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를 통해 묘사된 '곳'이나 '것'을 '상상' 속에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만나 '실체적'으로 '경험'하는 것. 여행이 주는 매력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아닐까. 아니, 어쩌면 그와 같은 상상과 기대를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가령, 소설 속에 등장했던 장소, 예를 들면 도시나 마을, 더 세밀하게는 특정한 거리 속에 '나'를 두는 건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다. 굳이 활자가 아니더라도 좋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혹은 누군가의 여행 사진 속에서 본 '장면'들에 나를 대입하는 일은 어떠한가. 쇼핑의 도시 홍콩의 '하버시티'를 둘러본다거나,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청와대의 거울의 방이 아니다)에서 그 호화로움을 만끽하고, 프라하 성에서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