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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능 비숑 프리제, '방법을 몰랐다'는 보호자에게 강형욱이 한 말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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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능 비숑 프리제, '방법을 몰랐다'는 보호자에게 강형욱이 한 말은?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0. 6. 9. 12:35

자그마한 체구에 뭉뚝한 주둥이, 보송보송 윤기나고 곱슬거리는 흰털이 매력적인 비숑 프리제는 대표적인 인기 견종이다. (비숑은 '장식', 프리제는 '꼬불꼬불한 털'을 의미한다.) 고향은 프랑스와 벨기에인데, 벨기에가 먼저 혈통 등록을 했다고 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가 양국의 브리더(breeder)들의 노력으로 다시 늘어났다.

비숑 프리제는 명랑하고 민첩할 뿐 아니라 영리하기까지 해 맹인 안내견이나 심리치료견으로 훈련을 받기도 한다. 학습력이 높고 독립성이 강한 편이다. 유럽에서는 독립성이 강하다는 표현이 칭찬인데, 달리 말하면 고집이 세다고 볼 수도 있다. 어찌됐든 비숑 프리제는 전반적으로 온순한 편이다. 강형욱 훈련사의 표현대로 비숑 프리제는 드세지 않은 견종이다.

그런 비숑 프리제가 KBS2 <개는 훌륭하다>에 '고민견'으로 등장한 까닭은 무엇일까. 도담(수컷, 4세), 구름(암컷, 5세), 뚜비(수컷, 3세)는 모두 비숑 프리제인데, 보호자 2명(자매)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 어렵다는 다견 가정이었다. 보호자들은 반려견들에 대한 애정이 넘쳤는데, 언니 보호자는 직접 자격증을 따면서까지 반려견들의 미용을 책임지고 있을 정도였다.


'신경을 거스리지 않을 때는'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비숑 프리제들은 낯선 사람이 집을 방문하자 갑자기 얼굴을 바꿔 공격적으로 행동했다. 그 중에서 특히 '뚜비'가 가장 심했는데, 주로 뚜비가 먼저 짖기 시작하면 도담이와 구름이도 이에 동조해 따라서 짖어대는 식이었다. 한번 흥분한 뚜비는 감정을 주체하짐 못하고 점점 더 과격해졌다. 외부인에 대한 경계가 매우 심한 편이었다.

뚜비는 촬영을 하고 있는 제작진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화들짝 놀란 제작진이 급히 발을 뺐지만, 뚜비는 양말을 물고 늘어졌다. 자칫 잘못하면 큰일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수제자 이경규와 게스트로 출연한 트와이스의 나연과 쯔위, 모모가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졌다. 뚜비는 통제불능이었다. 급기야 도담이까지 공격에 가세하는 돌발상황까지 벌어졌다

"지금 뚜비가 저한테 더 달려들 수 있는 마지막 힘은 이렇게 공격해도 내 편인 보호자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결국 강 훈련사가 나서게 됐다. 현장에서 직접 뚜비를 겪어 본 강 훈련사는 뚜비의 공격 형태에 대해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겁이 많은 개는 사람의 발등 쪽을 공격하기 마련인데, 뚜비는 허리를 펴고 공격을 가했다. 또, 한번 물고 뒤로 물러서는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이는 뚜비가 단지 무서워서 방어적으로 공격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뜻했다.


지금의 뚜비를 만든 건, (어김없이) 보호자들이었다. 강 훈련사는 뚜비가 (사람이나 다른 개들을 항해) 짖거나 위협을 할 때 그것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제지하거나 올바른 규칙을 가르치기보다 오히려 상냥하게 말을 갈고 따뜻하게 만져주고 안아주는 보호자들의 행동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예 뚜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여러 행동들을 미리 해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뚜비는 화를 조절할 수 없는 상태였다. 보호자와 뚜비가 사는 일상에선 규칙이 부재했고, 그래서 규칙을 어기는 삶이 익숙했던 뚜비는 강 훈련사가 정당한 규칙을 요구하자 화를 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규칙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억울했던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뚜비가 느끼는 억울함에 공감하는 보호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보호자가 바뀌어야 했고, 굳은 결심이 필요했다.

의지를 갖기까지가 어려웠을 뿐 훈련은 오히려 간단했다. 강 훈련사는 다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꼭 필요한 게 '오지 마!' 훈련이라고 했다. 보호자만의 공간을 확보한 후 반려견이 곁으로 오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보호자가 만든 규칙을 따르도록 만드는 훈련이었다. 짧은 훈련에도 뚜비는 확연히 달라졌다. 더 이상 공격성을 보이지도 않았다. 이 정도의 훈련으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어쩌면 잘 몰랐던 게 아니라 저 위축된 뚜비의 모습을 볼 자신이 없었던 거예요."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반려견의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손을 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다. 당연히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뚜비의 보호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방법을 몰라서.."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모르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정말 방법을 몰랐기 때문일까. 사실 알아보려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강 훈련사는 그런 보호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봤다.

'고민견'과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보호자들이 고민래 봐야 할 지점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잘 몰랐던 게 아니라 위축된 반려견의 모습을 지켜 볼 자신이 없었던 건 아닌지 말이다. 그리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납게 짖고, 사람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는 반려견이 저럴 수 있는 마지막 힘이 그럼에도 예뻐해주기만 한 보호자 자신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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