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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식스맨, 유일한 여성 후보의 장점 못 살린 홍진경

너의길을가라 2015. 4. 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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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는 유병재의 탈락에 대한 원성과 '장동민 확정설'을 담은 '찌라시' 등으로 <무한도전>의 '식스맨'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후보들끼리의 투표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소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유병재가 탈락의 고배를 마신 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유병재의 한계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장동민의 식스맨 확정설을 담고 있는 증권가의 '찌라시'는 김태호 PD와 당사자인 장동민의 적극적인 해명 덕분에 잠잠해졌지만, 그로 인한 파장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무한도전>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단계를 넘어서지 않았던가? 이번 일로 <무한도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서설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지난 11일 <무한도전>은 '식스맨 특집'을 이어갔다. 강균성, 광희, 장동민, 최시원, 홍진경 등 다섯 명의 식스맨 후보들은 <무한도전>의 각 멤버들과 짝을 이뤄 자신이 기획한 아이템을 실행시키는 '만약 무한도전 멤버가 된다면 하고 싶은 아이템' 미션을 진행했다.


유재석과 짝을 이룬 강균성은 '단발머리 특공대'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결국 유재석의 '착한 예능'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양한 성대모사 퍼레이드가 눈길을 끌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그쳤다. 하하와 팀을 이룬 최시원은 '포춘 쿠키'와 '사이클'을 활용한 '먹방(뚜르 드 서울)'을 연출했지만, 헐리우드 스타에게 여행 가이드를 해주는 기획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고, 방송적인 재미도 평범한 수준에 그쳤다.



패션 테러리스트 3명을 선정해 패션을 개선해주는 '패션황'이라는 아이템을 들고 나온 광희는 정형돈과의 케미 덕분에 자신의 캐릭터를 십분 발휘했다. '입만 열면 웃기는' 박보라 씨의 섭외나 유병재의 재등장은 신의 한수였다. 유병재와 광희의 재회는 시청률 16.7%를 기록하며 평균 시청률(12.6%)을 상회하는 최고의 1분으로 선정됐다.


역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장동민의 '전설의 주먹'이었다. 장동민은 '지니어스' 답게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어냈다. '연예인 + 격투기'의 조합을 이끌어 낸 것은 어쩌면 그만이 할 수 있는 기획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이훈, 이동준 등 참가자들이 선뜻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성사될 확률도 높아 보이고, 만약 이 프로젝트가 방송을 타게 된다면 '토토가 '이상의 화제를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들이 제시한 아이디어 중 장동민의 '전설의 주먹' 프로젝트가 단연 돋보이는 가운데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식스맨'의 유일한 여성 후보 홍진경의 부진이다. 지난 방송들에서 홍진경은 자신의 중성적(?)인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분장까지 하며 (좋은 쪽으로) 비주얼 쇼크를 선보였고, 댄싱 자판기마냥 주문만 하면 각종 춤이 개발되어 나오는 재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개인기로 승부할 수 있었던 예선과는 달리 각자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본선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정준하와 짝을 이룬 홍진경은 (중화권의) 해외 스타와 인터뷰에 도전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기획을 선보였다. 방송에서는 각자의 인맥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섭외를 하려 애쓰는 모습이 담겨졌다. 유덕화, 탕웨이, 홍금보 등 유명 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결국 임달화와 알란탐으로 정리가 됐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왜 중화권 스타를 만나야 하는지 의미를 찾아볼 수도 없고, 그 과정도 인맥을 동원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일관했던 점이 부정적으로 비춰졌다. 장동민의 '전설의 주먹'처럼 기획에서 점수를 챙긴 것도 아니고 정형돈-광희의 '패션황'처럼 아예 '웃음'을 뽑아내기로 작정한 것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애매하고 지루한 방송이 되어버렸다.


기사의 댓글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그가 이렇듯 냉정한 평가들에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차라리 홍진경이 '식스맨'의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만큼 '남자'들은 결코 생각할 수 없었던 아이템을 들고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다.


혹은 이영자의 추천 영상에서도 언급됐던 '거짓말을 잘 한다'는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템은 어땠을까? 중화권 스타와의 연줄을 만들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홍진경의 모습은 식스맨으로서의 역량은커녕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마저 드러내지 못한 것이었다. 장동민과 광희가 자신의 캐릭터에 딱 맞는 아이템을 선정하고, 그 틀 안에서 자신의 장점을 자유자재로 표현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됐다.


만약 식스맨 선정이 후보들이 기획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라면 장기(長期) 프로젝트 감이 확실한 '전설의 주먹'의 장동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런데 기존 멤버들과의 케미는 어떻게 할 생각일까?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뽑는 것이라면, 재기발랄한 PD와 작가를 더 뽑는 편이 낫지 않을까? 너무나 판이 커진 '식스맨 프로젝트'에 대한 <무한도전> 제작진의 딜레마가 슬슬 엿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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