빠 1년에 한번도 찾아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관찰 예능에도 설정(을 넘어 대본)이 존재하며, 출연자들은 그에 맞춰 일종의 연기를 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고부 관계를 관찰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상황과 캐릭터를 부여한 채 이뤄지는 관찰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재욱과 박세미는 “악마의 편집. 그게 바로 편집의 힘"이라고 일침을 가했는데,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제작진이 그 어떤 해명도 내놓으지 않은 점을 미루어 보면 그럴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이는 관찰 예능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관찰하는 것일까? 


여전히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의 경우에도 과거 여러차례 과도한 설정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거침없고 솔직하다. 소탈하고 꾸밈없다. 진솔하고 진정성 있다. 그런 평가 앞에 ‘연예인 치고는’이 선행하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결국 이 모든 게 하나의 ‘쇼’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그나마 연예인이 대상이 될 때 뒤탈이 적고,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 뒷말이 없다. 


여전히 관찰 예능은 그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시청자들과의 밀착성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대중들은 더 이상 ‘관찰’을 믿지 않는다. 그 진위를 의심한다. 이런 비우호적 관계가 서로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무엇보다 들여다보기에 급급한 지금의 관음증적 시선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도 의문이다. 여러모로 관찰 예능이 씁쓸하다.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이영자'는 공감이자 위로다. 그 이름에는 오래된 관계만이 줄 수 있는 안정된 포근함이 있고, 얼굴을 마주하고 언제든 수다를 떨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함이 있다. 살갗을 맞댔을 때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참 신기하다. 이영자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누구보다 살갑게 대한다. 그것이 의식적인 행동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매우 자연스럽고 익숙해 보인다.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이다. 


뷔페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자신이 맛있게 먹은 음식을 건네주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는다. 격의 없는 소통이 반갑기만 하다. 친근감을 표현하는 게 연예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어색한 상황이 발생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영자에게는 누구나 쉽게 마음을 연다. 특유의 구수한 말투와 애정이 담긴 목소리가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일까? 



명실공히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예능인은 이영자다.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비롯해서 MBC <전지적 참견시점>, 올리브 <밥브레스유>, JTBC <랜선라이프>까지 다양한 예능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프로그램에서 맡은 역할도 주도적이고 핵심적이라 이영자 없는 해당 프로그램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다들 느끼고 있다시피 이영자의 공감과 이영자의 먹방은 무언가 특별하다.


솔직히 말해서 <안녕하세요>는 문제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일반인들이 꺼내놓는 고민이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점차 위태로워지더니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안녕하세요>의 기상천외한 사연들, 상식을 벗어난 고민과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범죄적 행위들을 희석시키는 힘은 오로지 이영자에게서 나온다. 그의 발끈과 훈계, 공감과 위로가 중요한 순간마다 발현되며 <안녕하세요>를 지켜가고 있다. 



<전지적 참견시점>이 인기 예능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도 역시 이영자였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어색한 동거(진짜 같이 산다는 말이 아니다)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틀을 짰다. 그 여세를 몰아 이영자의 매니저 송성호 씨는 일약 스타(매니저)로 떠올랐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를 비롯한 전국의 맛집을 돌며 특유의 먹방을 시전했는데, 그 실감나는 맛 평가는 먹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흐름을 타고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이 바로 <밥블레스유>다. 새싹PD 송은이의 참신한 기획이 더해졌지만, 근간은 역시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이라기보다는 맛있는 것만 찾아다니며 먹는)이영자다. 물론 <밥블레스유>에 출연하면서 이영자에게도 고민의 지점이 생겼다. <전지적 참견시점>과 다른 먹방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는 차별화에 성공한 듯하다. 



"사람들이 얘기해요. '되게 당당하다'고. 그거 아니거든요. 나도 내가 무척 괜찮은 몸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감 사이에서 싸우는 거죠. 버텨 보려고 벗은 거야. 내 몸이니까."


오히려 <밥블레스유>에서는 최화정, 김숙, 송은이와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거나 시청자들이 보낸 사연에 특유의 공감을 표현하는 등 그밖의 다른 모습들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가령, 프로그램 촬영 도중 수영복 차림을 공개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 대중들은 이영자의 자신감있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냈다.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감 사이에서 싸우는 거”라는 그의 말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 


그의 용기있는 도전은 오로지 마르고 날씬한 몸매가 선(善)이라 가르치고, 그것만이 절대적인 기준이라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에 큰 파장을 던졌다. 수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이영자의 모습은 어쩔 수 없이 그 시선에 종속된 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강력한 응원이 됐다. 이영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위로였고, 이영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응원이었다. 


한편, 지난 7월 이영자는 매너저와 함께 출연한 광고의 모델료를 저소득 가정 장애아동들을 위한 치료비로 써달라며 밀알복지재단에 전액 기부했다. 그야말로 통큰 기부였다. 송은이는 쑥쓰러워하는 이영자를 자신해 “(이영자가) 광고 제안을 받고 ‘이렇게 사랑받는 게 보통 일이냐.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하더라”며 그의 속마음을 전했다. 정말이지 이영자다운 생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영자는 바쁜 스케줄 와중에도 여러 재능 기부 행사에 참여하며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자신에게 사랑을 준 대중들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다시 전성시대를 맞이한 이영자의 활약이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기만 하다. '2018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그가 계속 승승장구하길 기대한다.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해달라고 하기 이전에 남편을 위주로 하고! 너가 솔직하게 말을 하니까 엄마도 내숭 떨 필요는 없잖아. 그냥 솔직하게 얘기하는 거야. 내 새끼를 위해서 신경 써달라고."


