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 28

전배수와 김시은, <손 the guest> 부마자들의 신들린 연기가 놀랍다

바다에서 '손'이 왔고, 그의 이름은 '박일도'라 한다. 귀신(鬼神)은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파고 든다. 내재돼 있던 울분과 분노를 포착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낚아챈다. 박일도에게 빙의(憑依)된 사람들, 그러니까 숙주(宿主)들은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야 겨우 저지할 수 있는 괴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이렇듯 박일도는 인간을 통제 불능 상태로 몰아넣는다. 무시무시한 악령이다. 무속인 집안에서 태어난 윤화평(김동욱)은 강신무(降神巫, 신을 받아 활동하는 무당)의 자질을 갖고 있는데, 그 예민함 때문인지 어린 시절 박일도에게 빙의된 적이 있다. 그리고 집안에는 비극이 찾아온다. 엄마(공상아)와 할머니(이영란)이 연달아 죽게 된 것이다. 당시 천주교 사제들이 화평을..

TV + 연예 2018.09.30

왜 이렇게 촌스럽지? <흉부외과>, <라이프>의 직격탄을 맞았다

​ SBS 의학 드라마 는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라는 부제(副題)가 비유가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첫 장면부터 진짜 심장을 훔쳐 달아나는 의사를 보여줬다. 유력한 대선 후보의 심장 이식 수술을 위해 심장을 운반하던 태산병원 흉부외과 펠로우 박태수(고수)는 동료 의사를 따돌리고 자신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수술실에서 심장이 도착하기만 기다리고 있던 흉부외과 최석한(엄기준) 교수는 당황했다. 최석한은 분노를 추스르며 박태수를 설득했다. “이제 다 왔어. 이 수술만 끝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어. 지금이라도 당장 심장 갖고 돌아와!” 병원 내에서 모종의 관계를 유지해 왔던 두 사람, 그들이 원하는 건 뭘까? 설득은 실패했다. 박태수는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 원한 거겠지.”라는 냉랭한..

TV + 연예 2018.09.29

청년구단에게 실패를 가르친<백종원의 골목식당>의 가치

양식집과 덮밥집은 한결 나아졌다. 오랜 고민 끝에 만든 신메뉴는 합격점을 받았다. 양식집의 달걀 프라이를 얹은 미트 토마토 스파게티와 덮밥집의 마늘 불고기 덮밥은 백종원으로부터 '맛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대중적인 입맛을 만족시킨 것이다. 그제서야 긴장한 채 앉아있던 사장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대전 시장의 선배 상인들로 구성된 시식단으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편, 초밥과 알탕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했던 초밥집 사장은 백종원의 솔루션대로 '해방촌 횟집'으로 견학을 떠났다. 자신의 상황을 명확히 인지할 수 없는 상태라면 비교를 통해 배우는 수밖에 없다. 횟집 선배이자 '골목식당' 선배는 "육수를 넣을 때 수돗물을 쓰면 안돼!"라며 만나자마자 따끔하게 훈계를 한다. 가름침이 ..

정은채의 재발견? <안시성>, <손 the guest>의 아픈 손가락이다

정은채. 낯설었던 그 이름이 어느새 많이 익숙하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과 얼굴을 연결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꾸준히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냈다는 의미다. 김혜수나 손예진이 아닌 이상 선택하기보다 선택받는 경우가 많은 게 배우라는 직업이 아닌가. 지속적인 기회를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은채라는 배우가 지닌 가능성의 크기를 엿볼 수 있다. 정은채는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에서 신녀 시미를 연기했고, 벌써 355만 845명이 그를 만나고 돌아갔다. 화끈한 전투 장면에 많은 관객들이 만족하고 있다. 또,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을 표방하고 있는 OCN 에서는 강력계 형사 강길영으로 활약 중이다. 시청자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는 최고 시청률 3.207%(유료플랫폼 전..

