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가 이제 두 돌 다가오잖아, 며칠 있으면. 옛날에는 10살 때까지는 수수 팥떡도 해먹이고 그랬거든. 생일을 좀 밥 한 끼라도 해서 엄마가 와서 같이 해서 먹이면 어떨까?" 시어머니는 손주의 생일을 제법 성대하게 챙겨주고 싶어 한다. 축하해 주자는 의미에서 식사를 함께 하자는 제안에 며느리의 표정이 굳어진다. 친정에 내려간다고 완곡히 거부의 뜻을 표현하지만, 시어머니는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이쯤되면 '제안'이 아니라 '통보'와 다름 없다. 며느리는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의 울상이 돼 대답한다. "네, 어머니.." 정말 궁금하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표정을 보지 못한 걸까. 자신의 며느리가 결코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몰랐어도 문제고, 알았어도 문제다.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