시어머니의 방문 소식에 회사에서 급히 돌아온 며느리(소이)가 애써 밥상을 차렸다. 맛있게 식사를 하던 시어머니가 "야! 너는.."이라며 시동을 건다. 말투가 벌써 공격적이다. 벌써부터 불안불안하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들어봤더니 "(음식의 간을) 윤우 위주로 하냐, 네 신랑 위주로 하냐?"는 어이없는 타박이다. 다시 말해서 왜 '내가 사랑하는 아들 위주로 음식을 하지 않느냐?'는 시집살이인 셈이다.


방송은 그런 시어머니를 '돌직구', '카리스마'로 포장했다. 시어머니 역시 '내숭 떨지 않겠다'면서 자신은 솔직한 거라 말한다. 며느리는 "어머니가 딱 말해주시니까 저도 할 말 딱 하고 좋아요."라며 호응한다. 소위 '뒤끝 없다'는 사람들의 배려없음과 무례함은 솔직함과 쿨함으로 어물쩍 넘어갔다. 남편(최현준)은 뭘하고 있었냐고? 멀뚱하니 등갈비를 뜯어먹고 앉아 있다. 시어머니에 맞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아내가 안쓰럽긴 했을까?



"오늘 이쪽에 모임이 있었어. 그래가지고.. 술도 한잔했고 가기 좀 뭐해서 왔어. 이해하지?"


역대급 시어머니에 이어 이번에는 시누이가 등장했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8회에는 난타 배우 고창환과 일본인 아내 시즈카가 새롭게 출연했다.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모여 있던 부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고, 고창환은 웃으며 통화를 하더니 시즈카에게 누이가 집으로 온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것도 그냥 잠깐 들르는 게 아니라 친구 만나러 왔다가 늦을 것 같아서 자고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고창환은 태연한 표정으로 "상관없지 않나?"라고 말했고, 시즈카의 얼굴은 굳어갔다. 고심에 빠진 시즈카는 "몇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라고 물었고, 고창환은 "늦으면 자고 있다가.."라고 속 편한 소리를 한다. "어떻게 내가 잘 수가 있어!" 시즈카는 사전에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일을 결정하는 남편의 태도가 마뜩지 않다. 밤 늦게 도착한 시누이는 "이해하지?"라는 답이 정해진 질문을 던지고 집안의 규칙은 와르르 깨져버렸다.



여전히 '이상한 나라'는 계속되고 있었다. 며느리를 '야!', '너!'라고 부르는 시어머니의 몰상식한 언행은 보기에 매우 불편했고, 당연히 남편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며느리를 구박하는 것도 짜증스러웠다. 또, 술을 마신 채 다짜고짜 찾아와 이해를 요구하는 시누이의 행태도 어이없었다. 가족끼리 그럴 수도 있다는 남편의 말에 아내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송에 '몰입'이 되지 않았다. 이미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관찰 예능'으로서의 '리얼함'을 상실했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김재욱-박세미 부부가 SNS에 올린 글이 결정타였다. 김재욱과 박세미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악마의 편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방송에 일정한 콘셉트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 자신들은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우리 집만 악랄한 집안을 만드는구나 다정한 집안 섭외 감사합니다!!! 촬영을 그만두었기에 이러시는지..좀만 유하게 만들어줘도 제가 묵묵부답 고구마 남편이 되지 않았을텐데" (김재욱)


"나 챙겨주는 부분 온 가족이 날 도와주는 부분, 다 빼고 편집하면 우리 시부모님은 날 안 챙겨주시는 분 #악마의 편집 그게 바로 #편집의 힘" (박세미)


물론 김재욱-박세미 부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고지곧대로 믿을 생각은 없다. 방송에서 보여졌던 모습이 완전히 거짓이라고 보긴 어렵다. 김재욱의 고구마스러운 행동들이 분명 있었고, 방송 중에 박세미가 흘린 눈물은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사실적이었다. 또, 박세미는 패널로 출연했음에도 방송 내용에 대해 딱히 변명이나 해명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시어머니가 출연을 해야 방송이 성립된다는 점에서 일정한 콘셉트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측에서 어느 정도 설정을 제시했다는 의혹은 분명 따지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마치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김재욱-박세미 부부의 불만을 제기했고, 그 바통을 이어받아 시청자들 역시 강한 의혹을 제기했음에도 제작진 측은 묵묵무답이다. 



축구 중계를 이유로 결방을 하고 돌아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새로운 출연자들을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일종의 재정비를 한 셈이다. 그럼에도 지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반론도, 해명도, 사과도 없었다.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방송의 성립을 위해 일정한 설정이 불가피하다면 제작진의 개입이 어느 정도까지였는지 밝히는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


이번 주 방송을 보면서도 시청자들은 '대본이 아니냐', '쇼하는 거 아니냐'는 의심스러운 시선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좀더 강하게 말씀을 해주세요. 손주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어머니 콘셉이니까요.", "시어머니는 많이 등장했으니까 시누이가 나오면 그림이 새로울 것 같아요. 술을 마시고 무작정 찾아오는 설정으로 할게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이런 수준이 아니라고 과연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