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금쪽같은 내새끼' 톺아보기

언어 지연 탓에 공격적인 금쪽이, 오은영의 예리한 관찰 돋보였다

너의길을가라 2021. 5. 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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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육아가 그 나름대로 어렵지만, 연년생 육아의 고난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30일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방문한 엄마 아빠는 연년생 남매 육아로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5살 남자아이인 금쪽이는 샤우팅은 기본이고, 아빠를 피멍이 들 정도로 문다고 했다. 4살 여자아인인 동생도 만만치 않았다. 엄마는 둘째의 고집이 워낙 세서 타협이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카페에 들러 크로플을 나눠먹던 금쪽이네 가족에게 전운이 감돌았다. 남은 크로플을 1/4씩 나눠먹기로 했고, 금쪽이가 먼저 자신이 먹을 조각을 골랐다. 하지만 동생이 더 큰 것을 선택하자 화가 나서 울기 시작했다. 아빠가 조용히 하라고 제지하자 손을 물어버렸고, 발버둥을 치며 아빠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렸다. 밖으로 나간 금쪽이는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냈다. 역시 대화가 되지 않았다.

동양화를 하는 엄마의 영향을 받아 남매들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우열을 가리기가 매우 힘들구나." 제각기 잘했다고 칭찬하면 될 일을 엄마는 굳이 비교를 하려 했다. 긴장의 순간, "동생이 색깔을 더 다양하게 쓴 것 같다."는 엄마의 평가에 금쪽이가 소리를 꽥 질렀다. 칭찬 스티커를 못 받게 되자 화가 났던 것이다. 금쪽이는 엄마의 뺨과 몸을 때리고 팔을 깨물기 시작했다.

엄마는 진정할 기미가 없는 금쪽이를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반성을 시켰다. 단호한 엄마의 태도에 금쪽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10분쯤 지났을까. 엄마는 금쪽이를 불러 감정을 위로했다. 그리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했다. 정형돈은 "저렇게 말하는 부모님이 계셨구나."라며 감탄했고, 실제로 연년생 남매를 육아하고 있는 장영란은 "고생 많이 하시는 거 같아요."라고 감정이입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상 생활에서 잘 실천하고 계신 거 같아요. 굉장히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2%가 부족해." (오은영)

분명 엄마는 육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한 편이었고, 배운 것을 침착하게 시도했다. 오은영은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2%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생각해 볼 주제는 두 가지였다. '칭찬 스티커'와 '생각하는 의자'였다. 아이에게 왜 칭찬 스티커를 줄까. 정답은 '동기부여'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행동이 늘어나도록 더 많은 경우에 스티커를 줘야 한다. 특히 비교나 경쟁은 금물이다.

또, 아이들을 생각하는 의자에 앉히는 이유는 뭘까. 정답은 공간을 바꿔 환기시키는 것이다. 정서 조절 능력이 미숙한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용도이다. 아이들이 흥분하면 부모도 함께 흥분하게 되고, 그리되면 교육의 장이 아닌 싸움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는 생각하는 의자를 처벌적 의미로 사용했다. 오은영은 사이가 좋을 때 생각하는 의자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라고 조언했다.

이모와 사촌들이 방문해 함께 놀던 중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금쪽이는 사촌누나가 장난감 망치를 주지 않자 옥신각신하더니 얼굴을 할퀴고 도망쳤다. 흥분 상태가 된 금쪽이는 방안을 우왕좌왕했다. 놀란 엄마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금쪽이는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피해다니더니 급기야 엄마의 팔을 깨물어버렸다. 도대체 금쪽이의 공격적 행동은 원인이 무엇일까.


"원인을 이해하지 않으면 계속 그 행동을 혼낼 수밖에 없어요. 공격적 행동으로 표현은 돼요. 내버려둘 수는 없어요. 반드시 제대로 가르치고 넘어가야 하는데, '하지 마'만 할 수 없다는 거죠."

오은영은 금쪽이를 관찰하다가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동생을 포착했다. 키위를 먹기좋게 잘랐다고 울고, 김을 쪼갰다고 울었다. 한 번 터진 울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오은영은 병적인 증상은 아니지만, 굉장히 예민한 것이라 설명했다. 자신이 원하는 건 반드시 이루는 편인데, 방해 요소가 보이면 예민함이 폭발했다. 엄마는 결국 안고 달래줘야 울음이 그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방법이 있다며 '끝까지 울게 놔두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방임하라는 얘기는 아니었다. 아이를 지켜보면서 마음이 진정되길 기다리라는 뜻이었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게 둘 필요가 있었다. 어디에 부딪혀서 울 때는 바로 아이를 보호해 줘야 하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에 짜증을 내는 예민한 아이에게 적합한 훈육 방법이다.

금쪽이는 언어로 상황을 설명하는 일이 미숙했다. 문장을 만들어서 표현하는 걸 어려워했다. 고작 단어 몇 개로 상황을 정리하는 편이었다. 금쪽이의 언어 발달 상태는 만 2세 6개월 수준으로 연년생 동생과 비슷했다. 그동안 상황에 알맞은 대화가 힘들어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누구보다 의사표현을 하고 싶었을 텐데, 유창하지 못한 언어 때문에 불편했던 것이다.

또, 발음도 부정확했다. 'ㅊ'은 ㅌ'으로, 'ㅅ'은 'ㄷ'으로, 'ㅆ'은 'ㄸ'으로 표현했다. 문장의 종성을 생략하는 버릇도 있었다. 언어 발달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모방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마련인데, 늘동생의 울음소리에 노출되어 있는 금쪽이는 정확한 발음을 접하는 시간이 또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우선, 동생의 울음이 줄어드는 것이 동생에게도 좋을 뿐더러 금쪽이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어떻게 해야 엄마 아빠를 더 사랑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모르겠네."
"너의 마음을 모르겠어?"
"모르겠어."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UP & DOWN 훈육법'이었다. 언어 능력은 높이고, 자극은 줄이라는 것이다. 서로 눈을 맞추고 입모양을 크게 보여주면서 아이가 쉽게 모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했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기다려 주되, 맞장구를 열심히 치면서 호응을 해주라고 했다. 또, 매일 다른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핑퐁 게임'처럼 말을 주고 받으라고 덧붙였다.

엄마는 돋보기로 자신의 입모양을 보여주며 금쪽이가 어려워하는 발음을 익히도록 도왔다. 주사위를 던져 나온 단어를 발음하는 놀이를 하며 금쪽이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또, 문장 완성 연습도 이어나갔다. 그림 카드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언어 능력을 키워나갔다. 집중적으로 연습을 하자 금쪽이의 실력을 날이 갈수록 늘었다. 이젠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은 듯했다.

오은영은 소통을 할 때 '부모의 언어'를 쓰기보다 '아이의 언어'를 많이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특정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고 대신 말해줌으로써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식으로 말해야 한다는 걸 익히도록 도와주라는 얘기였다. 엄마 아빠의 도움으로 자신의 상황과 감정을 말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게 된 금쪽이는 더 이상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게 됐다.

금쪽이는 단순히 말을 듣지 않는 사고뭉치가 아니었다. 부모는 버릇이 없다는 생각에 기싸움하듯 혼을 냈었지만, 돌이켜보면 말이 듣는 아이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던 것이다. 물론 현저한 언어 지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가 발견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이번 회차를 통해 아이를 제대로 관찰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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