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정봉주, 『대한민국 진화론』.. 반갑기만한 정봉주의 진화!

너의길을가라 2013. 3. 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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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진화를 예약한다! 


정봉주의 미래 한국 마스터플랜『대한민국 진화론』.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허위사실유포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꼬박 1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만기 출소한 저자 정봉주가 칩거 상태로 옥중에서 쌓은 ‘내공’과 ‘사색의 결과물’을 집대성한 책이다. 33권의 인터뷰집을 출간하며 국내 최고의 인터뷰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승호 작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져 읽는 재미를 더하였다. 


정치가 나아갈 방향과 경제 민주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남북문제와 통일에 대한 비전, 교육문제와 한국의 언론환경, 한미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 질서, 그리고 정치인 정봉주의 철학과 소회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였다. 더불어 정봉주가 옥중에서 시대의 석학 도올 김용옥 선생의 제자가 될 수 있었던 재미난 사연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사실 그동안 '나꼼수' 팀과 관련된 책은 거의 읽지 않았었는데(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제외), 최근에 나온 정봉주의 『대한민국 진화론』은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래도 감옥에서 1년동안 지내면서 정봉주라는 정치인이 분명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책을 통해서도 살짝 엿볼 수 있었지만, 분명 그동안 많은 공부(지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를 했더군요. '공감'이라는 주제를 놓고는 동양 고전들을 여러 번 언급하고,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도 여러 번 인용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책이 인터뷰로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지승호라는 인터뷰어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나 할까요?


솔직히 말하면 책의 내용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반복되는 내용이 많았고, 아무래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총론 차원에서 언급하다보니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졌죠. 도올 선생과의 편지 대화는 뭔가 낯간지럽다고 할까요? 물론 정봉주라는 개인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흥미로운 소재였겠지만요.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정봉주'라는 정치인이 분명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됐고, 이 사람이 분명 대한민국(보다 엄밀히는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세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봉주가 만기출소 후 쌍용자동차 노조의 대한문 농성장을 비롯해 평택의 '와락센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송전탑 농성장 등을 방문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자세'부터 다르다고 할까요? 그만큼의 간격이 벌어진 셈이죠. 


무엇보다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읽기?) 좋았습니다. 선거에만 몰입돼서, 그 승패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혁하기 위해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실천적으로 움직이려고 계획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고 할까요. 또, 그가 '환경'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교육 문제야 17대 국회의원 시절, 그의 전문 분야였으니 당연히 자세히 알고 있었고요. 물론 각론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것은 아쉬웠지만.. 책의 집필 의도에 비추어보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수준의 정치 철학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요? 함량 미달로 가득한 대한민국 국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정치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반가운 일일 겁니다. 




1.


'정권교체를 하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다. 이 사회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정치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예로 들면 정말 저들이 정당한 권리를 갖고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됐기 때문에 저 싸움은 정당하다고 보는 사회적 인식을 늘리는 것이 정치다. 그 다음에는 정권교체가 쉬워지죠. 정권 교체만 하려고 하는 것이 패도의 정치예요. 우리 사회의 구조를 바꾸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함께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위에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마인드로 바꾸어 주는 것이 진짜 정치죠. 이게 광의의 개념의 정치거든요. 광의의 정치의 개념을 우리는 한동안 다 놓고 있었던 거죠. 그냥 즉자적으로 몰입이 돼서 정권을 교체해야 하고, 국회의원 선거 이겨야 하고, 지방 선거 이겨야 하고. 물론 이겨야 일이 되죠. 그런데 보세요. 우리가 10년 동안 정권을 잡았었잖아요. 정권이 바뀌자마자 바로 뒤집지잖아요. 그건 그 10년 동안 이 사회를 구조적으로 개혁하고, 구조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노력이 미진했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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