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금쪽같은 내새끼' 톺아보기

60일간 솔루션 끝에 지도력 회복한 엄마, 역시 오은영이 옳았다.

너의길을가라 2021. 5. 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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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솔직히.. 금쪽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는데요. 하루 아침에 좋아질 거라 보지 않아요. <금쪽같은 내새끼> 1년 했거든요. 최장기 솔루션이 될 거예요."

한숨과 탄식이 가득했다. 잠을 깨우는 엄마에게 괴성을 지르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엄마를 때릴 뿐 아니라 심지어 칼을 들고 위협하는 금쪽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시청자들의 마음도 새까맣게 타들어갔으리라.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가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쉽사리 믿기지가 않았다. 살고 싶어서 나왔다는 엄마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저녁에 피자를 시켜달라는 금쪽이와 밀가루 음식을 줄여야 한다는 엄마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금쪽이는 엄마가 애써 작성한 식사 일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렸고, 엄마의 휴대전화를 낚아채더니 "피자 안 시키면 던진다!"며 으름장을 놨다. 엄마는 금쪽이를 설득하려 했지만, 금쪽이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질렀다.


끝내 금쪽이는 폭력을 휘둘렀다. 그러자 엄마는 금쪽이를 몸으로 눌러 제압했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팔을 붙잡힌 금쪽이는 박치기를 시도했는데, 그도 여의치 않자 엄마의 팔을 물기 시작했다. 한참 후 팔을 놓아주자 자신의 머리카락을 뜯더니 입에 넣고 씹어 삼키는 게 아닌가. 충격적인 돌발행동에 다들 할 말을 잃었다. 엄마 앞에서 보란듯이 이상 행동을 계속했다.

금쪽이는 엄마를 때려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상처가 될 말들만 골라서 했다. 엄마가 계속 때릴 거냐고 묻자 금쪽이는 "그래!"라고 대답했다. 엄마는 다리에 생긴 멍들을 보여주며 나을 새가 없다고 푸념했다. 금쪽이는 그 멍들을 보더니 멀찌감치 떨어져 앉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상황이 진정된 후 결국 엄마는 금쪽이 뜻대로 피자를 사러 밖으로 나갔다.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이 엄마와 싸우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게 먹는 것(식습관)과 싸는 거(화장실 문제)예요. (...) '나의 주도권을 엄마가 침해해? 나 그거 안 뺏길 거거든.' 마치 이런 것처럼 끊임없이 아이랑 엄마가 실랑이하는 느낌이거든요."

오은영은 엄마가 분명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10살 아이인 금쪽이의 마음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금쪽이는 이미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아이라서 엄마를 때리고 나면 죄책감을 느꼈다. 자신을 굉장히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오은영은 그 죄책감이 심해지면 수치심이 생기고, 자신이 난폭한 모습을 들킬까봐 외출마저 거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쪽이는 좀처럼 속마음을 꺼내놓지 않았다. 말하는 게 힘들다며 입을 닫았다. 제작진은 금쪽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문을 열어나갔다. 며칠 후, 금쪽이는 "너에게 엄마는 몇 점이야?"라는 질문에 "1점"이라고 대답했다. 이유는 자신이 화가 났을 때 팔을 아프게 하면서 잡기 때문이었다. 또,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음에도 쑥쓰러워서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1. 잠에서 깨울 때 등교를 언급하지 않기
2. 갈등 상황에서 금쪽이의 몸을 잡지 말고 거리두기

금쪽처방이 내려지고 2주의 시간이 지났다. 과연 금쪽이는 달라졌을까. 다시 공포의 기상 시간이 돌아왔다. 엄마는 등교 얘기는 쏙 빼고 기분부터 물어봤고, 금쪽이는 초밥이 먹고 싶다며 방긋 웃었다. 금쪽이는 엄마의 가게에 따라가겠다고 제안했고, 엄마가 빨리 가야 한다고 하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단지 등교를 언급하지 않는 것만으로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오은영은 학교 거부증으로 등교가 어려운 아이에게 '학교를 가라 마라'하면 문제의 근본적 원인에는 접근도 못하고 매번 등교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관계만 악화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엄마는 갯벌에 가고 싶다고 했던 금쪽이를 위해 가족 여행을 준비했다. 금쪽이는 갯벌에 발이 빠진 엄마의 손도 잡아주는 다정한 금쪽이가 됐다. 그러나 저녁이 되자 다시 문제가 터지고야 말았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겠다는 금쪽이를 엄마가 제지하자, 금쪽이는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쏟아냈다. 다시 난폭한 행동을 취하며 엄마를 때렸다. 결국 이전이 모습으로 돌아간 걸까. 엄마는 '금쪽처방'대로 금쪽이의 몸을 잡기보다 밀쳐내며 거리를 유지하려 필사적으로 애썼다. 그러자 금쪽이는 되레 더 달려들었다. 금쪽이는 분에 겨워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이리저리 부딪치며 넘어졌다.

