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금쪽같은 내새끼' 톺아보기

친구 앞에서 말 못하는 10살, 오은영이 찾아낸 문제점은?

너의길을가라 2022. 4.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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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고, 많은 것을 앗아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학교 생활'을 들 수 있다. 등교를 하지 않은 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다보니 아이들은 '학창 시절'이라고 부를 추억을 쌓을 수 없었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시간과 기회도 부여받지 못했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10살)이 된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을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는 첫 세대이다.

백 투 스쿨 블루(Back to School Blue) : 불규칙한 등교를 하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며 심리적 부담을 겪는 현상

지난 22일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두 명의 금쪽이(임의적으로 금쪽이와 은쪽이라 이름 붙였다)가 등장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금쪽이와 은쪽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었다. 특히 친구를 사귀고 함께 어울리는 걸 어려워했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또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을 위해 특별히 이번 방송을 준비했다.

금쪽이는 친구가 한 명뿐이었다. 집으로 찾아온 단짝과 신나게 놀던 중, 새로운 친구가 등장하자 표정이 굳어졌다. 텐션이 급격히 다운됐고, 구시렁거리기 시작했다. 불안한 듯 손가락을 까딱였다. 이불 속으로 숨었다가 여의치 않자 거실로 나와 얼음 상태로 앉아 있었다. 잠시 후에는 믿을 구석인 엄마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엄마는 같이 놀라고 재촉했지만, 금쪽이는 요지부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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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학원에서는 어떨까. 금쪽이는 선생님의 질문에 시선을 회피했다. 대답을 하지 않고 굳어버렸다. 그렇다면 편한 집에서 1:1 화상 수업은 다르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금쪽이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었다. 어린 시절의 금쪽이는 유학을 떠난 엄마를 따라 영국에 머물렀고, 모국어를 떼기 전 영국 어린이집에 다녔다. 그 때문일까. 금쪽이는 또래에 비해 말이 늦게 트인 편이었다.

또, 학교 적응을 어려워 했다. 초1 때 등교를 거부하는 바람에 실랑이를 해야 했다. 교문 앞을 겨우 통과하면 교실 앞에서 입실을 거부했다. 결국 복도로 책걸상을 옮긴 후 적응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한 달간 '학교 적응기'가 이어졌다. 오은영은 금쪽이만의 특성을 짚어냈다. 낯선 상황, 파악이 안 된 것, 정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이었다. 또, 금쪽이는 평가에 대한 불안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은쪽이는 어떨까. 엄마와 함께 산책을 나온 은쪽이는 놀이터에서 친구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너 왜 거기 있어?" 하지만 친구들이 바로 앞에 있어도 쭈뼛쭈뼛 어색해 했다. 조금씩 다가가는가 싶더니 이내 시선이 땅으로 향했다. 친구들이 술래잡기를 하자고 제안해도 금쪽이는 주춤했다. 술래잡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놀이를 포기하고 엄마를 찾았다.

은쪽이 엄마는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친구 사귀도록 적극 도와주고 있지만, 막상 따라와 주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랑 놀고 싶어하지만 방법을 모른다고 할까. 학교에서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내는 등 교우관계가 원활하지 않았다. 한편, 집에서 은쪽이는 동생을 쫓아다니며 장난을 걸었다. 밖에서 못 푼 에너지를 동생에게 푸는 걸까. 친구는 어려워하지만 동생에게는 들이댔다.

은쪽이의 언어 발달도 늦은 편이었다. 엄마는 27개월 즈음에 말문이 트였지만 발음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5세 때 조음 치료를 권유받고 1년 반 동안 치료 받았던 사실도 얘기했다. 오은영은 조음 문제로 언어가 늦다면 대근육/소근육 운동 발달 수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쪽이는 실제로 운동 능력이 좋지 않았다. 그네도 타지 못하고, 민첩한 행동이 어려웠다.

"은쪽이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어요." (오은영)



오은영은 놀이터 장면에서 은쪽이의 독특한 특성을 찾아냈다. 바로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분석에 스튜디오는 술렁였다. 보통 놀이터에서 친구를 발견했다면 상대에게 집중하며 "재밌어? 너 그네 타?"라고 묻기 마련인데, 은쪽이는 "너 거기 왜 있어?"라고 질문했다. 나의 궁금증이 우선이다. 동생이 힘들어 해도 자신의 기분에만 집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병원에 간 은쪽이는 주사를 맞는 게 무서워 뒷짐을 쥐고 생떼를 썼다. 엄마는 은쪽이가 뾰족한 물질을 두려워한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10세의 아이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건 이해가 되지만, 나이에 비해 미숙한 행동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금쪽이는 무언가에 빠지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몰두하는 경향도 갖고 있었다. 눈 맞춤을 못하고, 호명 반응도 없는 편이었다.

오은영은 "전형적인 자폐 증상이 많이 보이진 않지만, 자폐의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능 발달이 현저한 문제가 없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 소통을 하는 게 문제였다. 그 때문에 상대의 감정과 생각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오은영은 '사회적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은쪽이에게 대처방법을 외워 행동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친구가 많으면 어떨 것 같아?"
"상상이 안 되는데.. 한 열 명만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금쪽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평범한 아이로 태어나고 싶어요. 엄마 아빠 힘들지 않게요." (은쪽이)


한편, 금쪽이는 엄마 아빠와 게임을 하다말고 성질을 냈다. 승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도 않았다.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바락바락 따졌다. 엄마 아빠가 말할 틈도 없이 쏘아붙였다. 오은영은 가족들이 외동아들인 금쪽이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듯하다며 허용적으로 자란 자녀는 좌절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즉, 실패와 오류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또, 금쪽이가 '선택적 함구증(발화 능력에 문제가 없음에도 특정한 상황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낯선 친구 앞에서 얼음이 되는데, 이때 재촉하거나 압박하지 말고 스스로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라고 당부했다. 아이의 감정 속도에 맞추는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금쪽이에게 불안을 깨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은영은 금쪽처방으로 '내짝 단짝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금쪽 가족과 은쪽 가족에게 각각의 미션을 줬다. 이번 회차에서 금쪽처방이 공개되지는 않았는데, 예고편을 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던 듯싶다. 과연 금쪽이와 은쪽이는 갇혀 있던 공간에서 벗어나 마음의 문을 열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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