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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이적, 4대4 빅딜! 오심과 헤인즈로 울상이던 농구판에 설렘 투척?

너의길을가라 2013. 12. 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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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오심과 헤인즈 사태 등으로 우울하기만 하던 농구판이 오랜만에 '긍정적인' 의미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그 이유는 바로 KT와 오리온스의 4 대 4 트레이드 때문이다.

 

 

- <점프볼>에서 발췌 -

 

프로농구 오리온스 전태풍, KT로 전격 이적 <연합뉴스>

 

KT → 오리온스                           오리온스 → KT

앤서니 리처드슨(30·200㎝)       전태풍(33·180㎝)

김도수(32·195㎝)                      랜스 골번(24·200㎝)

장재석(22·203㎝) ―――맞교환――― 김승원(24·202㎝)

임종일(23·190㎝)                      김종범(23·192㎝)

 

그야말로 빅딜이다. 지난 2001년 LG와 코리아텐데(현 KT)의 4대4 트레이드, 2005년 SK와 KTF의 3대3 트레이드 이후 소식이 끊겼던 대형 트레이드가 다시 이뤄졌다. 무려 8명의 선수가 각각 유니폼을 바꿔 입었지만, 이 대형 트레이드의 핵심은 전태풍이다. 사실상 전태풍 트레이드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우선,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양 팀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KT 전창진 감독

 

"우리 팀 가드진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가드진의 보강이 필요했다. 전태풍이 시야나 공격옵션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김승원을 원했는데 (장)재석이 정도는 줘야한다고 하더라. 그만큼 오리온스에서 내놓기 꺼려했다. 재석이는 5번도 볼 수 있어 최진수와도 같이 뛸 수 있을 것이다."

 

"도수도 아끼던 선수다. 추일승 감독이 KTF시절 데리고 있었던 적도 있고 해서 원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

"외국선수의 공격력 부족이 트레이드를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다”라며 “트레이드 규모가 커진 것은 (전)태풍이 연봉이 워낙 크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도수는 전에 데리고 있던 선수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장)재석이나 (임)종일이 모두 잠재력이 큰 선수들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

 

가드진 보강이 절실한 KT로서는 전태풍을 강력히 원했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던 오리온스로서는 득점력이 좋은 앤서니 리처드슨(득점 4위, 17.65점)가 필요했을 것이다. 깔끔하게 두 선수를 맞바꾸면 좋겠지만,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를 맞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또, 전태풍의 높은 연봉(5억 원)도 판이 커지는 데 한몫했다.

 

 

- <점프볼>에서 발췌 -

 

 

앤서니 리처드슨 - 랜스 골번의 트레이드는 오리온스 측이 훨씬 이득이지만, 이 손익의 불균형은 전태풍을 통해 충분히 보상된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장재석과 김승원의 맞교환인데, 아무래도 KT 팬들에게 장재석은 애증의 존재일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입단했지만, '새가슴' 때문에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김승원은 오리온스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에 오리온스 팬의 입장에서는 김승원을 잃은 것을 손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무엇보다 전태풍이다. KCC에서 오리온스로 팀을 옮긴 전태풍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출장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어 20여 분에 그쳤고, 개인기록도 전반적으로 다운그레이드(10.7득점, 2.8어시스트)됐다. 팀 선수들 간의 불화설도 나돌았고, 감독과 잘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전태풍 보낸 추일승 “전태풍과 불화는 편견” <점프볼>

‘KT맨’ 전태풍 “안 맞던 오리온스 떠나 기분 좋다” <점프볼>

 

추일승 감독은 트레이드 이후, "밖에서 자꾸 그런 시선을 보내는데, 그건 편견이다. 심각하게 제어를 못 하거나 한 부분은 없다. 태풍이는 우리 팀에서 가장 매력적인 카드다. 외국선수의 공격력을 보완하려다보니, 트레이드를 하게 됐는데, 아쉬운 마음은 있다"며 전태풍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전태풍의 인터뷰는 다르다. '솔직함의 대명사 전태풍은 "사실 오리온스나 추일승 감독님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면서, "'다른 팀으로 가는 게 훨씬 낫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트레이드됐다는 얘길 1시간 전에 들었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추일승 감독의 인터뷰는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무난히 '봉합'하는 차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기왕 떠나 보내게 된 마당에 나쁜 말을 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껄끄로웠을 것이다. 전태풍의 인터뷰는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시원하고도 솔직한 대답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전태풍에게 오리온스의 유니폼은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했고, 이를 감지하고 있던 혹은 몸소 체험하고 있던 추일승 감독은 트레이드 카드로 전태풍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오리온스 팬들 입장에서는 전태풍을 잃은 것이 가슴 아프겠지만, 한호빈이라는 포인트가드를 발굴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면 큰 손해는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 <점프볼>에서 발췌 -

 

트레이드의 결과는 향후 시즌을 지켜봐야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굳이 현 단계에서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를 가린다면, 역시 KT의 승리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고질적인 가드 부족(수의 부족이 아님)을 전태풍을 통해 완전히 해결했고, 김승원을 통해 골밑 부담을 줄였다. 앤서니 리처드슨의 공백은 아쉽지만, 최근에 보여준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보면 딱히 손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터질 때는 막을 수 없지만, 사실 그의 2점슛 성공률은 44.5%에 불과하다.

 

오리온스의 입장에서는 팀 내부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이번 트레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선수 면면을 비교하면 잃은 것이 많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장재석의 포텐에 기대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번 트레이드의 진정한 승자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의 경기들을 통해 확인될 것이다.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트레이드된 만큼 장기적으로 '후폭풍'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KT와 오리온스의 4대4 대형 트레이드로 싸늘하게 식어가던 농구팬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덥혀진 것 같아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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