금쪽이는 엄마를 방에서 내쫓은 뒤에도 여전히 분을 삭히지 못했다. 방문을 발로 거세게 차고 서럽게 울어댔다. 그리고 옷장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앉았다. 그렇게 30분이 흘렀을까. 금쪽이는 갑자기 엄마를 불렀다. 진정이 된 금쪽이는 좀전의 실랑이 때문에 온몸이 아프다며 서러워했다. 엄마는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금쪽이는 다정한 엄마의 목소리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인간은 자신이 위험하거나 안전하지 않을 때 본능적으로 자기를 보호하려고 들어요. 그건 예외가 없습니다. 엄마라고 해도 그래요."

그 장면까지 지켜본 오은영은 엄마의 유년 시절에 대해 질문했다. 유독 엄마는 금쪽이가 큰소리를 내면 두려워했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어렸을 적 오빠가 금쪽이가 동생에게 하듯 자신을 대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오빠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지금은 기억이 파편처럼 남았지만, 칼을 들고 있거나 허리띠나 구두칼을 들고 위협하는 장면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커서 자신의 오빠처럼 되진 않을지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오은영은 어린 시절에 물리적 폭력을 경험하면 본능적으로 방어 행동이 나오기 마련이기 때문에 엄마가 그동안 금쪽이를 반사적으로 잡았던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지도력으로 제압하는 것과 공포심으로 잡는 것을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채는 법이다. 금쪽이는 사랑하는 엄마의 두려움과 공포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오은영은 습관처럼 입에 밴 엄마의 '미안해'라는 화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엄마는 과거에 엄격한 체벌을 한 죄책감 때문에 일부러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금쪽이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맞은 사람(엄마)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떨까. 그건 헷갈리게 할 뿐이었다. 오은영은 상황에 맞는 적합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쪽이는 기질적으로 예민한 데다 엄격한 체벌의 부정적 경험 때문에 엄마가 안전을 위해 잡는 것도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자기 방어를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오은영은 위험한 상황에서는 분명하게 얘기하되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을 주고 받는다거나 몸실랑이를 하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쉽지 않겠지만 끝까지 거리두기를 지키는 게 중요했다.

기분이 좋을 때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도 필요했다. 잠들기 전 기분이 좋아진 금쪽이는 엄마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금쪽이는 언제 엄마가 가장 무서웠냐는 질문에 과거 체벌 장면을 떠올렸다. 나쁜 기억이 됐다고 했다. 엄마는 당시의 체벌을 진심으로 사과했다. 두 사람은 처음으로 진심을 털어놓았다. 금쪽이는 "괜찮아. 엄마들은 잘 모르고 그럴 수 있"다고 엄마를 다독이기도 했다.


엄마와 금쪽이는 마음의 연결고리를 만들었지만, 아직 마지막 산이 남았다. 바로 게임이다. 오은영은 윗사람의 제한이나 지도를 따르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왜 그러는 걸까. 금쪽이는 윗사람의 제한을 공격으로 받아들였고, 그 말을 따르면 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스스로 우위를 차지하며 안정을 찾아갔다. 겉으로는 폭군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커다란 두려움이 있었다.

오은영은 엄마의 지도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 현장 코칭에 나서 방법을 가르쳤다.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고, 주도권을 뺏기지 말라고 덧붙였다. 엄마는 단호하고 간결한 말로 지시했고, 본능적인 두려움과 맞서 싸웠다. 금쪽이가 또 폭군으로 변하자 금쪽이가 혼자 진정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줬다. 금쪽이는 시위하듯 난장판을 만들었지만, 엄마는 꿈쩍하지 않았다.

금쪽이는 큰소리로 엄마를 찾았지만, 엄마는 이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잠시 후 금쪽이는 스스로 엄마를 찾아왔다. 엄마는 남에게 피해를 줬으니 우리가 치우자고 지시했고, 금쪽이는 순순히 엄마의 말을 따랐다. 난생 처음으로 엄마의 지도력이 통한 순간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큰지막한 인형을 선물하면서 화가 나면 인형을 안아보라고 제안했다.


금쪽이는 한결 나아졌다. 물론 휴대전화를 달라고 하면 곱게 주진 않았지만 제시간에 반납했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가서 인형을 만지며 화난 마음을 풀었다. 더 이상 폭언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폭력을 쓰지도 않았다. 또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금쪽이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편안해질수록 금쪽이이 얼굴에 웃음이 늘어갔다.

놀랍게도 이제 금쪽이는 잘못한 일이 있으면 먼저 사과하는 법도 배웠다. 엄마는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손을 잡아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엄마는 분명 해답을 찾아나가고 있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60일의 시간이었으리라. 금쪽이 엄마가 절망 끝에 다시 찾은 희망을 잘 가꿔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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