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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 시사교양

재활용 안 되는 병뚜껑과 일회용 컵, 플라스틱 재활용의 비밀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1. 4. 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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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20세기 신의 선물'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웬만한 물건들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비닐봉투, 페트병, 음식을 담는 용기, 장난감, 가전 제품, 가구, 건축 재료까지 그 쓰임새가 정말 다양하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고,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플라스틱은 열이나 압력으로 소형 변형을 시켜 성형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이다. 석유, 석탄, 천연 가스 등을 원료로 한다. 1869년 상아 당구공을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발명된 이래 플라스틱은 계속 발전해 왔다. 1935년 나일론이 개발되고, 1940년대 PVC(폴리염화비닐) 제품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1950년대에 접어들면 플라스틱 밀폐 용기가 출시되고, 1960년대에 PET병이 등장했다.


"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질이 플라스틱이에요. 지금처럼 플라스틱을 남용하게 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세상은 플라스틱 행성, 플라스틱 바다, 플라스틱에 뒤덮인 지구를 물려주게 되는 것이에요." (홍수열 자원순환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문제는 늘어나는 플라스틱 제품에 비례해 플라스틱 쓰레기도 늘어났다는 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만 약 848톤이라고 한다. 실로 엄청난 양이다. '만드는데 5초, 사용하는데 5분, 사라지는데 500년'이라는 말처럼 편리한 플리스틱이 불러온 환경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 있는 바다거북의 모습은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물은 생명이다> '지구를 살리는 색다른 플라스틱 재활용' 편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상기시키면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새롭게 탄생시키는 이들을 조명했다. 혹시 '플라스틱 방앗간'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가. 환경 프로젝트의 일환인 플라스틱 방앗간은 재활용이 안 되는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쇄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생산한다.


"우리나라가 재활용 분리 배출률은 높지만 재활용률은 높지가 않아요. 작은 플라스틱이 선별장으로 갈 경우엔 거의 다 재활용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어요. 사람 손으로 골라내기 어려운 작은 사이즈는 일반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소각됩니다." (김자연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플라스틱 방앗간은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병뚜껑으로 튜브 짜개를 만들어낸다. 색깔 별로 분리하고 분쇄 후 녹이는 과정을 거친다. SNS 등에서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저마다 생활 속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뚜껑을 버리지 않고 모아서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4~5개월 만에 약 26만 5천 개가 넘는 벙뚜껑이 수거됐다. 환경 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걸 보여준다.

버려지는 병뚜껑으로 튜브 짜개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드는 물건이 일회용 플라스틱처럼 쉽게 버려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으면서 지속성 있는 물건을 고민하다 튜브 짜개를 떠올렸다고 한다. 또, 튜브형 물건의 내용물을 끝까지 쓸 수 있게 도와준다는 면에서 환경적인 내용도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그런데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플라스틱이 있다. 바로 마스크이다. 김하늘 디자이너는 폐마스크를 재활용해서 가구(의자)를 만들어 왔다. 일회용 마스크가 전 세계 기준으로 한 달에 약 1,300억 장씩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움직였다. 마스크는 썩지 않는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위생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마스크 수거를 완전히 중단하고, 대신 마스크 공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원단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 공장 측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자투리 부분은 원래 폐기 비용을 지불하면서 버려야 했던 쓰레기였기 때문이다. 화물로 지원하는 비용이 폐기 비용에 비해 약 5배 정도 절감된다고 하니 양측 모두에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인천 연수구에 있는 인천환경공단 자원회수센터에는 분리수거한 재활용 쓰레기들이 모인다. 그러나 분리수거 됐다고 해서 모두 재활용이 되는 건 아니다. 가령, 포장 용기에 'OTHER'라고 표기되어 있는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단일재질이 아니라 플라스틱 복합재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폐기물로 배출해야 한다.

또, 배달 용기의 경우 음식물이 깨끗하게 제거되지 않으면 재활용이 힘들다고 한다. 재활용 과정에서 음식물 안에 들어 있는 소금 성분의 화학적 성분이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번거롭더라도 배달 용기는 잔여 음식물을 말끔히 제거한 후 분리수거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우리가 좀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한 가지 충격적이었던 건 일회용 컵도 재활용이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재질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다른 원료가 섞이면 녹는 점이 달라 성능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어 동일 원료 제품만 가공하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수많은 일회용 컵들이 재활용 선별장에서 수작업 분류가 불가능해 폐기물로 처리돼 소각되는 실정이다. 카페 등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의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무엇보다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편의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지구는 플라스틱 행성이 될 수밖에 없다. 먼저, 사용량 자체를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일회용품이나 일회용 포장재를 다회용으로 전환하는 대책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예 안 사고 안 버릴 수 없다면 적게 사고 적게 버릴 수 있는 소비 시스템이나 사회 문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결국 플라스틱의 재활용이 잘 되는 구조, 그러니까 플라스틱이 계속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들어오는 양도 최소화되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양도 최소화된 폐쇄형의 순환 구조만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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