TV + 연예 2018.09.27

고정관념을 깬<안시성>을 묶어버린 또 다른 고정관념

대작들이 몰리며 혼돈 속에 빠졌던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으로 결판났다. , , 등 경쟁작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은 지난 25일 하루에만 79만 4,806명을 동원하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개봉 8일 만에 300만 관객 돌파,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당 태종 이세민의 매서운 공세를 견뎌내고 수성(守城)에 성공한 양만춘의 답다. 은 명쾌하다. 안시성을 사이에 두고 공격하는 자와 이를 막아내는 자가 존재한다. 전자는 당 태종 이세민(박성웅)과 당나라 군사들이고, 후자는 양만춘(조인성)과 고구려 백성들이다. 정말이지 치열하고 처절한 공성전이다. 이 구도는 워낙 분명하고 명확해서 관객들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고구려를 응원하지 누굴 응원하겠는가? 자연스럽게 후자 쪽에 감정이입이 된 상태에서 주먹을 꽉 쥐고 스크..

버락킴의 극장 2018.09.26

한계가 명확했던 <명당>,<관상>처럼 되지 못한 범작

추석 극장가는 이례적으로 '한국영화 4파전'으로 라인업이 구성되며 관심을 끌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얼추 결판이 난 것 같다. 선봉에 나섰던 는 누적 관객수 701,253명에 그치며 일찌감치 나가 떨어졌다. 조인성을 앞장세운 은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며 1,409,525명을 동원했다. 압도적이다. 그리고 2위 자리를 두고 (758,862명)과 (618,427명)이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최소한 1위 자리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은 생각보다 뒤처졌다. 분명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지금의 흐름을 잘 유지한다면 손익분기점(약 300만 명)에 이르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명절마다 사극 영화들이 각광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결과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게다가..

버락킴의 극장 2018.09.24

<미스터 션샤인>에는 '새로운 이름'이 많다

tvN 에는 '이름'이 많다. 24부작의 긴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인물'들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다. 조력자도 필요하고, 악역도 필요하다. 그런데 당연히 여길 일은 아니다. '캐릭터'를 창조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물론 그것이 '소모품'에 불과하다면 뚝딱뚝딱 만들어내면 그만이겠지만, 거기에 애정을 담는다면 '이름'을 짓는 일은 여간 어렵지 않다. 애정을 담는다는 건 '(그만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뜻이고, '주인공의 OO'이라는 '(수동적) 관계'로 그 캐릭터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황은산(김갑수), 장승구(최무성), 고사홍(이호재), 홍파(서유정), 임관수(조우진), 이완익(김의성), 일식이(김병철)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만든다는 의미다. 그렇게 불리기 시작한 이름들은 능동적으..

TV + 연예 2018.09.24

지적 대화의 향연 <알쓸신잡3>, 흥미로운 여행이 시작됐다

​ 여기 흥미로운 여행법이 있다. 비행기(또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같이 출발해서 현지에 도착한 후부터 각자의 동선을 찾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함께 떠나서 각자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외로울 것 같다고?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취향이 다르므로 자신만의 일정을 꾸려보는 건 여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정해(서든 우연에 기대서든) 다시 만나면 될 일이다. 다만, 저녁에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함께 한다. 한 자리에 둘러앉아 자신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고 들었던 것, 느꼈던 것에 대해 기탄없이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궁금했던 것에 대해 묻고,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대답을 한다. 이런 수다를 통해 여행은 더욱 풍부해진다. 여행뿐이랴, 서로의..

TV + 연예 2018.09.22

추석 앞둔 시점에 김수미가 던진 위로와 일갈

이제 곧 추석이다. 명절만 되면 회자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조상 덕 본 사람들은 공항에 가서 줄을 서 있다’는 말이다. 고향을 방문해 제사를 지내느라 발이 꽁꽁 묶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연휴 기간을 활용해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팔자가 여간 부러운 게 아니다. 특히 제삿상에 오를 음식을 비롯해 가족 친지들이 먹을 요리 등을 준비해야 하는 여성들의 입장에서 명절은 정말 끔찍하게 다가온다. 공항에 줄을 설 만큼 조상의 덕을 보진 못했지만, 제사라는 전통에서 자유로운 만큼 명절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 편이다. 사실 제사가 없으면 명절은 그저 ‘빨간날’이다. 굉장히 길고 즐거운 빨간날 말이다. 그렇다고 음식을 전혀 하지 않는 건 아니다. 가족끼리 먹을 명절 음식을 간단히 준비한다. 엄마가 기초적인 틀..

TV + 연예 2018.09.20

헛다리 짚은 홍문표 의원, 윤아랑 엑소는 아니래요

'연예인 홍보대사'는 윈윈(win win) 전략인 동시에 양날의 검이다. 정부 부처의 입장에서는 '잘 나가는'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임명함으로써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자신들이 추전하는 정책을 수월히 홍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은 얻는 게 뭘까? 그건 역시 이미지다. 정부 부처와 손을 잡음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동시에 공익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반면, 해당 연예인이 비행(非行)과 일탈을 저지를 경우 그 타격이 고스란히 정부 부처로 돌아온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물론 이는 모델을 기용하는 기업 광고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일이므로 '연예인 홍보대사'만의 특별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더 뜨거운 화두는 '모델료'가 아닐까. 공익적인 일에 모델료가 웬말인가 싶지만, 실제로..

TV + 연예 2018.09.19

떡밥만 던지고 끝난 <보이스2>, 시즌3가 마냥 기쁘지 않다

'못다한 이야기는 보이스 시즌3 에서 계속됩니다.' 이 찜찜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것을 의도했다면 대성공이다. 시즌3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걸 모르지 않지만, 이런 식의 과격한(?) 엔딩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충격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연성에 큰 빈틈을 남겼다는 점이 아쉽다. 치밀한 구성이 생명인 범죄수사물 장르인 만큼 뭔가 서둘러 마무리하는 듯한 인상을 준 건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도강우(이진욱)가 방제수(권율)를 '홀로' 쫓아가 혈투를 벌이는 사이 남다른 청력의 소유자인 강권주(이하나)는 "갇혀서 나갈 수 없어요."라는 아이의 음성을 듣는다. 그리고 '홀로' 고시원으로 달려간다. 도대체 경찰들은 왜 이리도 단독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걸까? tvN ..

TV + 연예 2018.09.17

쿡방의 원조<한식대첩-고수외전>, 완벽한 번외편으로 돌아왔다

"별책부록이라기보다 완벽한 번외편이다. 기획의도부터 탑 셰프들 섭외까지 놀라움의 연속이다." (백종원) 올리브 을 보면서 솔직히 놀랐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백종원의 말처럼 '기획'부터 '섭외'까지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동안 에 출연했던 국내 고수들과 해외 각국에서 온 유명 셰프들이 팀을 이뤄 한식을 전수하고 배운다. 탑 셰프들은 자신의 스승으로부터 각 지역의 대표적인 한식을 습득해 이를 통해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한식의 글로벌화를 노리겠다는 야심찬 기획이다. 무엇보다 탑 셰프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캐나다에서 온 데일 맥케이는 2011년 '탑 셰프 캐나다'의 우승자로 퓨전 한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경쟁을 경험해 봤기 때문인지 매사에 자신..

TV + 연예 2018.09.16

일본에서도 웃음꽃 핀<수미네 반찬>, 공익성도 잡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진짜 딱 집밥 같아요. 식당 밥 같지 않고." "그럼 집밥이야. 그걸 내가 해드리려고." 김수미는 요리를 하면서 엄마를 떠올린다고 했다. 식재료를 준비하고 손질하면서, 조리를 하는 과정을 통해, 그리하여 구현된 맛을 음미하며 엄마를 추억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음식을 '미각'과 연결짓곤 하는데, 실제로는 시각 · 청각 · 후각 · 촉각까지 포함된 오감(五感)으로 하는 체험이다. 누구와 함께 먹었는지, 당시의 분위기와 기분이 어땠는지 등 모든 것이 음식 속에 축적된다. 그만큼 음식은 강렬하고 절절한 기억이다. tvN 이 일본에서 반찬 가게를 연다고 했을 때 무릎을 탁 쳤다. '이건 성공할 수밖에 없다!' 절묘한 신의 한 수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맛' 혹은 '고국의 맛'을 그리워하고..

TV + 연예 2018.09.14

철없는 돌싱남들의 자기 연민,<무확행> 이런 짠내는 보고 싶지 않다

'시작은 무모하나 그 끝은 행복하리라! 잃어버린 인생의 반쪽을 '무확행(무모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채우겠다' 먼저 도착해 있던 3명의 남자는 저마다 얼굴에 '저는 불행합니다'라고 써붙인듯 낯빛이 어둡다. 애써 '어색함'을 연기하는 그들을 지켜보는 게 쉽지 않다. 서장훈(불행 약력 : 2012년 이혼, 지병 : 무릎연골 없음. 결벽증), 이상민(불행 약력 : 2005년 이혼, 70억 빚으로 부도, 지병 : 공황장애, 내장비만, 커피중독), 김준호(불행 약력 : 2018년 이혼, 요식업 및 기획사 사업 실패, 지병 : 당뇨, 구강 악취)가 그 주인공들이다. 정말 칙칙하다. '우리는 왜 이렇게 불행한 거지?' 그들은 자신들의 공통점을 찾는다. 그건 '이혼 경험'이다. 아예 대놓고 '불행 약력'이라 광고한다..

TV + 연예 2018.09.14

김동률이 들려주는 ‘노래’, 오랜만에 사색에 잠겼다

오랜만에 ‘노래’를 들으면서 사색에 잠겼다. 가사를 입안에서 오랫동안 음미(吟味)하면서 그 맛을 느꼈다. 입안을 맴돌던 가사는 머릿속을 유영(游泳)했고, 어느새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창밖의 먼곳을 바라보다 이제는 멀게만 느껴지는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과거의 나를 기억하고 반추했다.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 대상이 노래인지, 나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본 적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소년(혹은 청년)은 ‘끝없이 날이 서 있’었다. 한없이 ‘뾰족했던’ 소년은 멋도 모른 채 이리저리 찌르고 다녔다. 한동안 그런 후에야 깨달았다. 그러는 사이 자신도 상처를 입었음을. 소년의 소원은 ‘어른이 빨리 되는 것’이었다. 그에게 어른은 ‘뭐든 괜찮아지는’ 존재였다. 자신의 ‘몸에 돋은 가시들’을 ..

TV + 연예 2018.09.13

똥고집이라 일갈한 백종원, 자기 객관화 없는 청년구단을 어찌할까.

"대중성을 포기했는데 장사가 잘되는 솔루션을 어떻게 줘? 나한텐 똥고집으로밖에 안 보여. 자기가 좋아하면 자기 집에다 해 놓고 먹어. 얼마나 아집이야. 이건 아집이야." 지난 12일 방송된 SBS 의 하이라이트는 백종원과 막걸릿집 사장의 제법 치열했던 설전(舌戰)이었다. 이 장면은 순간 시청률 6.6%(유료플랫폼 전국 기준)까지 올랐을 만큼 흥미진진(하거나 혈압이 올라 뒷목을 잡게) 했다.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을 두고 두 사람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백종원은 어떤 물을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사장은 물보다 누룩이 맛을 좌우한다고 반박했다. 1차 막걸리 회담이 결렬된 후, 막걸릿집 사장은 보문산에서 약숫물을 떠서 맛을 비교해 봤는데 약수를 넣었을 때 맛이 한결 나았다고 털어놓았다. 백종원은 시..

[버락킴의 맛집] 8. 천안 ‘풍세 커피’를 다녀오다

​​천안 근교에 가볼만한 카페가 있는지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아산시 신정호 근처나 천안 단국대 천호지 근처도 괜찮지만)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예쁜 야외 카페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이름은 ‘풍세 커피’. 천안시 풍세(豊歲)면에 있어서 그런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카페를 찾아가는 길은 다소 험난하다. 풍세는 시내에서 떨어진 곳인데다 시멘트로 된 좁은 도로를 타고 제법 가야 한다. 조금 더 가면 아예 논길이다. ‘이 길이 맞나?’, ‘여기에 카페가 있다고?’라며 의심이 짙어질 때쯤 한적한 공간이 보이기 시작하고, 주차된 차량들이 나타난다. 그제서야 안심이다. 벌써부터 주차장이 꽉 차 있다. ‘역시 유명한 곳이었어!’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돌로 된 계단을 올라가면 한쪽으로 정갈한 한옥 건물이 보이고, 그..

버락킴의 맛집 2018.09.11

골목과 거리를 누비는 유재석과 백종원, 예능의 다양성을 키워주길!

이경규와 강호동은 숟가락을 들고 전국의 마을들을 돌며 '한 끼'를 부탁한다. 그들이 방문하는 집은 1인 가구부터 청춘들의 신혼집, 맞벌이를 하는 중년 부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노부부까지 다양하다. 아마도 그건 평범한 우리들 삶의 한 단면과도 같다. JTBC 가 2년 가까이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손님들에게 기꺼이 한 끼 밥상을 내어주는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일 것이다. 백종원은 '골목'을 누빈다. 죽어가고 있는 골목 상권을 찾아간다. 위기의 식당들을 진단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멋 모르고 자영업에 뛰어들었든, 불굴의 의지를 갖고 사업을 시작했든 간에 백종원의 손길을 거치면 확 달라진다. 프로그램의 초점이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아들이지 않는 참가자들의 불성실한 태도에 맞춰..

TV + 연예 2018.09.10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30. 돈의 가치를 고민하는 아이유의 어른스러움

- KBS 400회 특집에 출연했던 아이유 - "제가 일기장을 좀 봤어요, 어제. 마침 스케치북 나온 날, 처음 나온 날, 그때 쓴 일기가 있더라고요. 저는 정작 그날 '망쳤다, 무대 망쳤다'고 써놨더라고요. 그걸 보고 제가 400회 특집에 초대를 받아 나간다고 생각하니까 뿌듯하고 그랬어요." 고등학교 1학년, 17살 조그마한 체구의 소녀가 작디작은 손으로 기타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능숙하고 야무지게 연주를 시작했다. 더 놀랐던 건 그의 음색이었다. ‘얼마나 하겠어?’ 시큰둥하게 지켜보다가 정신이 바짝 들었다. 쇳소리가 약간 묻어 있는 목소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또, 힘이 실려 있었다. 그 또래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어쿠스틱 감성은 놀랍기만 했다. 그저 넋을 잃고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당시 '..

김상중이 먹방에? <폼나게 먹자>는 무엇이 달랐나?

'또, 먹방이야?' 작금의 예능계는 양분돼 있다. 한쪽은 먹방 · 쿡방이 '대세'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고 있고, 나머지 한쪽엔 관찰 카메라가 온 세상을 샅샅이 들여다보겠다며 기세등등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미 피로감을 호소한 지 오래다. 새로운 예능을 보고싶다는 의견이 많다. 오죽했으면 '유느님' 유재석의 새로운 예능인 tvN 은 먹방도 아니고 관찰 예능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화제가 됐겠는가. 지난 7일 새롭게 시작한 SBS 예능 는 제목에서 '선포'하고 있듯 또 다시 먹방 예능이다. 정말이지 "또, 먹방이야?"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물론 포맷이 먹방이라 해서 모두 식상하거나 지겨운 건 아니다. 올리브 의 경우에는 최화정 · 이영자 · 송은이 · 김숙 등 언니들의 우정을 기본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사연을..

TV + 연예 201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